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영변 핵시설 냉각수 배출 지속…핵물질 생산 박차

워싱턴-조진우 choj@rfa.org
2024.01.16
북 영변 핵시설 냉각수 배출 지속…핵물질 생산 박차 영변 원자로와 경수로에서 냉각수가 배출되고 있다. 펌프장 앞에 온폐수가 배출되면서 구룡상 얼음이 넓게 녹은 것이 뚜렷이 식별된다.
/Planet Labs, Analyzed by RFA, 이미지 제작 - 정성학

앵커: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냉각수가 지속적으로 배출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포착됐습니다. 조진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Planet Labs)가 지난 5일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을 촬영한 고해상 위성사진.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에서 냉각수가 배출되고 있는 모습이 선명하게 포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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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원자로와 경수로 일대 열적외선 분석 결과, 구룡강으로 냉각수를 배출하는 것이 1~4도 높은 기온 차이를 보이면서 포착되었다. /랜셋 8호 (Landsat-8), 이미지 제작 - 정성학

 

일대가 눈으로 덮인 가운데 영변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에서 펌프장 앞쪽으로 온폐수가 배출되면서 인근 구룡강 눈과 얼음이 넓게 녹은 것이 뚜렷이 식별된 것입니다.

 

지난해 말 촬영한 열적외선 영상에서도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 펌프장을 통해 구룡강으로 온수가 배출되는 것이 포착되었습니다.

 

이에 따르면 구룡강 온도가 섭씨 영하 14도를 보인 반면, 원자로와 연결된 북쪽 펌프장 앞쪽 물은 영하 13도로 1도 높았습니다.

 

실험용 경수로와 연결된 남쪽 펌프장 배출구 앞쪽 물의 온도도 영하 10~11도로 나타나 구룡강 중심 기온(영하 14) 보다는 3~4도 더 높은 것으로 측정되어, 실험용 경수로가 저강도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이는 영변 핵시설 내 실험용 경수로에서 시운전 정황으로 보이는 냉각수 유출이 관찰됐다는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의 발언을 뒷받침하는 것입니다.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해 11월 말 “10월 중순 이후 경수로 냉각 시스템에서 강력한 물 유출이 관찰됐다며 경수로의 시운전과 일치하는 정황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경수로는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받는 시설로, 당시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영변 핵시설의 경수로 가동 정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북한에 핵 포기 국제 의무를 준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습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한국 한반도 안보전략연구원의 정성학 연구위원은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핵물질인 플루토늄 생산능력은 경수로가 기존 원자로 5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기에, 원자로와 경수로를 함께 가동한다면 핵물질 생산능력이 기존보다 5배나 더 늘어난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지난해 말 전원회의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요구했다며 따라서 영변 핵시설에서 핵무기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전문가들도 최근 RFA에 이 경수로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은 더 작고 더 강한 핵무기에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핵과학자인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의 말입니다.

 

올브라이트 소장: 이 경수로가 완전히 가동되면 매년 20kg의 플루토늄을 쉽게 추가 생산할 수 있을 겁니다. 이는 기존의 5MW급 원자로에서 생산되는 플루토늄의 약 5배 정도의 양입니다. 이제 경수로를 가동하는 정황이 관측됐습니다. 이는 현실적인 위협입니다.

 

한편 한국의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이 올해 여름쯤 영변 핵시설의 경수로를 정상 가동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영변 지역의 전기공급을 위한 것이라는 북한의 주장을 거짓말로 단정하긴 어렵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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