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 여자 우승 북 선수 경찰과 포옹...“친숙해졌습네다”

워싱턴-박재우 parkja@rfa.org
2024.09.23
U-20 여자 우승 북 선수 경찰과 포옹...“친숙해졌습네다” 북한 20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 최은영 선수가 콜롬비아 경찰과 포옹을 나누는 모습.
/페미나축구

앵커: 북한이 콜롬비아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달성했는데요. 경기장 밖에서 관중들에 인사하고, 경찰과 포옹하는 모습이 잡히면서 기성세대와는 다르게 장마당 세대로서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재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카메라를 향해 엄지척, 브이 포즈를 하는 여성 선수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여자월드컵에서 우승을 달성한 북한 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입니다.

 

북한 선수들은 23일 콜롬비아 보고타의 에스타디오 네메시오 카마초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일본을 1 0으로 제압하고 우승했습니다.

 

현지에서는 우승만큼이나 북한선수들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는데요.

 

그간 해외를 방문한 북한 운동선수들이 외부인과 접촉하는 모습은 거의 볼 수 없었지만, 이번에는 달랐습니다.

 

북한대표팀 주장 최은영 선수가 지난 18일 콜롬비아 칼리에서 개최된 미국과의 준결승전 경기에서 승리한 이후 경기장 안전을 담당하는 콜롬비아 여성 경찰과 포옹을 하는 장면이 화제가 됐습니다.

 

최은영 선수는 경기 직후 축구전문매체 페미나 축구와의 인터뷰에서 경찰이 먼저 다가와 포옹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은영] 다른 건 없고, 깔리시민들이랑 경찰들 우리하고 모두 친숙해졌고, 우리 모두 응원해 주고 힘차게 고조 여기까지 결승 경기까지 올라오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고, 또 경찰이랑은 우리가 많이 예선 때부터 함께 여기까지 올라오면서 친숙해졌기 때문에 기뻐서 나한테 그렇게 한 겁니다.

 

결승전 경기에선 북한 인공기를 들고 응원하는 콜롬비아 현지인들도 포착됐는데, 북한 대표팀 선수들은 이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또 주최측이 우승 장면을 포착해 인화한 사진을 전달받고 기뻐하는 선수들과 코치들의 모습도 페미나 축구의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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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1990년대 고난의 행군을 유소년기에 겪으면서 ‘장마당’을 통해 생존을 직접 책임져야 한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국가보다는 개인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한 ‘장마당세대’입니다.

 

이들이 기성세대들과는 다르게 자유롭게 행동하면서 북한 당국이 통제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1998년에 북한을 탈출한 김수경 씨는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이들이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하고, 외국문화에 더 익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수경 씨] 일단 그 환경이 나라에서 해주는 건 없고 어차피 반항심이라는 게 생길 수밖에 없고 그 친구들이 개인주의로 될 수밖에 없고 저희 때하고 또 다른 게 외국 문물을 많이 접하잖아요.

 

지난 7월 열린 파리 올림픽에서도 북한 체조선수 안창옥이 선수촌에서 다른 선수, 봉사자들과 올림픽 배지를 교환하는 모습이 찍혔고, 탁구 혼합에서 은메달을 딴 리정식과 김금용이 외국 관중의 셀카 요청에 적극 응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북한 당국이 최근 북한 운동선수들에 외부인들과의 가벼운 접촉을 허용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에 선정돼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공부 중인 탈북민 안성혁씨는 23RFA와 통화에서 당국이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안성혁] (북한사람들을 해외에서도) 보위부가 다 감시하잖아요. 행동 하나 하나가 다 보고 되는데,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은 사전에 그렇게 해도된다는 허락이 있을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지난 2024 파리 올림픽 시상식에서 한국 탁구 대표팀의 임종훈·신유빈과 사진을 찍은 북한 탁구 대표팀 리정식·김금용에 대해 처벌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들이 조선중앙TV에 버젓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  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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