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이진희 bonnyj@rfa.org
지난 1960년대 주한미군으로 근무하다 북한으로 넘어간 뒤 북한체제의 선전병으로 활약하기도 한 미군 조 드레스녹 씨의 이야기가 미국 대표적인 공중파 텔레비전 방송인 CBS 방송을 통해 지난 1월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CBS 방송은 15일 드레스녹 씨를 직접 만나 본, 영국 영화제작자 다니엘 골든과 닉 보너 씨의 소감을 중심으로 드레스녹 씨 이야기를 재구성했습니다. 영국인들의 눈에 비친 드레스녹 씨는, 완전한 북한사람이었습니다.
Dresnok: “The story I am telling you now, I just want to put a little stress, I am telling you what I haven't told no one...."
지난 1월, 미국의 3대 텔레비전 방송 가운에 하나인 CBS 방송은, 영국인 감독 다니엘 고든(Daniel Gordon)과 닉 보너(Nick Bonner)가 만든 “휴전선을 넘어”라는 기록영화를 소개한 일이 있습니다. 북한에 살고 있는 마지막 월북 군인 조 드레스녹 씨의 이야기가 미국 시청자들에게 처음 공개됐습니다.
CBS 방송은 15일, 드레스녹 씨와 회견한 고든과 보너 감독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드레스녹 씨 이야기를 재구성했습니다. 보너 감독은 드레스녹 씨와 처음 만난 순간을 다음과 같이 상기합니다. 지난 1월 28일, CBS 방송의 시사프로인 60분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Bonner: (This is a man who disappeared off the face of the known world in 1962, and I went into this room, very sort of dark brick room, This sort of tall man...)
“드레스녹 씨는 1962년 세상에서 종적을 감춘 인물입니다. 그런데, 벽돌로 된 어두컴컴한 방에 들어가니, 검은색 제복을 입은 키 큰 남자 제게, ‘어이, 청년. 나에 대해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들었는데?’라고 말하더군요. 이미 작고한 미국 가수 엘비스 프레슬리를 만났다면 덜 놀라왔을 것입니다.”
드레스녹 씨는 미국 버지니아 주의 한 고아원에서 성장했습니다. 학대가 심했던 수양가족으로부터 늘 도망치는 생활을 했습니다. 주한미군으로 비무장지대에서 근무하던 지난 1962년, 드레스녹 씨는, 자포자기에 빠졌습니다. 이혼을 했고, 한국 여성들을 만나기 위해 몰래 부대를 이탈했다가 군법회의에 회부될 지경에 놓였습니다. 그래서 월북을 택했습니다. 당시 21살이었습니다.
새로운 생활을 찾아간 북한에서, 3명의 다른 월북 미군을 만났습니다. 래리 애브셔, 제리 패리쉬, 그리고 일본으로 영구 귀국한 찰스 젠킨스 씨였습니다. 북한 당국은 이들 월북군인을 체제 선전에 이용했습니다. 북한 잡지 표지에 등장한 이들은 지상낙원에서 상당히 행복하고 성공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드레스녹 씨는, 북한에서 자신과 같은 월북 미군들은 주류 사회에서 버림받은 사람들 같았다며, 북한 생활에 적응하기 힘들었다고 회고 했습니다.
Dresnok: (Different customs, a different ideology, the uneasiness of the way people look at me when I walk down the street, Oh, there goes that American bastard....)
“문화도 다르고 사상도 달랐습니다. 길을 걸을 때면, 저를 쳐다보는 북한 주민들에게서 불쾌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 저기 미국 놈이 간다라고 말입니다. 북한에 있고 싶지 않았습니다. 절대 적응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월북 4년 만에 이들 월북 미군들은 구소련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요청했지만 북한에 넘겨지고 말았습니다. 고든 감독은 북한 당국이 이들을 사살하지 않고, 사상 전환을 시키기로 마음먹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당국의 계산은 적중해. 월북 미군들은 북한사회에 조금씩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이들 월북미군들이 출연한 선전영화가 북한에서 크게 인기를 끌면서, 북한 주민들도 월북 미군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고든 감독 말입니다.
Gordon: (That was how he found salvation in N. Korea is that he played the part of an evil American.)“선전영화에서 악덕 미군 역할을 맡으면서 북한사회에 동화된 것이죠.”
보너 감독은 특히 드레스녹 씨는, 북한의 존 웨인 이었다고 거들었습니다. 존 웨인은 영화에서 악당을 물리치는 주인공으로 유명한 미국 서부 영화 배우입니다. 드레스녹 씨는 북한에서 가족도 얻었습니다. 첫 결혼에서 아들 둘을 얻었고, 현재 두 번 째 부인과는 6살짜리 아들을 뒀습니다.
드레스녹 씨의 평양생활은 이제 44년이 됐습니다. 북한 생활이 너무 편해 억만금을 줘도 북한을 떠나지 않겠다고 단언합니다. 고든 감독은 드레스녹 씨가 실제로 북한을 떠날 의향이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북한에 있다 일본으로 귀국한 뒤 북한 생활을 후회한 미군 탈영병 찰스 젠킨스씨처럼 북한을 떠날 마음이 없다는 드레스녹씨의 속마음도 실제 그런지는 두고볼 일인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