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뉴욕에서는 116개국 유엔 회원국 대표들이 모여 일본을 비롯한 독일과 인도, 브라질 등 이른바 G4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모임을 열었습니다. 일본은 역사 교과서 왜곡과 독도 영유권 문제 등으로 이웃인 중국, 남한으로부터 상임이사국이 될 자격이 없다는 지탄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유엔 회원국 과반 수 이상이 넘는 나라들 역시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하고 나선 것입니다. 관련 소식을 이규상 기자와 알아봅니다.
먼저 유엔에서는 상임이사국의 자리를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는데 그 배경부터 소개해 주시죠.
이규상 기자: 지금 유엔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대한 구조개편의 일환으로 상임 이사국을 증설하는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는데요, 그 한 가지는 아프리카의 두 나라를 포함해 이른바 G4 국가들, 일본과, 독일, 인도, 그리고 브라질, 이렇게 6개의 상임이사국을 늘이는 방안이고, 또 다른 방안은 4년 임기의 선출직 이사국을 8개 늘이는 방안입니다.
일본을 포함한 G4국가들이 유엔 상임이사국에 영구적으로 진출하게 된다면 이들에 대한 정치적인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기 때문에 특히 일본은 안보리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지난 10년간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꾀해 왔는데 지금까지 별 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어서, 이번 기회를 반드시 관철 시키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일본과 독일 등 4개 국가들이 유엔 상임이사국 자리를 얻기 위해서는 유엔회원국들의 지지를 받아야 하겠죠?
이: 유엔 총회에서 이 같은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191개 회원국의 3분에 2, 그러니까 적어도 127개국의 지지표를 얻어야 합니다. 그런데 일본과 독일은 그들의 막강한 경제력을 이용해서 아프리카와 남미의 가난한 국가들에게 경제적 지원을 앞세운다면 3분의 2의 지지를 얻는 것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일본을 포함한 이른바 G4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많은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은데요.
이: 네. 남한과 이탈리아를 비롯한 9개 국가들을 주축으로 한 이른바 ‘커피 클럽’국가들이 이들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반대하고 있는데요, ‘커피클럽’이란 커피를 마시며 비공식 적인 분위기에서 의기투합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들 커피클럽 국가들은 11일 뉴욕에서 만나, 일본과 독일 등의 유엔 상임 이사국 진출을 반대하는 모임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는 116개의 유엔 회원국들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은 이미 반대하고 있다는 소식을 잠시 전했습니다만 중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이: 중국 쪽에서도 강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중국과 일본은 이미 역사교과서 문제로 불편한 외교관계가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외교적 마찰이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원자바오 국무원 총리는 12일 일본에 역사를 직시하라고 지적하고 또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을 재고하라는 경고를 함으로써 반대 의사를 천명한바 있습니다.
이미 상임 이사국에 속해있는 미국은 어떠합니까?
이: 미국도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11일 뉴욕에서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미국 측 대표로 참석 했던 하워드 스토퍼 유엔 대표부 공사는 ‘시한을 정해 안보리 개편 안을 처리하는 데 반대하며, 또 모든 회원국들의 합의가 도달하기 전 표결로 이 문제를 처리해서는 안 된다며, 오는 11월 유엔 총회에서 표결로서 결의안을 통과시키자는 일본의 입장과는 다른 입장을 보였습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도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언급한바 있죠?
이: 네. 아난 사무총장은 지난 7일 일본은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앞서 과거 2차 대전 때 저지른 범죄 행위에 대해 반성하고 사죄를 구해 이웃국가들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촉구한바 있습니다.
북한도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죠?
이: 북한은 이미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을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측 유엔 관계자도 남한과 이탈리아가 주도하는 ‘커피클럽’에 가담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 반대에 공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