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 대사, ‘협박편지’ 등 신변위협 받아…유엔본부도 옯겨야”

워싱턴-이경하 rheek@rfa.org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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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소속 북한 외교관이 지난 6월13일 293차 긴급회의에서 “2019년 4월29일 저녁에 정체불명의 남자가 (북한) 고위급 관계자가 거주하는 건물에 작은 소포를 내려놓고 급히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소속 북한 외교관이 지난 6월13일 293차 긴급회의에서 “2019년 4월29일 저녁에 정체불명의 남자가 (북한) 고위급 관계자가 거주하는 건물에 작은 소포를 내려놓고 급히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사진출처:유엔

앵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자국 대사급 관리가 거주하는 관저에서 신원미상의 남자로부터 협박편지를 받는 등 신변안전에 위협을 받았다면서, 유엔 본부를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옮겨야 한다고까지 주장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2019년 4월29일 저녁에 정체불명의 남자가 (북한) 고위급 관계자가 거주하는 건물에 작은 소포를 내려놓고 급히 도주했다.”

지난 6월13일 293차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the Committee on Relations with the Host Country of the United Nations) 긴급회의에서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소속 북한 외교관이 자국 대사(Ambassador)급 관리가 중대한 범죄로 인해 신변안전 위협을 받았다고 진술한 말입니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측의 이같은 진술 내용이 담긴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the Committee on Relations with the Host Country of the United Nations) 보고서를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입수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29일 저녁에 신원미상의 남자가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대사급 관리가 거주하는 건물에 소포(small package)를 내려놓고 도주했습니다.

이 소포에는 협박편지와 알코올이 담긴 작은 병 2개, 그리고 분필로 X자가 그려진 북한 대사급 관리가 사용하는 주차장 사진 3장이 담겨있다고 북한 측 관리가 지난 6월 긴급회의에서 주장했습니다.

특히 보고서에 따르면, 이 협박편지에는 북한 대사급 관리가 비밀접촉을 통해 ‘특정단체’와 협력해야 한다는 요구가 담겨 있었고, 협력하지 않을 경우 개인신상에 위험이 닥칠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이에 이 소포를 발견한 북한 대사급 관리가 뉴욕시 경찰 당국(NYPD)에 전화신고를 했고, 소포를 경찰관에 증거로 넘겼다고 진술했습니다.

유엔 의전•연락지원실이 각국 대사 및 직원 명단을 토대로 작성한 최신 '블루 북'(Blue Book)에 따르면, 북한이 공식적으로 파견한 미국 뉴욕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소속 북한 외교관은 김성 대사와 김인룡, 박성일, 리용필 차석 대사 등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나타났다.
유엔 의전•연락지원실이 각국 대사 및 직원 명단을 토대로 작성한 최신 '블루 북'(Blue Book)에 따르면, 북한이 공식적으로 파견한 미국 뉴욕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소속 북한 외교관은 김성 대사와 김인룡, 박성일, 리용필 차석 대사 등을 포함해 총 10명으로 나타났다. /사진출처:유엔 블루북

현재 북한이 협박편지를 받았다고 주장한 대사급 관리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 의전·연락지원실이 각국 대사 및 직원 명단을 토대로 작성한 최신 '블루 북'(Blue Book)을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확인한 결과, 북한이 공식적으로 파견한 미국 뉴욕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소속 외교관10명 중 북한 대사급 외교관은 김성 대사와 김인룡, 박성일, 리용필 차석 대사 등 4명입니다.

이에 따라 김성 대사나 김인룡, 박성일, 리용필 차석 대사가 협박편지를 받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후 지난 10월 3일 열린 제294차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에서 북한 대표부 측 관계자는 지난 9월11일 뉴욕시경과 연방수사국(FBI), 유엔 주재 미국 대표부로부터 현재 북한 대표부에 대한 위협이 전혀 없다는 조사결과를 통보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대표부 측 관계자는 유엔 주재국인 미국의 통보가 조사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어떠한 증거도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유엔 주재국인 미국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북한 대표부 측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유엔 본부를 다른 국가로 옮겨야 한다는 여론도 있다면서, 이번 사건의 모든 책임은 유엔 주재국인 미국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유엔 주재국인 미국이 이러한 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해외 주재 북한 대사관에 탈북자 및 인권단체들이 침입하고, 낙서를 하거나, 전단지를 살포하는 등의 사례가 잇따라 벌어지고 있어, 이번에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 측이 거론한 ‘특정 조직’이 어떤 단체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반북 단체인 ‘자유조선’은 지난 2월 스페인(에스빠냐) 마드리드 주재 북한 대사관을 침입해 정보 등을 탈취하고, 지난 3월에는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관 외벽에 낙서를 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가 위치한 뉴욕 맨해튼 소재 건물은 일부 탈북자 및 인권 단체들이 종종 시위를 개최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 유엔 대변인실 관계자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이번 사건이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에서 여러차례 논의됐다는 사실 밖에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What we can tell you is that this incident has been discussed on several occasions in the Host Country Committee.)

그러면서 그는 추가 문의사항은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나 미국 대표부에 직접 문의하라고 덧붙였습니다. (We would refer you to the DPRK and/or US Mission for any further comment.)

이어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무부와 뉴욕시경(NYPD)은 4일 오후까지 자유아시아방송(RFA)의 관련 사안 문의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한편,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원회’는 1971년 제26차 총회 결의 2819호에 의해 설립됐으며, 현재 19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1971년 이래로 위원장을 맡고 있는 키프로스 대표부가 2개월마다 회의를 소집하지만, 유엔 회원국이 긴급 회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유엔 주재국과의 관계위워회’는 ‘유엔 주재국’인 미국 유엔 대표부와 유엔 회원국들간의 관계에 대한 사안인 ▲대표부 소속 인원의 안전 ▲비자, 이민 및 세관 절차 ▲ 외교 부채 ▲ 관저, 운송수단과 주차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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