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북한을 생각합니다

서울-정영, 이애란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에게 지난 2007년은 각별한 해였습니다. ‘탈북자 만명 시대’라는 상징성 때문에 언론 등 남한 사회의 탈북자들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해보다도 컸기 때문인데요, 그러다 보니 탈북자들에 대한 긍정적인 면과 더불어 부정적인 면도 함께 부각되기도 했습니다.

탈북자들에게도 다사다난했던 2007년이 가고 2008년 새해를 맞은 탈북자들의 소망과 다짐을 들어봅니다. 정영 씨와 이애란 씨가 진행합니다.

이애란: 안녕하세요, 정영 씨 오래간만에요. 이제 2007년 한해가 가고 새해가 됐는데요.

정영: 정말 빨리 간 것 같습니다. 2008년 맞는 감회가 새롭습니다.

이애란: 정영씨는 어떻게 지난 한해 잘 보내셨다고 생각이 되나요?

정영: 나름대로 바쁘게 살아서 숨가쁠 정도입니다.

이애란: 남측에서는 바쁘다고 그러면 능력이 좋다..이런 의미인 것 같아요.

정영: 아, 그런 것이 아니구요, 제가 이제 온지 4년이 됐는데요... 남들과 같이 속도를 맞추려면 한 발짝 더 빨리 나가야죠. 이애란씨는 어떻게 지내셨나요?

이애란:개인적으로 24시간은 72시간처럼 살자는 주의에요. 저도 지금 한 아이의 엄마도 가장으로 경제 활동도 해야하고, 직장인이고 , 나름대로 탈북자 영어 공부 도와는 일을 하다보니까 너무 바빴어요. 좋았던 것은 부족한 저의 능력에도 많은 보답을 받을 것 같아요. 정영씨 4년 되셨죠? 저는 10년 됐는데요..저도 역시 어렵고. 하지만 느낀 것은 우리가 합심해서 부족한 것 채워주고 어려울 때 서로 이끌어 주고 가자..라는 것을 느낀 한 해 였던 것 같습니다.

정영: 좋은 말씀이십니다. 북한은 연말에 사업 총화를 하잖아요.. 그런데 남한에서는 한해 마지막날인 31일에 종무식이란 것을 하죠.

이애란: 아 저는 하고 왔어요.. 그런데 정영씨 남쪽에 와서 그런 거 못 느끼시나요? 북쪽은 왜 직장 사람들과 송년회를 한번만 하게 되잖아요. 근데 남쪽에 오니 웬 송년회가 그렇게 많은지...뭐 동창회 동문모임 내가 관계돼 있는 친목회 향우회 많아요...

정영:그렇죠. 경제적으로 유족하니 자리를 자꾸 만드는 것도 있고, 사람 관계도 중요하고요...

이애란: 북한에는 향우회, 동문회 같은 것 종파의 온상이다 해서 못 모이게 하잖아요... 그래서 동창회가 없는 나라 북한 밖에 없을 꺼에요. 근데 여기와서 새롭게 느끼는 것은 여기 그렇게 많은 종파가 있고 모임이 있어 야합을 하는데요..나라가 무너지지 않는다는 겁니다.

정영:그렇죠 . 요즘은 도로에서 점거하고 돌 날리는 대모 같은 것도 없구요..

이애란: 여기 무슨 일이 없잖아요. 그런데 북한은 왜 그런 것을 그렇게 금지하는지 모르겠어요.... 종무식을 상당히 간단히 , 업무를 마감하는 것이다..

정영: 그런데 북한의 사업 총화는 그렇진 않아요..안 한 것도 막 불려서...하고 비판도 해야하고 많이 다른 면이 있습니다.

이애란: 또 새해가 됐습니다. 여러 가지 다짐도 많이 하는데요, 작심 삼일이다 이런 말도 많지만 다짐도 많죠? 이건 남쪽이나 북쪽이다 다 비슷한 것 같아요. 정영씨는 어떠세요?

정영: 이제 장가도 좀 가야겠고, 공부도 열심히 하자. 그런데 4년 동안 너무 열심히 달렸어요. 이제 부터는 좀 여유도 가져보고 싶구요.. 일단 영어 공부를 열심히 해볼려고 합니다.

