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사업가 “평양 수돗물에서...”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09.12.24
MC: 최근 평양시의 수돗물이 심각하게 오염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평양의 외화상점마저도 식료품이 부족해 평양에 체류하고 있는 외국인들이 큰 불편을 겪는 것으로 알졌습니다.

외화벌이를 위해 운영하는 외화상점까지 식료품이 공급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대북사업으로 평양을 자주 오가는 김명성 씨(가명).

올 겨울 들어 유난히 수돗물 사정이 나빴다고 말했습니다.

해 마다 겨울철 가뭄으로 평양시는 수돗물 공급이 중단될 때가 많습니다.

그래도 올해처럼 수돗물이 공급이 중단된 적은 별로 없었다는 게 김 씨의 설명입니다.

김 씨는 어쩌다 수돗물이 나와도 정화가 제대로 되지 않아 씻는 물은 물론 수세식 화장실에서 사용할 물로도 부적합했다고 했습니다.

수돗물에 유해물질이 그대로 남아있어 악취가 심했기 때문입니다.

정수 시설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전문가들은 심각한 전력부족으로 정화시설이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래된 낡은 수도관으로 생활하수나 오염된 지하수 등이 파손된 틈으로 유입됐을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탈북자들은 북한이 최근 외화부족으로 수돗물을 정화하는데 필요한 소독제 등을 중국에서 수입하지 못했을 것으로 봤습니다.

전 조선체코 신발기술합작회사 사장 김태산 씨입니다.

김태산: 물을 소독하고 정화하는 데에 필요한 것은 모두 외국에서 수입해 사용해왔습니다. 그런데 북한 경제가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수돗물까지 썩은 물을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또 요즘 평양의 식료품 공급은 거의 최악의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반 주민들이 이용하는 상점은 물론, 외화상점까지 식료품이 없다는 게 김 씨의 설명입니다.

북한이 외화벌이를 위해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상점까지 식료품이 공급되지 않은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외국인 상점은 물자 수급에 차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최근 평양에 머물렀던 외국인들과 한국에서 온 대북 사업자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고 김 씨는 전했습니다.

김 씨는 이어 외화상점의 식료품 부족 현상이 화폐개혁에 따른 후과로 보느냐는 질문에 “단정하긴 어렵지만,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외화상점에서 더 큰 이윤을 남기려고 일부러 물건을 내놓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얘깁니다.

평양 출신의 탈북 방송인 이나경 씨입니다.

이나경: 1992년 화폐개혁 때 제 친구가 외화상점에서 일했는데요. 그 친구는 당시 있는 돈 없는 돈 모아서 물건들을 사들인 다음 그 차액으로 돈을 벌었습니다.


결국 국가가 정한 원 달러 환율이 안정화 될 때 까지는 외화상점 상품의 부족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시간이 갈수록 화폐개혁으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

수렁에 빠진 경제난국에 북한 당국이 어떤 대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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