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나 체스넛: 북한, 국제범죄조직들간 연계 차단위해, 국제적 공조 필요


2006.03.01

미국의 한 대학생이 북한의 위조지폐, 위조약품, 마약밀매 등 불법 활동을 분석한 체계적인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이 논문의 저자인 쉬나 체스넛씨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불법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국제적 공조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습니다.

sheena_chestnut-200.jpg
현재 장학금을 받고 영국의 옥스퍼드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쉬나 체스넛 (23, Sheena Chestnut)씨 - PHOTO courtesy of Sheena Chestnut

미국이 북한의 위조지폐 제조와 돈세탁 등을 이유로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에 대해 ‘돈세탁 우선 우려대상국’이란 딱지를 붙여 제재를 가한 때가 지난해 9월입니다. 약 두 달 후인 11월에는 데이비드 애셔 (David Asher) 전 미 국무부 자문관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 강연회에서 북한의 조직화된 국제 범죄행위와 대량파괴무기 밀매를 구체적인 자료를 들어가며 비판해, 큰 주목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애셔 전 자문관이 사용한 자료의 주된 출처는 지난해 5월 발간된 미 서부 명문대학 스탠포드 대학교의 졸업논문이었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당시 이 대학 정치학과 졸업반 학생이던 쉬나 체스넛 (Sheena Chestnut)씨입니다.

체스넛씨는 “소프라노 국가: 북한의 범죄행위와 국제안보적 시사점 (The "Soprano State"? North Korean Involvement in Criminal Activity and Implications for International Security)"라는 제목의 졸업 논문을 통해 북한의 불법 위조활동 문제를 낱낱이 파헤쳤습니다. 여기서 ‘소프라노’란 수년전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텔레비전 드라마에 등장하는 마피아 두목의 이름입니다. 애셔 전 자문관도 지난 11월 강연에서 북한을 ‘소프라노 국가’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졸업논문은 여기저기서 큰 각광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자신의 논문이 공개된 이후 체스넛씨는 일본의 아사히 텔레비전, 미국의 뉴욕 타임즈 등 세계의 유수언론들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또 미국이나 영국의 학계 인사나 정책입안자들에게도 자신의 논문과 관련해 설명하는 자리도 수차례 가졌습니다.

올해 23살의 체스넛씨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 대해 현재 의사로 일하고 있는 부친이 젊었을 당시 아시아지역을 많이 여행한데다가, 여동생 한 명이 부산에서 태어난 한국 입양아여서 자연스레 한반도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Sheena Chestnut: My dad traveled in the region when he was younger and my parents, when I was 8 years old, adopted a daughter, my younger sister, from South Korea. She was born in Pusan, lived in Seoul briefly before she became part of our family.

체스넛씨는 처음에는 북한의 핵문제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써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다가 자신의 논문 지도교수였던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이 북한의 불법행위에 대한 논문은 사실상 나온 것이 없다면서, 이쪽 분야를 파고들 것을 조언해주었다고 밝혔습니다.

Sheena Chestnut: One of my advisors at Stanford was Dr. William Perry who was the former Secretary of Defense during the last nuclear crisis with North Korea in 1994. That was a great opportunity in just being able to work with him and had the benefit of his expertise.

163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분량의 논문을 쓰기위해 체스넛씨는 미국 워싱턴, 일본 동경, 남한의 서울을 방문해 약 70명의 정부 관리들을 만나고, 북한의 불법행위에 관여했던 탈북자들, 각 나라의 수많은 전문가들을 만났습니다. 그 뒤 그가 내린 결론은 이것입니다.

북한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서는 남한, 중국, 일본, 미국, 유럽 등 각 나라가 공조하는 ‘조직적 접근’(network approach)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북한과 국제범죄조직들간의 연계를 차단하기 위해서는 각 나라의 사법당국이 개별적으로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을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태부족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는 조직적 접근의 좋은 사례로 애셔 전 국무부 자문관이 재임시 진두지휘한 ‘불법 활동 저지방안 (Illicit Activities Initiative)'을 들었습니다. 그 전에는 국무부, 재무부, 국방부, 중앙정보국 등이 각각 북한의 불법 활동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약 3년 전부터 한 전담팀을 구성해 약 14개의 연방기구 핵심부처 관리들이 참여해 북한의 위조지폐, 위조 약품 등을 중점적으로 추적해, 좋은 성과를 거둔 바 있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북한의 범죄행위와 맞서기 위한 최상의 방법은 정보를 공유하고 일관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국제적 연대와 협조망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Sheena Chestnut: Without any coordination between different countries, sort of apprehending various people involved without any sharing of information or coordination of policies, it's not going to be very successful.

한편, 체스넛씨는 현재 장학금을 받고 영국의 옥스퍼드대 국제관계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중국어에도 능통한 체스넛씨는 스탠포드 입학 전에는 3년을 연속해서 스코틀랜드 하이랜드 댄싱부문 전국 6위안에 올라설 정도로 유명한 춤꾼이기도 합니다. 그는 한 미국 지방언론에서 장차 미 대통령의 대외정책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국가안보보좌관 (National Security Advisor)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의 콘디 라이스 국무장관도 국가안보보좌관 출신입니다.

장명화기자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