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성한 전 한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한미 핵협의그룹(NCG)이 성과를 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라며 확장억제 관련 한미 간 실무협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서울에서 한도형 기자가 보도합니다.
26일 최종현학술원 주최로 서울 광진구에서 열린 ‘워싱턴선언과 한미동맹의 미래’ 컨퍼런스.
윤석열 한국 정부의 초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한 김성한 전 실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한미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ㆍNuclear Consultative Group)이 실질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골든타임’이 내년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라고 밝혔습니다.
김 전 실장은 “현재 미국의 대선 예비주자 중에는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경시적 사고를 지닌 인사들이 있다”며 대선 결과에 따라 핵협의그룹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전 실장은 “(내년 11월 전) 이 기간 내 한미 확장억제를 작전계획화하고 핵 운용체계를 제대로 숙지할 수 있도록 실무협의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어 “핵협의그룹은 외교ㆍ전략적 수준보다는 군사적 수준의 대응방안을 중심으로 토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긴밀히 공유할 정보 목록 작성, 공동 기획 지침, 도상훈련ㆍ시뮬레이션 시행 방안, 핵전력 전개 및 배치 방안 등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우리는 비핵국가이기 때문에 핵무기 운용과 관련한 전문가가 부족하다”며 “핵협의그룹을 통해 핵기획, 작전 등에 관한 세부사항을 미국으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의 말입니다.
김성한 전 한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내년 11월에 미국 대선이 있습니다. 현재 대선 예비주자 중에는 미국 우선주의와 동맹 경시적 사고를 가진 인사들이 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가 신고립주의적 색채를 띠게 되면 외국과의 군사동맹을 경시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앞으로 1년 반 정도가 우리에게 주어진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김 전 실장은 핵협의그룹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서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미국에 인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실장은 “미국이 국익에 부합하는 경우 동맹 조약 체결과 관계없이 군사적 개입을 감행했다”며 “동맹국인 한국을 보호하는 것이 미국 국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워싱턴 선언’이 채택된 배경과 관련해서는 “국가안보실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안보실에 내린 지침은 북핵 고도화에 대한 한국 국민의 우려를 불식시킬 방안을 강구하라는 것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전 실장은 “미국은 냉전시기부터 확장억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려주기보다 믿으라는 이야기만 반복했다”고 지적하며 “미국이 지금까지의 ‘신비주의’에서 벗어나 한국과 확장억제 운용체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 워싱턴 선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성한 전 한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미국은 지금까지의 '신비주의'에서 벗어나서 핵심 동맹국인 한국과 확장억제 운용체계에 관해서 구체적으로 협의하겠다는 의지를 워싱턴 선언을 통해서 밝혔습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설인효 국방대 교수는 “북한이 고강도 재래식 공격을 하다가 전술핵을 사용했을 경우 (이에 대응해) 미국의 전술핵 공격이 이어지는 ‘억제 에스컬레이션’을 우리가 구축할 수 있다면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의 전술핵 사용이 억제되는 것과 같이 북한이 전술핵을 사용하기란 대단히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설 교수는 또 “그동안 핵무기를 재래식 무기로 막을 수 있냐는 오랜 논쟁이 있었는데 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는 전술핵에 의해 뒷받침된 (우크라이나의) 재래식 대규모 보복은 (러시아의) 전술핵을 막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설인효 국방대 교수:북한이 전술핵을 사용한다면 미국의 전술의 공격이 이어지는 이런 식의 '억제 에스컬레이션'을 우리가 구축할 수 있다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관찰하는 바와 같이 러시아의 전술핵 사용을 억제하고 있는 것과 같이 북한도 실제로 전술핵을 사용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는 점이죠.
또다른 발표자인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북한의 핵위협 실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이에 군사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겠다고 마음 먹고 태세를 전환한 최초의 정부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