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떡을 커피전문점에 내다판 공무원
2007.07.03
경기도청-장명화
위기를 기회라고도 합니다. 남한농민들도 무역자유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농민들의 어려움을 덜겠다는 일념으로 미국의 거대 커피 전문점인 스타벅스 매장에 우리의 전통떡을 진출시킨 공무원이 있습니다. 발상의 전환이 지금 소개해드리는 주인공의 힘입니다.
(현장사운드: 스타벅스 서울 무교동 매장)
저는 오늘 아침 미국의 다국적 커피전문점인 스타벅스의 서울 무교동 매장을 찾았습니다. 매장에는 커피와 함께 간단한 아침식사를 하려는 직장인들로 꽉 차있습니다. 그런데, 매장 진열대에 딸기편, 쑥편, 호박케이크 등 전통 떡이 있습니다.
시내 한복판에 있는 미국의 세계적인 커피 전문점, 그리고 그 자리에 자리 잡은 한국의 전통 떡이라는 게 조금은 어색하지만, 아주 신선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아침식사로 선택을 받고 있는 한국의 전통 떡을 스타벅스에 등장시킨 사람은 공무원이었습니다. 저는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경기도 수원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청의 이 진찬 농산유통과장을 만났습니다.
( 기자 : 스타벅스 커피 좋아하세요?) 이진찬: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커피 잘 안마십니다. (기자) : 커피 잘 안드신다구요? 그런데 어떻게 스타벅스 커피에 떡을 팔 아이디어를 내셨는지?
이 과장은 영국의 유명한 과학자 뉴튼이 사과나무 아래서 중력이란 것을 우연히 발견했듯이, 스타벅스 커피전문점과 경기도의 대표적인 쌀인 경기미를 한자리에 묶을 생각은 우연히 떠올랐다고 겸손해합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진찬: 올 초에 통계청에서 7가지의 ‘블루슈머’계층을 발표했어요. 뭐 헝그리 코리언, 워킹 맘 등등을 발표했어요.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다가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은 거예요. 특히 ‘헝그리 코리언’에서 얻은 것인데, 밥이나 아침을 굶는 직장인들도 하나는 먹더라구요. 우리 직원들을 연구하니까 그랬었어요. 커피는 먹어요. 굶고 와도.
여기서 ‘블루슈머’란 블루오션의 소비자란 뜻입니다. 블루오션이란 한마디로 미개척시장이란 말입니다. ‘헝그리 코리언’은 ‘배고픈 한국인’이고 ‘워킹 맘’은 취업여성이란 뜻의 영어단어입니다.
경기도지사가 쌀 소비량을 늘릴 방안을 찾아보라고 한 지 몇 달 만에, 이 과장은 생각에 생각을 더해 마침내 ‘이거다’라고 무릎을 쳤습니다. 그리곤 망설이지 않고 스타벅스에 전화했습니다. 제일 유명한 커피전문점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고, 지난 4월부터 스타벅스에서 경기미로 만든 전통 떡이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이진찬: 사업에 들어가 봤는데, 저희들이 생각했을 때는 그래도 많이 팔리겠느냐라고 우려했었어요. 서로 이미지가 안 맞지 않겠느냐는 걱정과 우려를 많이 했었어요. 의외로 스타벅스쪽에서 생각했던 것보다 많이 팔리고 있습니다.
이 같은 성공에 힘입어, 현재 서울의 무교점 등 3곳에서 판매되던 경기미 떡 3종은 조만간 50여 매장에서 판매될 예정입니다. 이 과장은 이 사업을 통해 한 가지 기대하는 게 있습니다. 젊은 사람보다는 늙은 사람이 즐기는 떡, 일상적 음식이라기보다는 명절 때나 제사때 먹는 떡을, 남녀노소가 외국에서 들여온 빵을 즐겨먹듯이 만드는 겁니다.
이진찬: 떡도 이렇게 스타벅스에서 팔린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아 떡도 다분히 화려하게 전면에 부각될 수 있구나, 또 젊은 사람들이 먹는구나, 나도 먹어봐야겠다, 내지 우리아이들도 먹여봐야겠다, 먹는 게 좋겠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할 수 있다는 거죠. 저는 이게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미국의 커피전문점과 한국의 전통미를 접목시킨 경기도청의 농산유통과장 이진찬씨. 농민을 위해 열심히 뛰는 그를 자유아시아방송이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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