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외국인이 주도하는 국제적 친북 조직인 조선우호협회(Korean Friendship Association)의 폴란드 지부 회원들이 지난 10월 10일 북한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연회를 열려고 했으나, 이 연회는 폴란드 주민의 반대로 무산됐다고 익명을 요구한 전 조선우호협회 폴란드 지부 회원이 전했습니다.
이 폴란드 인에 따르면, 조선우호협회 폴란드 지부 회원들은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들을 초청한 가운데 바르샤바에서 약 20 km 떨어진 오트보츠크(Otwock)의 연회장에서 북한 노동당 창건 63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할 예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오트보츠크 지역 주민들이 폴란드에 조선우호협회와 같은 친북 단체가 활동하는 것을 반대한다면서 연회장 대여를 거부함에 따라 연회는 취소됐고 결국 바르샤바 외곽지역에 사는 친북 인사의 개인 주택에서 모임을 여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합니다. 이 폴란드 인은 북한과 전통적으로 우호관계를 유지해 온 폴란드에서 협회가 주민들의 반대로 연회 장소를 대여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핵 개발로 북한에 대한 폴란드 내 여론이 부정적인 데다 폴란드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 유린이 심각하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북한에 대한 폴란드 주민들의 민심이 나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폴란드 일간지 가제타 비보르차는 폴란드에 있는 북한 노동자들의 고용에 조선우호협회 폴란드 지부 회원들이 관여하고 있으며 폴란드 농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은 한 푼의 임금도 받지 못하고 여권도 빼앗긴 채 감시 속에서 노동력 착취를 당하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전 조선우호협회 폴란드 지부 회원은 폴란드 주민들의 민심을 보여주는 다른 예로 최근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관이 주최하는 북한 회화 전시회를 들었습니다. 지난달 폴란드의 지방 도시에서 최초로 북한 회화 전시회가 열렸지만 관람객이 극히 드물어 북한 관리만이 전시회 기간 내내 텅 빈 전시회장을 지켜야 했다면서 북한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무관심을 보여주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폴란드에는 현재 수 백명의 친북 인사가 각 지방에 흩어져 조선우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다수가 사회주의 시절의 폴란드 공산당이었던 전 폴란드 통일노동자당의 당원들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협회 사람들은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관측과 긴밀하게 접촉하면서 경제적 지원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특히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관이 재정난으로 2년 전부터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연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를 대사관에서 개최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조선우호협회 폴란드 지부 회원들이 대신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폴란드 주재 북한 대사와 대사관 직원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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