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협상단 재편해 미북 실무협상 의지 피력”

워싱턴-김소영 kimso@rfa.org
2019.09.30
kimmyunggil-620.jpg 사진은 2019년 2월 26일, 북미 2차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를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주베트남 북한대사관 방문 당시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김명길 전 대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김명길 비핵화 실무협상 대표에 이어 김계관 고문까지 새로운 대미 협상단을 구성한 데 대해 북한이 실무협상 띄우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떠난 이후 미북협상 판세가 어떻게 흘러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소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 연구원은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최근 북한 대미 협상단의 조직 개편은 실무협상에 나서겠다는 북한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테리 연구원: 이것은 북한이 실무협상 재개 쪽으로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잠정적인 합의까지도 말이죠.

올해 초 하노이 2차 미북 정상회담 이후 미북 비핵화 협상에 아무런 진전이 없는 가운데 북한은 김명길 순회대사를 미북 실무협상 수석대표로 임명했고, 김계관 전 외무성 제1부상에게 외무성 고문이란 새로운 직함을 주었습니다.

특히 김계관 고문은 최근 미북협상에 대한 담화문을 발표하면서 미북 간 비핵화 협상 전면에 새롭게 등장했습니다. 김 고문은 1960년대 외무성 생활을 시작한 뒤 1990년대 1차 북핵  위기와 2002년 2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과의 협상에 나선 실무 책임자인 만큼 오랜 관련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테리 연구원은 북한의 오랜 눈엣가시였던 볼턴 전 보좌관이 떠나고 북한이 새로운 협상단을 꾸려 새로운 실무협상에 나선다 하더라도 미국이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까지 이르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북한의 실무대표가 바뀌어도 결국 김정은 위원장이 원하는 방식대로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실무협상에 대한 준비를 하고, 새로운 협상단을 꾸리는 것은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에 이르기 위한 ‘걸음마’ 단계가 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미국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고스  국장은 최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대미협상단  구성을 통한 역할 분담으로 관련 인사들이 미북 협상에 대해 좀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비핵화 협상 전략을 짜는 핵심 인물은 여전히 리용호 외무상,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지만 김명길 대사가 대미 외교에 대한 세부적인 집행 업무를 맡는다는 것입니다.

고스 국장은 북한 정권이 협상하길 원하는 것은 체제안전 보장보다 경제 개발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라며, 실무협상 조율 단계에서 이에 대한 합의가 없으면 아예 협상이 재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미국 측이 최소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남북 경제협력 사업에 대한 제재 완화만이라도 협상안에 포함시켜야  북한이 실무협상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미북 실무협상 조율 상황에 대한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문의에 “발표할 회담이 없다”며 “북한의 협상 재개 약속을 환영하며, 우리는 합의된 시간과 장소에서 이러한 논의를 할 준비가 돼있다”고 답했습니다. (We have no meetings to announce. We welcome the North Korean commitment to resume negotiations. We are prepared to have those discussions at a time and place to be agre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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