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사격’ 속 정상회담 의지 표명한 남한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10.01.29
MC: 스위스를 방문 중인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잇단 서해안 포사격에 대해 경고하면서도 남북 정상회담을 비롯한 대화의 끈은 원칙적으로 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북한이 원할 경우 연내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밝혀 남북관계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노재완 기자가 보도합니다.

5일간 서해 전방 부근에서 포사격을 하겠다고 통보했던 북한이 마지막 날인 29일에도 20여발의 포사격을 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계속된 북한의 발포에도 한국 정부는 예정된 남북 간 회담을 준비하는 등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현재로선 북한이 대화를 거부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긴장 국면 속에서도 남북 대화의 분위기는 이어질 전망입니다.

북한 군사전문가인 신광민 박사의 말입니다.

신광민: 군사적인 의미에 더 무게를 두었다면 북한이 NLL를 무시하는 행동을 했겠죠. 그런데 이번의 포사격은 NLL 자기들 안쪽에 쐈거든요. 그러니까 군사적인 도발이라고 볼 순 없는 거죠.

이런 가운데 스위스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영국의 BBC 방송과 한 회견에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날 준비가 항상 돼 있다”고 밝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췄습니다.

물론 한반도 평화와 북한의 핵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연내라는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언제 어디서든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원칙은 밝혀왔지만, 연내라는 구체적인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을 놓고 전문가들은 앞으로 당국 간 대화의 수준을 더 높이겠다는 한국 정부의 뜻으로 해석했습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김용현 교수입니다.

김용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의 얘기를 꺼낸 것은 북한의 해안포 사격 이후에 전면적인 대화국면으로 가서 대화 수준도 최고위급으로 올리겠다는 뜻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청와대 이동관 홍보수석은, “현재 구체적인 추진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안다”면서 “원칙에 맞고 여건과 조건이 충족된다면 언제든 남북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BBC 방송 회견에서 최근 북한의 서해안 포사격에 대해 북한이 “평화협정을 맺기 위한 전략적인 것일 수도 있으며, 남북 대화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고 본다”면서도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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