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납치 북 선박, 왜 많나?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0.02.03
MC: 예멘 남부의 아덴만을 항해하던 또 다른 북한 선박이 3일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습니다. 북한이 더 많은 외화를 벌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데다 선박의 열악한 장비와 안전 체계로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노정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국기를 단 화물선 ‘림(RIM)'호가 3일 오전 예멘 인근에서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고 유럽연합 함대(European Naval Force Somalia)가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확인했습니다.

소말리아 해상에서 해적의 활동을 감시하는 유럽연합 함대의 존 하버 대변인은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8시경 예멘 해안선 인근의 아덴만 북서쪽을 항해하던 북한 선박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으며 소말리아 근해로 이동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 선박 '림'호는 4천800톤급 규모의 일반 화물선으로 리비아 회사(White Sea Shipping of Libya)가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선박에 북한 선원은 몇 명인지 물리적 충돌이나 사상자가 있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며 유럽연합 함대가 납치된 북한 선박을 추적 중이라고 하버 대변인은 덧붙였습니다.

지난달 20일에는 같은 지역인 아덴만을 지나던 북한 상선이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을 받았지만 미군의 지원으로 해적을 물리친 바 있습니다. 또 지난해 11월,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테레사 8호'와 북한 선원 28명이 지금까지도 해적에게 붙잡혀 80여 일의 억류 생활을 이어가는 등 최근 소말리아 해적의 공격을 받는 북한 선박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북한 간부출신인 미국 북한인권위원회의 김광진 연구원은 외화벌이에 나선 북한 선박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위험한 지역을 항해하면서 해적의 공격을 받는 사례가 늘어난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김광진 연구원: 소말리아 인근에서의 활동이 더 위험하기 때문에 북한 선원이 많이 고용된다고 봅니다. 위험도가 높으니까 임금도 많이 줄 수 있고, 그래서 그런 항해계약이 많아지지 않나 싶습니다. 다른 곳에서 외화벌이가 어려우니까 그런 위험을 무릅쓰는 거고, 그래서 해적의 공격이 빈번해질 수 있을 겁니다.

또 국제해사국(IMB)산하 해적신고센터의 관계자는 북한 선박의 열악한 장비와 안전체계로 해적의 공격에 쉽게 노출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납치된 '림'호는 해상보안센터에 등록되지 않았으며 영국의 해사무역기구(UKMTO)와 연락도 하지 않았습니다.

북한의 무역선 사정에 밝은 익명의 탈북자는 북한 당국이 북한 선원에게 항해 도중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면 스스로 총과 폭탄이 돼 능력껏 자발적으로 탈출할 것을 종용한다면서 북한 선원이 해적에 납치돼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일 납치된 북한 선박 '림'호는 소말리아 앞바다의 해저 분지인 소말리 해분(Somali Basin)으로 향했으며 지난해 북한 선원과 함께 납치된 '테레사 8호'는 지금도 협상이 진행 중입니다.

소말리아 해적은 지난해 모두 47척의 선박을 납치했으며 200여 명의 선원이 인질로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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