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귀환 납북자, 북한에 피해 배상 청구
2006.01.09
북송된 비전향 장기수들이 지난 6일 남한정부를 상대로 피해보상을 요구하자 9일 탈북한 납북자들도 북한정부를 상대로 공동 고소장을 제출했습니다. 납북자들은 비전향 장기수들의 배상 요구는 적반하장이라며 남한정부도 북측에 할 말을 해야 한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날 오전 서울에 있는 국가인권위원회와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공동 고소장을 제출한 귀환 납북자는 모두 4명으로 올해 68살의 이재근씨, 66살의 진정팔씨, 63세의 고명섭씨, 그리고 53세의 김병도씨입니다.
이들은 이날 제출한 공동 고소장을 통해 북한의 조선 노동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 대해 1인당 1억 달러씩 모두 4억 달러의 피해 배상을 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남한 통일부에 이 고소장을 북한에 전달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북한에 의해 강제로 납치돼 30년 동안 감금과 폭행 강제 노동을 당했다면서 이에 대한 정신적 물질적 피해를 배상할 것을 주장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의 납치 행위로 인해 남한에 남아있던 가족들도 아픔과 고통을 겪었다면서 납치는 가족 모두에 대한 살인 행위로 김정일 정권은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날 귀환 납북자 대표로 고소장을 접수한 이재근씨는 북한에 납치돼 청춘을 남파 간첩 훈련과 강제노역으로 보낸 것을 생각하면 1억 달러는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북한은 납북자들에게 피해 보상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재근: 북한 비전향 장기수들이 10억불을 요구했는데 우리는 북한에 가서 그 고생을 하고도 가만히 있는데 그 놈들은 남한에서 고이 잘 있다가 간 놈들이 10억불 요구하니까 그게 될 소리입니까.
그래서 우리도 김정일에게 요구한 것입니다. 사람이 상상할 수도 없는 고생을 했죠. 그 연락소 안에서 지옥 훈련, 그것만 해도 1억 달러는 더 받아야 합니다. 내가 거기서 훈련하다 죽으면 그만입니다. 거기서 내가 살아난 것이 기적입니다. 그뿐 아니라 30년 동안 북한에서 강제노동을 했는데 일할 양이 이틀분이면 그것을 하루에 다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해야 합니다. 보상 받을 것이 많습니다.
그는 이어 남한정부는 비전향 장기수에 대해 먼저 북송을 했음에도 북한에 납북자나 국군포로 문제에 대해 협의조차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 남한정부도 북한에 할 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근: 우리나라는 정부가 없어요. 일본은 납치 피해자 가족 데려오는 것을 전세 비행기 내서 하는데 우리는 살겠다고 한국 정부에 요청을 해도 받아주지 않는 정부니까 무엇을 바라겠어요. 한마디로 말해서 국가 중요 기관에는 다 친북세력입니다. 그 전에는 끊을 것은 끊고 줄 것은 주고 그랬는데 지금은 북한에 납북자가 몇 백명이 있는데 노무현 정부에서 그 사람들 데려오라고 말이나 합니까 말도 못합니다.
최성룡 대표는 오래 전부터 북한 정부에 납북자 피해 배상 요구를 계획했으나 최근 북송 장기수들이 남한정부에 고소장을 냈다는 소식에 분개해 이번 계획을 앞당기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최성룡: 과거부터 이렇게 고소해야겠다는 준비는 했는데 장기수들이 저렇게 나오니까 이때다라고 생각하고 한 것입니다. 보상이야 해주면 좋고 안 해줘도 정신이나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1년에 10억불을 수출한다는데 우리가 4억불을 요구했으니 큰일났습니다.
최대표는 북한 정부가 납북자들의 피해 보상 요구를 수용할 경제적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이번 고소장 제출을 계기로 남북한 정부가 납북자들의 생사 확인과 송환에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고 기대했습니다.
최성룡: 돈이 문제겠습니까? 제가 우리 아버지 입장이라면 돈을 떠나서 빨리 고향에 가고 싶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정부와 우리 국민들이 비전향 장기수 보내주는 것을 이해를 했는데 고소를 하니까 우리도 해야겠다 그리고 앞으로 우리 납북자 가족들에게 더 동의를 받아서 우리 가족들 전체를 걸고 소송을 또 할 예정입니다.
앞서 지난 2천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북으로 송환된 비전향 장기수들이 지난 6일 판문점을 통해 남한정부에 공동 고소장을 전달했습니다. 비전향 장기수들은 고소장에서 과거 남한 군사정권 시절 고문등 인권 탄압을 받았다면서 이에 대한 배상으로 10억 달러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남한 정부는 북송 장기수들의 요구를 수용하지도 않겠지만 반박하지도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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