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남측취재단 전원 철수
2006.03.23
금강산에서 제13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취재 중이던 남측 취재단이 23일 취재를 중단하고 남측으로 귀환하기로 했습니다. 북측의 취재제한 조치에 대한 항의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합니다. 남측 취재단은 이날 저녁 7시 경 귀환길에 올랐습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은 취재 제한 문제로 사건이 많았는데, 결국 남측 취재단이 취재를 중단한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남측 공동 취재단은 23일 북한의 취재 제한과 중단에 대한 항의 표시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 취재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남한 취재단은 신문과 사진 방송 등 20여명이며 이날 전체 회의를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습니다.
취재단은 이날 귀환 결정과 함께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북측이 납북과 나포 등 표현을 문제 삼아 기사 검열을 시도했고 해당 기자에게 사법 처리를 언급하며 위협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취재를 진행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측의 취재 제한은 상대 지역에서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을 보장한 남북 간의 합의사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기자들이 이산가족 취재를 거부하는 것은 예외적인 일인데요, 이번 사태를 좀 정리해주시죠.
이산가족 1진 상봉행사에서는 지난 69년 서해상 조업 중에 납북된 신성호의 선원인 천문석 씨가 남측의 부인과 37년 만에 상봉했는데 북측은 남측 일부 방송사가 이 사연을 보도하면서 ‘납북’‘나포’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을 문제 삼았습니다. 북측은 20일 해당 방송사의 위성 송출을 차단하고 방송용 테이프도 한때 압수했으며 21일에는 취재 제한 조치를 취하기도 했습니다.
또 22일에는 해당 방송사 기자들의 철수를 요구했습니다. 특히 이 과정에서는 철수를 거부하는 방송사 기자와 기자가 철수하지 않으면 이산가족 상봉단도 떠날 수 없다는 북측의 입장이 맞서, 고령의 이산가족들이 10 시간 넘게 금강산에서 대기하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한 남한 정부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일단 남한 정부는 북측에 정식으로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23일 북측이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서 남측 취재진의 자유로운 취재활동을 제한하고 1진 상봉단의 귀환을 장기간 지연시킨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장관은 북측의 이런 태도가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인도주의 정신에도 맞지 않는다는 점을 북측에 강조하고 시정을 촉구했다고 말했습니다.
2진 상봉 행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는 것인가요?
현재 2진은 예정대로 속초를 출발해 금강산에 도착했고, 단체 상봉을 갖는 등 상봉 행사 자체는 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