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구∙전문가, ‘북 월드컵 개최 가능’ 주장에 “국제규범 준수없인 안돼”

워싱턴-박재우 parkja@rfa.org
2022.11.21
국제기구∙전문가, ‘북 월드컵 개최 가능’ 주장에 “국제규범 준수없인 안돼” 잔니 인판티도(Gianni Infantino)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REUTERS

앵커:  잔니 인판티도(Gianni Infantino)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지난 주말 개막된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에 대한 비판이 일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어느 국가든 개최할 수 있다라고 말하며 북한을 예로 들었습니다그러나 국제 스포츠기구인권운동가 등은 북한이 국제규범을 지키지 않는 한 월드컵과 같은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박재우 기자가 전합니다.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 자격 논란이 이어지자 인판티노 회장은 월드컵 대회 개막 전날인 지난 19 “북한도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인판티노 회장의 이 발언은 외국인 노동자 착취, 성소수자 차별 문제 등으로 카타르의 월드컵 개최 자격이 논란이 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인권 최하위 국가’인 북한에서도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고 언급한 겁니다.

 

인판티도 회장: 축구는 사람들을 화합합니다북한을 포함한 어떤 나라도 월드컵 개최국이 될 수 있으며, FIFA는 이를 통해 세계가 하나가 되기를 원합니다. (Football brings people together. If you could organize events, any countries of the world could, North Korea as well. We want to remain global organization unite the world.)

 

그러면서 그는 “몇 년 전 남북한이 여자 월드컵을 공동 개최할 수 있는지 가능성을 알아보기 위해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라며 “어떤 나라도 월드컵을 열 수 있고 북한이 원한다고 해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습니다.

 

실제 인판티노 회장은 지난 2019  2023 여자월드컵 남북한 공동 유치’를 추진하기 위해 방북한 적이 있는데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실패 이후 남북관계가 경색되자 사안 추진이 무산됐습니다.

 

스포츠 국제기구, 인권 운동가 등은 북한이 월드컵 등 국제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선 먼저 국제규범을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산하 세계반도핑기구(WADA) 제임스 피츠제럴드 공보 담당자는 2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보낸 전자우편에서 “현재 북한은 ‘반도핑 비준수 국가’로 분류돼 지역대륙세계 선수권 대회 또는 주요 행사 조직이 주관하는 행사를 개최할 권리를 부여받지 못할 수 있다”고 답했습니다. (Under the third consequence of non-compliance, the DPRK may not be awarded the right to host regional, continental or world championships, or events organized by Major Event Organizations, for the entire period of non-compliance.)

 

북한이 국제규범을 지키지 않는 한 사실상 국제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북한 담당 국장을 지낸 앤서니 루지에로(Anthony Ruggiero) 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통화에서 FIFA와 다른 국제기구들은 북한에서 국제대회를 개최하려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현재 국제규범을 어기고 인권유린을 하고 있는 북한에서 월드컵올림픽을 개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루지에로 연구원: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고 있고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습니다이 두 가지 모두 유엔 결의를 중대하게 위반하고 있는 겁니다뿐만아니라 북한 주민들은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고영양실조를 겪고 있습니다. (North Korea is launching ICBM, they have nuclear weapons programs which is both of significant violation of UN resolutions. North Korean people don't even have proper facilities and nutrition.)

 

그러면서 인판티도 회장이 북한이ICBM을 발사한 다음날 북한이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한 것도 부적절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루지에로 연구원은 “북한 당국이 해외로 파견한 노동자들이 벌어온 외화를 통해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할 수 있었다”며 FIFA가 주최한 카타르 월드컵그 이전엔 러시아 월드컵에서 북한 노동자들이 착취되며 그 돈을 북한 정권에 보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편,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8년 한국은 북한과 함께 2030년 남북월드컵 공동개최에 뜻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그러나 남북미북관계는 북한의 수차례 미사일 도발로 인해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북한은 코로나 전염병으로 현재까지 국경개방을 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무산된 상황입니다.

 

기자 박재우, 에디터 양성원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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