이애란: 저는 개인적으로 새 정부가 북한 인권에 관심을 좀 갖고 , 북한 지원도 북한 주민들의 배를 불리는 유익한 지원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또 개인적으로 탈북자 한 사람으로써 새 정부는 실용 정부는 주장하는 만큼 탈북자 정착 프로그램도 좀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서 탈북자들이 영국이나 캐나다가 이런 데를 막 들고 가고 이런 일이 없도록 해\x{c92b}으면 합니다...

이애란: 다른 분들도 많은 소망들이 있을 텐데요, 탈북자 김춘애씨 한번 연결해 보죠. 김춘애씨 !

김춘애: 안녕하세요, 지금 대구에 와 있습니다. 제 여동생의 시어머니, 저의 사돈 집에 와 있는데요.. 2007년을 보내자니 고향 생각도 나고 쓸쓸함도 달래려는 마음에서 대구에 사는 사돈 집에 왔습니다.

이애란: 오늘 뭐하실 꺼에요?

김춘애: 네 오늘 포항쪽에 과메기 축제가 있대요. 그걸 구경하고 포항에서 해맞이 행사 좀 보고, 그리고 이쪽이 이명박 당선자 고향집이 이쪽이라서 한번 보고 싶구요..

정영: 안녕하세요! 멀리 가계시네요. 2008년 소망은 어떠세요?

김춘애: 저는 가정 주부다 보니까. 우리 아이들이 건강하고 제가 나이가 50이 넘었는데, 여기 좋은 세상에 와서 한해 두해 가는 게 아까워서...가지 않게끔 해달라는 것이 소망입니다. 이애란, 정영 ] 잘 보내시고 서울에서 만나요.

김춘애: 네 두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애란:탈북자 김태산씨도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김태산 선생님! 안녕하세요 정영] 안녕하세요!

김태산: 술도 한잔 못하고 말로 인사들만 하네요.

이애란: 이제 2007년 지나가고 2008년 오는데요, 김 선생이 바라보는 2007년은 어떤해였습니까?

김태산: 한해가 가니 생각되는 것이 많네요. 우선 개인적으로 북한에 있는 딸을 찾아서 데려왔고, 제가 벌인 사업이 성공한 해였고 .. 개인적으로 기쁜 일들이 많은 해였습니다. 그 다음 탈북자 사회에서 탈북자 단체들이 모여 북한 민주회 위원회 창립 된 것입니다. ( 안타까운 부분은요 ) 사실 정부가 좀더 적극적인 태도였으면 우리 탈북자들이 더 많이 왔을 텐데.. 정부가 너무 북한의 눈치를 봐서 중국의 탈북자에게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남한에 들어와 있는 탈북자들도 시끄러운 존재로 여기니까.. 탈북자들의 어려움이 많았죠. 또 이산가족들이 이 나라가 그만큼 줬으면 편지 왕래라도 좀 할만한 데 겨우 텔레비전으로 만났다는 것이 안타까움입니다.

(우리 탈북자들은 잘 못 한 것이 없을까요? ) 당연히 있겠죠. 날이 갈고 시간이 가면 철도 들고 학습도 하고 북한에서 가지고 있었던 나쁜 버릇도 버리고 하면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년 소망은?) 새 정부가 올바른 북한 정책을 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탈북자들이 북한에 식량 지원을 주지 말라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북한에 지원을 더 많이 주더라도 할 것을 해달라는 것입니다. ( 혈육들이 남았는데요, 누구보다 더 많이 주고 싶죠 ) 그리고 우리 탈북자들도 개성도 가고 금강산도 가고 이산가족 상봉에 함께 나가서 혈육을 만나는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애란, 정영: 감사합니다!

이애란: 정영씨 2008년 새해에서는 좋은 사람 만나서 장가도 하고 학위도 따서 통일 시대를 이끌어갈 법률가가 되시길 바랍니다.

정영: 감사합니다. 이애란씨도 2008년 이루고자 하시는 일들 다 이루시길 빌겠습니다.

이애란: 청취자 여러분도 새해 원하시는 소망들 다 이뤄지기 바랍니다.

정영: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지금까지 서울에서 이애란, 정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