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지원, 대북 압박 수단으로서의 유효성 의심

2007-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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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연호

남한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지난주 남북장관급회담에 이어, 4일에도 대북 쌀지원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북한의 핵동결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미국내 일각에서는 이같은 연계 조치에 수긍하는 분위기도 있지만,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문제로 북한 핵문제가 답보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굳이 쌀 지원을 매개로 북한을 압박한다는 남한의 전략은 적절치 않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지난주 서울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회담은 대북 쌀 차관 문제에 막혀 다음 회담 일정도 잡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북한은 지난번 회담에서 약속한 쌀 40만톤 지원을 왜 미루고 있냐고 집요하게 따졌습니다. 남측은 대북 쌀 지원에 대한 국민적 동의를 얻으려면 북한이 6자회담에서 합의한 대로 핵동결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남한은 이번 납북장관급 회담이 열리기 앞서 지난 2월 타결된 6자회담 합의를 북한이 이행하지 않고 있는 사실을 들어, 5월 하순부터 북한에 보내기로 한 쌀 차관을 미루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

남한의 이재정 통일부 장관은 4일 남한의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같은 입장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이재정 장관은 북한의 핵동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쌀 차관이 계속 유보되느냐는 질문에 대해, 북한이 6자회담 합의를 이행하는 것이 쌀 지원에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혔습니다.

제임스 릴리 (James Lilley) 전 주한미국 대사는 4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남한 정부의 쌀지원 연기 조치에 수긍하면서도, 남한 정부가 미국의 압력에 굴복해 대북 쌀 지원을 미뤘다는 일부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Lilley: (This is a S. Korean problem not an American problem.)

"쌀 지원을 하고 안하고는 남한의 문제이지 미국의 문제는 아닙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6자회담 참가국들이 나름대로 가능한 방법을 활용해 북한의 핵무기 계획을 억제하기 위한 행동을 보여주는 겁니다. 그래야 북한이 핵무기 폐기에 진정으로 나서도록 할 수 있습니다."

릴리 대사는 남한 국민들도 그동안 북한이 여러 회담에서 공연한 트집을 잡아 실리를 챙기는 모습에 염증을 느끼고 이번만큼은 북한을 강하게 대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쌀 지원을 매개로 북한을 압박한다는 남한의 전략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 사회과학원(SSRC)의 레온 시갈 박사의 말입니다.

Sigal: (The heart of the problem here is that the Treasury Department of the US is not allowing banks to take the money out of BDA.)

"현재 문제의 핵심은 은행들이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의 북한자금을 취급하는 걸 미국 재무부가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따라서 북한에 압력을 가해 상황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은 잘못된 겁니다. 북한은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으로부터 돈을 송금받는 즉시 핵동결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식량지원을 미루는 조치는 적절하지 않습니다."

릴리 전 주한미국 대사도 북한이 외부 압력에 아랑곳 하지 않고 고집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북한과의 협상에서 흔들림 없이 일관된 모습을 보여줄 때 북한으로부터 양보를 얻어냈다는 점도 사실이라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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