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종말?” 북 젊은이들, 한미 ‘워싱턴 선언’에 관심
2023.05.01
앵커: 북한이 연일 대북 확장억제조치를 강조한 한미 정상의 ‘워싱턴 선언’을 비난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핵 공격에 나설 경우 ‘정권 종말’까지 경고한 선언 내용에 북한 젊은이들은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소식, 손혜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1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요즘 신의주에서는 미국과 남조선이 공동 발표한 ‘워싱턴 선언’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며 “주로 젊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소식은 지난 4월 28일부터 연이어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TV에서 남조선과 미국 수뇌부의 정상회담이 진행됐으며, 여기서 ‘워싱턴 선언’이 발표됐다고 보도하면서 북한 주민들 속에 널리 알려졌습니다.
“특히 지난달 29일에 이어 30일에 또다시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직접 ‘워싱턴 선언’을 맹비난하는 입장문이 조선중앙방송과 노동신문에 보도되면서 젊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졌다”고 소식통은 강조했습니다.
“워싱턴 선언에서 젊은 대학생들과 지식인들의 관심은 미국이 (북한이) 핵을 쏠 경우 (북한) 정권 종말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미국 대통령의 발표”라는 것입니다.
지난 29일 김여정 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미국과 남조선 집권자들은 수뇌회담 후 ‘확장억제력’의 실행력 제고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이라는 것을 발표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자기들의 선택과 행동 의지를 명문화했다”며 “전 세계가 지켜보는 속에서 적국(미국) 통수권자가 ‘정권 종말’이라는 표현을 공공연히 직접 사용한 것을 늙은이의 망언”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같은 날 평안남도의 또 다른 소식통은 “며칠 전부터 평성 내 젊은 사람들 속에서 ‘워싱턴 선언’에 대한 이야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며 “’워싱턴 선언’에서 (북한) ‘정권 종말’이라는 내용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일부 젊은 지식인들과 대학생들은 가까운 친구끼리 모이면 남조선과 미국 대통령이 ‘공동성명’과 ‘워싱턴 선언’을 통해 (북한)정권 종말을 경고한 것에 시원하다는 반응까지 보인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노동신문 4~5면에는 남조선 소식과 국제소식이 실려 젊은이들은 물론 지식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본다”면서 “나도 지난 29일부터 오늘(1일) 또 다시 미국과 남조선 집권자들의 워싱턴 선언을 비난한 내용이 실려 유심히 보았는데, 그 내용 중에 미국이 (북한의) ’정권 종말’을 경고했다는 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자 4면에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미가 합의한 ‘워싱턴 선언’이 조작 발표된 내용이라고 주장하면서 ‘워싱턴 선언’에 대한 중국과 러시아 등 우방국의 비난 목소리에 힘을 실으면서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하지만 (북한 일부) 젊은이뿐 아니라 일부 일반 주민들도 말을 하지 않지만 속으로는 우리가 핵을 쏘면 ‘정권 종말’을 경고한 ‘워싱턴 선언’에 시원하다는 반응”이라며 “매일 일어나면 밥 한끼 걱정으로 한숨을 내쉬는 이 나라 현실에 원한이 쌓여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기자 손혜민,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