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는 북한의 생존수단: 자코비 국방정보국 국장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부의 로엘 자코비(Lowell E. Jacoby) 국장은 17일 북한이 핵무기를 자신들의 생존에 결정적인 것이라고 간주하고 있다면서, 지난 달 북한 외무성의 핵무기 보유 선언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자코비 국장은 이날 미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핵 확산은 테러위협 다음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가장 큰 위협중의 하나라면서, 북한을 포함해 중국, 인도, 파키스탄의 핵무기 보유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경우, 핵무기를 체제 생존에 결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지난 달 북한 외무성의 핵무기 보유 선언은 북한이 핵 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North Korea considers nuclear weapons to be critical to its survival, and its recent declaration just highlights the fact that they would continue the missile program also."

북한이 실제로 미국의 군사공격 가능성을 두려워 해, 그에 대한 억지력을 최대화하기 위해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믿게 하려는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자코비 국장은 그럴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최소한 1개 내지 2개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생산했다는 2002년 CIA의 공식 평가 때보다, 3년이 지난 현재 북한이 더 많은 플루토늄을 확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량과 미사일에 핵무기를 탑재하는 능력 등에 대해 미국 정보당국은 어떻게 평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자코비 국장은 기밀사항이라면서 비공개로 증언하겠다고만 말했습니다.

북한 핵능력과 관련해 포터 고스(Porter Goss) 미 중앙정보국 국장은 지난달 16일 열린 미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핵능력이 3년 전에 비해 증가했다고 증언한 바 있습니다. 미국의 안보문제 전문 웹사이트인 글로벌 시큐리티를 운영하는 존 파이크(John Pike) 소장도 16일 남한 인터넷 언론 기자들과의 면담에서 현재 미국 중앙정보국에서는 북한이 2-3개 정도의 핵폭탄을 갖고 있다고 보고 있고, 미 국방부정보국에서는 12개 정도로 보고 있는데, 북한이 현재까지 추출한 것으로 추정되는 플루토늄 양과 농축우라늄 시설규모 등을 종합해 봤을 때, 12개가 더 근사치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청문회에 앞서 준비된 기조 연설문에서 자코비 국장은 또, 북한의 낡고 정체된 재래식 군사 능력을 감안할 때,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이 미국과 남한에 대한 억지력을 갖는데 결정적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핵무기 재고량이나 프로그램의 일부분을 제거하고 어느 정도의 국제 핵 사찰을 받아들이는 등의 협상에 동의할 수도 있으나, 핵무기 능력을 전부 포기할 것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고 그는 말했습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어떤 조건하에 핵무기나 기술을 판매할 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자코비 국장은 또 북한은 자체 방어와 외교적 이익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그리고 탄도미사일의 해외 판매를 통한 외화를 조달하기 위해 탄도미사일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라면서, 핵탄두를 탑재하고 미국 일부나 북미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대포동 미사일 2호 발사 실험 준비를 모두 끝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북한은 미국과 한반도 주변국들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중장거리탄도미사일도 개발 중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자코비 국장은 또, 북한은 중국, 러시아 등과 더불어 국가 세입원과 외교적 영향력 확보를 위해 대량살상무기를 계속적으로 판매하고 있다면서, 특히 북한은 미사일과 그 관련 기술을 제공하는 주요한 공급원임을 강조했습니다.

북한 내부의 움직임과 관련해 자코비 국장은, 북한 체제가 안정적인 것처럼 보이며, 유례없이 철저한 사상과, 보안, 당 조직과 충성적인 인민군을 통해 북한 주민에 대한 빈틈없는 감시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최근 나오고 있는 북한체제 붕괴설을 일축했습니다.

이진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