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북 결핵, 전 세계서 가장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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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주 사상 최초로 결핵을 주제로 한 유엔 고위급회의가 개최되면서 결핵 퇴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결핵 상황이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다는 유엔 보고서가 공개됐습니다. 지예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최근 공개한 2018년도 결핵 연례보고서(Global Tuberculosis Report 2018)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제사회에서 결핵문제가 가장 심각한 30개국 중 하나로 북한을 지목했습니다.

주로 아프리카 국가들이 많이 포함된 이들 30개국에서 2017년도 전 세계 결핵환자의 무려 87%가 집중적으로 발생했습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도 북한 내 결핵환자는 약 13만 1천명으로 집계되어 2016년도 기준 약 13만명 수준과 거의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2017년도 기준 북한 인구 10만 명당 결핵 유병률은 513명으로 전 세계적으로 레소토(665명), 남아프리카공화국(567명), 필리핀(554명), 모잠비크(551명) 다음으로 높았습니다.

이중 약으로 치료가 잘 되지 않는 다제내성 결핵환자는 5천 200명으로 1년 전인 2016년 기준 5천 700명과 거의 비슷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북한 인구 10만 명당 결핵으로 인한 사망률은 63명으로 모잠비크(73명), 중앙아프리카공화국(68명), 앙골라(67명) 다음으로 높아 세계 최고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는 2017년도 전 세계 결핵 사망률인 17명을 크게 웃돌 뿐만 아니라 2016년 북한 결핵 사망률인 43명보다도 크게 증가한 수치로 일년 새 북한의 결핵 상황이 한층 더 악화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함께 빈곤층,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포함한 결핵환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사회적 지원 정책이 부재한 국가로 분류됐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지원을 포함한 2018년도 북한 결핵예산으로 8천 4백만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책정됐으나 이중 무려 92%인 7천 7백만 달러가 부족해 전 세계적으로 결핵예산 공백(gap)이 가장 큰 국가라고 이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한편, 제73차 유엔총회의 일부분으로 지난달 26일 사상 처음 개최된 결핵 고위급회의(UN High-Level Meeting on the Fight to End Tuberculosis)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결핵을 가장 치명적인 전염병으로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2017년 한해에만 1천만 명 이상의 환자가 새로 발생했다며 전세계적으로 결핵 종식을 위한 재정적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우려했습니다.

구테흐스 사무총장 (아미나 모하메드 사무부총장 대독): 2022년까지 매년 최소 130억 달러가 필요한 결핵과의 싸움은 심각한 자금부족 상태에 처해있습니다. 결핵을 종식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넓은 관점에서 보건 및 결핵 퇴치에 필수적인 시스템에 대한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