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육군 “송환 트래비스 킹 안정 우선”
2023.09.28
앵커: 월북한 뒤 추방돼 미국으로 송환된 트래비스 킹 이병의 처벌 문제에 대해 미 육군은 그의 ‘안정과 사생활이 우선’이라며 추후 이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처벌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7월 월북했던 트래비스 킹 이병이 28일 텍사스주 소재 ‘샌안토니오-포트 샘 휴스턴’ 기지에 도착한 가운데 향후 미 육군이 그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브라이스 더비 미 육군 공보국 국장은 2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지금 육군의 초점은 킹 이병의 안정과 사생활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신병처리는 나중에 지휘계통에 의해 언급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The Army’s focus right now is on ensuring the soldier’s well-being and privacy. His status will be addressed at a later time by the chain of command.)
킹 이병은 샌 안토니오의 브룩 육군 의료센터로 이송돼 검진을 받고 곧 가족과 상봉할 예정인데,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건강한 모습입니다.
[미 관리 (27일)] 저는 킹 이병이 건강한 모습으로 집에 오고 있다는 것을 공유할 수 있어 기쁩니다. (I'm pleased to share this morning that Private King appears to be in good health and good spirits as he makes his way home.)
킹 이병의 무단이탈과 관련한 처벌문제는 군사법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직 군인이었던 전문가들은 킹 이병은 군교도소 수감, 급여 몰수, 불명예 제대 등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해병 중장 출신인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는 RFA에 “그가 한국에서 복무하는 동안 심각한 징계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육군은 처벌 여부와 방법을 결정할 것이고, 아니면 그냥 행정적으로 전역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I understand he had serious disciplinary issues while serving in Korea. The Army's decision will be whether and how to punish him, or just administratively discharge him.)
앞서 킹 이병은 2022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서 경찰 순찰차 문을 걷어찼고 한국인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재판에서 킹 이병은 지난 2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이후 50일 가까이 구금됐던 킹 이병은, 지난 7월 17일 추가 징계를 위해 미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으나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달아난 뒤 다음날 판문점 견학에 참여했다가 무단 월북했습니다.
미국 온라인 매체 ‘더 메신저 뉴스’는 이날 킹 이병의 혐의가 군무이탈(AWOL)인지 탈영(Desertion)인지 결정되는 것에 따라 처벌이 다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군무이탈죄는 일시적인 일탈로 간주 돼 최대 형량이 18개월이고, 영구적인 목적으로 군을 이탈한 죄인 탈영죄의 경우는5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미 국방부는 30일을 기준으로 군무이탈죄와 탈영을 나누지만 상황에 따라 예외를 두고 있어 킹 이병의 변호인 측과 미 국방부 간 법적 공방이 예상됩니다.
전 주한미군 법무관 “킹 이병 최대 3년형 가능성”
주한미군 법무관 출신인 조슈아 스탠튼 변호사는 RFA에 “킹 이병이 부대에서 탈영했다는 명백한 의도 때문에 탈영 혐의가 더 강하게 씌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킹 이병의 변호인들은 ‘무단이탈’로 합의를 협상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미 육군에는 아직 선고 지침이 없고, 형량도 예측할 수 없지만 최대 3년의 처벌은 가능성은 있다”라며 “킹 이병의 형량을 높일 수 있는 다른 혐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북 직전 한국에서 물의를 일으켰고, 판문점에서 큰 소리로 웃으면서 북쪽으로 뛰어갔다는 점에서 처벌은 불가피해 보이는 상황입니다.
다만 스탠튼 변호사는 “킹 이병의 변호사는 킹 이병의 정신적 질환과 북한에 있었다는 점을 고려해달라면서 처벌을 완화해달라고 주장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가 미국의 적대국인 북한에 민감한 정보를 공개했는지도 추후 조사에서 밝혀질 예정인데, 이에 따라 그의 처벌 수위도 변동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지난 8월 조선중앙통신은 “조사한 데 의하면 킹은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넘어올 결심을 하였다고 자백하였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