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 미 국방장관 내정자, 실용주의적 매파 예상”

미국의 로버트 게이츠 (Robert Gates) 신임 국방장관 지명자는 과거 북한의 핵시설에 대한 군사공격을 주장하는 등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게이츠 지명자가 국방장관에 취임한 후 대북 군사공격을 주장할 가능성은 적으며, 대북 정책에 있어서 이념적 성향에 치우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의 후임으로 지명한 로버트 게이츠씨는 일반적으로 대북 강경론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 90년대 초 중앙정보국장으로 재직할 당시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강력히 경고한 바 있습니다.

게이츠 당시 중앙정보국장은 북한이 플루토늄 핵개발 계획을 계속할 경우 짧게는 수개월 안에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의회청문회에서 밝혔습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게이츠 지명자는 지난 94년 한 신문에 기고한 글에서 북한의 핵개발 계획을 막기 위해 미사일 공격을 감행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국제문제 자문회사인 유라시아 그룹의 부르스 클링너 아시아 담당 분석관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회견에서 게이츠 지명자의 대북 군사공격 주장은 당시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 정책을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었다고 평가했습니다.

Klingner: I think it was just a way of criticizing the Clinton administration.

현재 북한의 핵개발 수준이 클린턴 행정부 때보다 훨씬 진전되기는 했지만, 게이츠 지명자가 국방장관에 취임한 후 대북 군사공격을 주장할 가능성은 적다는 설명입니다.

클링너 분석관은 게이츠 지명자가 중앙정보국장을 지냈던 당시 실용주의적 외교노선을 지지했던 인사들과 호흡을 맞췄던 만큼, 대북 정책에 있어서도 이념적인 성향에 치우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러나 게이츠 지명자가 재직당시 대북 정책에 있어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던 만큼, 핵문제 협상과 관련해 북한이 어떤 혜택을 얻기 전에 먼저 국제적인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을 지지할 것으로 클링너 분석관은 전망했습니다.

한편 게이츠 내정자는 지난 91년부터 93년까지 중앙정보국장을 지냈으며 러시아와 소련 역사를 전공해 박사학위까지 받은 인물입니다. 중앙정보국을 떠난 뒤에는 민간 기업의 임원을 지내다 2002년부터 미국 텍사스 A&M 대학의 총장을 맡아왔습니다. 게이츠 내정자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기 위해서는 연방 상원의 인준 청문회를 거쳐야 합니다.

워싱턴-김연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