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인권국제대회 주제곡, 유리병 잔잔한 인기 누려

200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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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서울에서 열렸던 북한인권국제대회의 주제곡 '유리병'이 남한에서 대회가 끝난 이후에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유리병'의 작사, 작곡자는 이 노래가 자꾸 불려서 북한의 현실이 많이 알려지고, 북한주민들이 갇혀있는 유리병을 깨고 나올 수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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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서울에서 열린 제 2회 북한인권국제대회 당시 공연 - RFA PHOTO/이현주 대회 주제가 '유리병' (일부)

제 2회 북한인권국제대회가 지난 8일에 남한의 서울에서 개막돼 세계인권선언기념일인 10일 폐막됐습니다. 이 대회는 지난달 유엔총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북한인권 개선 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이후, 세계 각국의 북한인권단체들이 연대해 공식적으로 거행한 첫 국제행사로 비상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 대회에서는 특히 북한체제를 유리병으로 비유한 주제가가 준비돼, 눈길을 끌었었습니다. '유리병'이라는 제목의 이 노래는 지난 8일 북한인권운동 보고회와 환영만찬 행사 도중 계속하여 불려졌으며, 10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북한인권을 위한 음악회'에서도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대회가 끝난 후에도 남한의 네티즌들 사이에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참고로, 네티즌이란 시민을 뜻하는 시티즌 (citizen)과 통신망을 뜻하는 네트워크 (network)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커다란 유리병 속에 갇힌 사람들 있죠~'로 시작하는 '유리병'은 북한소식을 주로 다루는 인터넷 뉴스인 데일리 NK의 곽대중 논설위원이 가사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 가사를 바탕으로 남한의 노래모임 '햇살'의 박선례씨가 곡을 붙였습니다. 이 노래의 한 대목을 들어보시죠. 노래듣기

(유리병 가사) 커다란 유리병 속에 갇힌 사람들 있죠.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곳에 잠든 사람들... 영혼의 생명을 빼앗긴 슬픈 사람들 있죠. 머지않아 그들은 숨이 막혀 죽어 가겠죠. 어떤 사람들은 말하죠. 두드려도 깨지지 않는 유리병 안의 그를 깨우는 건 고통만 줄 뿐 그러지 말라고...

곽 논설위원은 이 곡의 착상은 자신이 20대에 굉장히 좋아했던 중국 문학가이자 사상가인 루쉰의 '광인일기' 서문에서 따왔다고 2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밝혔습니다.

곽대중: 루신의 책을 보면 이러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무쇠로 만들어진 방이 있는데 그 방에서 사람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그 방에서 사람들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데, 질식해서 죽어가고 있는데 그 방에 있는 사람들은 잠자고 있기 때문에 자기가 질식해서 죽어가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을 두드려 깨워 일어나도록 만들어서 그 방을 탈출하도록 만들 것인가 아니면 그대로 그냥 자연스럽게 죽도록 만들 것인가 이런 것을 묻는 질문이 나옵니다. 그러면 전제조건이 무엇이냐면 그 방은 절대 나올 수 없는 방이다라는 전제조건이 붙습니다.

그러면 사람들은 고민하게 되죠. 사람들이 고통 속에 몸부림치다가 죽느니 차라니 자기가 죽는다는 사실은 모른 채 천천히 죽어가는 것이 오히려 행복한 것이 아닌가하는 그런 대답을 하게 됩니다.

그가 쓴 가사는 북한을 '커다란 유리병'으로, 북한 주민을 '볼 수도 들을 수도 없는 유리병에서 잠든 사람들'로 비유하고 있습니다. 가사는 또 '어떤 사람들'은 '두드려도 깨지지 않는 유리병 안의 그를 깨우는 건 고통만 줄뿐'이라며 말립니다. 이에 대해 곽위원은 그들을 그대로 놓아두는 것은 현명한 답이 아니라는 의미를 노래에 담았다고 말합니다.

곽대중: 루신의 대답은 이렇습니다. 한 두 사람이라도 눈을 뜬 사람이 있다 그 방을 나올 수가 있다는 것이고 일단 무쇠로 된, 절대 나올 수 없는 방이란 그 전제조건 자체가 잘못됐다.

그런 방이란 애초에 있을 수가 없다는 그런 이야기인데요, 이게 지금 북한의 어떤 폐쇄적인 체재, 그리고 북한은 변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람들의 선입견, 이런 것과 일치하지 않는가, 그런 생각을 갖고 이것을 유리병이라고 하는 것에 대체해서 작사하게 되었습니다.

곽위원은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쏟았다는 어느 탈북자분의 이야기, 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고 있다면서 지난 6년간 북한인권을 중심으로 글을 써온 것에 대해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곽대중: 사람들이 굉장히 좋아하니까, 그리고 그 노래를 통해서 '유리병'이라고 하는 북한의 폐쇄적인 체재에 있는 사람들을 구원해주어야겠다, 그리고 거기에 있는 눈뜬 사람들과 함께 손을 잡아야겠다고 하는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작사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기분이 좋죠. 앞으로 이런 노래들이 자꾸 불려져서 북한의 현실이 많이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편, 대학 때 소위 운동권 가요를 만들고 불렀던 작곡자 박선례씨도 20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에 있는 '눈뜬 사람들'이 이 노래를 듣고 힘을 내서 북한 땅이 자유와 희망이 가득한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장명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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