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개발투자기금의 성공 여부 장담하기는 아직 일러”

영국 금융감독원이 영국계 투자회사의 대북 투자기금에 설립허가를 내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투자기금은 앞으로 최대 1억 달러를 모아서 북한에 투자한다는 계획이지만, 사업의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영국계 투자회사인 앵글로 시노캐피털(Anglo-Sino Capital)은 작년 9월 홍콩의 투자자문회사 고려 아시아 (Koryo Asia)와 함께 대북 투자기금인 ‘조선개발투자기금’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어서 영국 금융감독원에 기금설립을 신청했습니다. 영국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3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 19일 조선개발투자기금의 설립허가를 내줬다고 밝혔습니다.

미국 국제경제연구소의 마커스 놀란드 선임연구원은 조선개발투자기금이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영국에서 설립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Noland: You want to be registered in a financial center with serious regulatory authorities so investors have some confidence in at least the legality of what is being done.

조선개발투자기금이 앞으로 영국 금융당국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받게 되기 때문에 사업의 법적 투명성만큼은 확보됐다는 설명입니다.

앵글로 시노캐피털측은 앞으로 수주일 안에 최대 1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모집할 예정이라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에 밝혔습니다. 또 이 돈으로 북한의 광물과 금융, 에너지 분야에 투자해서 효과적이고도 신속하게 외화를 벌어들이겠다는 포부도 밝혔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아직도 폐쇄적인 사회주의의 성격을 벗지 못하고 있어 사업의 성공을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세계은행 부총재의 자문역을 지냈고 현재 남한 서울대 초빙교수로 있는 송경순 박사의 말입니다.

송경순: 이건 위험이 굉장히 큰 투자이기 때문에 아마 투자자의 모집에서도 이런 위험을 확실히 인지할 수 있는 투자자들에 한정될 것 같습니다.

특히 조선개발투자기금이 앞으로 차질 없이 이뤄지려면 무엇보다 북한과 미국과의 관계가 잘 풀려야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습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이 기금의 사업방향이 대북 경제봉쇄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미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미국은 작년 9월 북한의 달러 위조와 돈세탁에 연루된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 은행에 대해 금융제제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 조치로 북한은 다른 외국 은행들과의 거래마저 어렵게 되고, 외화자금줄이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