전문가들, 트럼프 대북 손짓에 “대화 기대 낮춰야”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유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다만 실제로 대화가 성사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서울에서 홍승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현지 시간으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한미 연합 군사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한미 연합훈련은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고 미국을 존중해 온 국가’에 “전적으로 부적절하고 적대적인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미국에 위협적이지 않은 국가로 규정하면서, 훈련이 북한에 적대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으로 풀이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자신이 직접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SNS - 김정은과 좋은 관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자신이 직접 한미 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트루스소셜(Truth Social) 게시물 캡처)

트럼프 대통령은 17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앞두고 “취소하기에는 너무 늦은 상황”이라며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에게 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 발신에 따른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에 대해 당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았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 밀착, 중국과의 경제 협력을 통해 유엔 제재를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며 이 같은 자산을 두고 불확실성에 승부를 걸 실익이 없다면서 이같이 분석했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던 지난 2018~19년 당시 북한은 대북제재 완화와 체제 보장을 위해 대미 직접 협상에 절박하게 임했지만, 지금은 대미 외교 의존도를 크게 낮춰 굳이 양보를 해가며 대화할 필요성이 줄었다는 설명입니다.

임 교수는 “현재 북한의 최우선 과제는 핵무력 고도화 완수”라면서, 언제든 파기될 수 있는 이른바 ‘스몰딜’을 위한 대화보다는 진행 중인 핵개발 일정을 완수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며 보다 완성도 높은 핵전력을 보유하는 것이 미국으로부터 더 큰 대가를 받아내는 데 유리하다고 계산할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만으로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습니다.

박원곤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북한은 이런 식으로, 또 간헐적으로, 비공식적 수단인 SNS을 통해서 대화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고 뭔가 공식적이고 적극적인 물밑 접촉 등을 통해서 실질적으로 연합훈련을 중단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원할 것입니다.

박 교수는 다만 “‘비핵화 의제 없는 대화’ 등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을 미국이 어느 정도 충족해 준다면 대화에 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북제재 해제가 여전히 절실한 북한으로선 비핵화 문제를 완전히 배제한 대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훈련을 사실상 취소하거나 축소하기 불가능한 시점에 이를 언급함으로써, 훈련은 일정대로 진행하되 북한에는 정치적인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했습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해 “북한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와 북러 군사협력 강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에 연합방위태세 숙련도와 대북 억제 신호 일관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유 연구위원은 미국이 한국에 세계 차원의 안보 현안에서 보다 적극적 역할을 맡아 주기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며, 한국이 연합연습 규모 자체보다 연합방위 기능과 대비태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습니다.

이번 발언은 한미동맹이 한반도 방위를 넘어 지역 및 세계 안보 차원의 역할 분담까지 요구받는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라며, 한국의 국익과 전략적 우선순위에 부합하는 분야를 중심으로 역외 안보 현안에 기여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은 한국전쟁을 종식하기 위한 다자 논의를 제안한 이재명 한국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경축사에서 전쟁 종식과 함께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자며 이 같은 메시지를 북한에 보낸 바 있습니다.

이재명 한국 대통령(지난 15일 광복절 경축사):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 체제를 평화 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입니다.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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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17일부터 UFS 연합연습 실시


한미 오늘부터 UFS 연습...27일까지 실시

이런 가운데 한미 군 당국은 이날 유사시 한반도 방어를 위한 정례 연합 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오는 27일까지 진행되는 올해 UFS 연습은 최근 전쟁 양상을 통해 분석된 전훈 등을 반영해 이뤄집니다. 지난 10일 장도영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의 말입니다.

2025년 8월 27일 경기도 여주에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연습
2025년 8월 27일 경기도 여주에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연습 2025년 8월 27일 경기도 여주에서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합연습의 일환으로 실시된 한미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미군 스트라이커 보병수송장갑차가 부교를 이용해 강을 건너고 있다. (AFP)

장도영 한국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 이번 UFS 연습은 한미가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연습으로, 최근 전훈분석 결과 등 현실적인 상황을 연습 시나리오에 반영했습니다.

이번 훈련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인 1만8천여 명의 한국 군이 참가합니다.

예정된 야외기동훈련(FTX)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어든 14건으로, 이와 관련해 군 당국은 최근 연합 FTX를 연중 분산해 시행하는 추세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14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내고 이번 연습이 침략전쟁 시연이라며 비난했고, 지난 6일과 12일엔 두 차례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도 했습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홍승욱입니다.

에디터 이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