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쌀 북한 장마당에서 팔려-NKnet


2003.10.01

남한정부와 미국등 국제사회가 북한에 지원한 쌀의 일부가 주민들에게 전달되지 않고 북한 장마당에서 고가로 팔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한의 '북한민주화 네트워크'와 일본의 '구출하자 북조선 민중, 긴급행동 네트워크'등 두 인권단체는 1일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9월 중순 한 북한 청년이 몰래 찍었다는 량강도 혜산시 장마당 모습을 공개하고 대북 지원 식량 분배에 대한 보다 정밀한 확인을 한국정부와 국제사회에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진서 기자가 전합니다.

이날 공개된 혜산시 장마당 모습을 담은 동영상에서는 대한민국이라는 선명한 글짜와 함께 40kg짜리 남한산 쌀포대을 쉽게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열려진 쌀포대 위에는 호남쌀 190원이라는 가격표가 꽂혀 있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쌀포대는 지난 7월 남한의 군산항과 목포항에서 북한에 쌀을 지원했을 당시의 포장과 같은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행사 주최측의 설명입니다. 북한네트워크 오경섭 사무국장의 대북지원 식량의 분배 투명성에 대한 남한 정부와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하는 성명서입니다.

오경섭: "북한 장마당에서 갑잡스레 대한민국 쌀이 대대적으로 유통되고 있는 것은 북한 정권의 자발성에 의한 개혁 조치라기보다, 핵 문제 등으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격고 있는 북한 정권이 이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주민들에게서 돈을 끌어 모아 독재정권을 유지해 보려는 궁여지책에 불과하다."

혜산시 장마당에서는 남한에서 보낸 쌀 이외에도 '미국에서 보내온 선물'이란 글짜가 박힌 쌀포대와 WFP 즉, 세계식량계획의 쌀포대도 눈에 띄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쌀보다 조금 비싸게 팔리고 있는 남한쌀의 경우 190원이라는 가격표는 1kg에 190원이란 뜻이기 때문에 가격이 너무 비싸 북한 일반 주민들이 사먹기는 힘들다는 것이 오씨의 설명입니다.

오경섭: "양강도 혜산시는 북-중 국경에 인접한 관계로 내륙지방에 비해 물가가 싼점을 감안 할 때 다른 지역에서는 훨씬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현재 북한 노동자들의 월급이 대략 이천원 정도라는 사실로 미루어 볼 때 장마당에서 판매되는 지원식량은 굶주리는 사람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다."

이같은 사실로 미뤄볼 때 현재 남한정부가 대북지원쌀의 분배 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남포와 흥남, 청진등 3개 도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쌀분배 현황조사는 정확할수가 없다는 주장입니다.

오경섭:: "조사지역도 북한 전역을 대상으로 하여 수시로 진행하여야 한다. 이것은 굶주리는 생명을 도우려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취해야할 의무라 할수 있다."

기자회견에 앞서 이날 혜산시 장마당의 모습을 먼저 시청한 탈북자 박상학씨는 혜산에서 살았던 기억을 되살리며 탈북했던 지난 98년 당시와 녹화 방영된 혜산시 모습이 사람들의 특이한 말씨나 건물, 주민들의 옷차림등, 전혀 변화가 없이 그대로라고 확인을 해줬습니다. 다만 달라진 것이 있다면 자신이 다녔던 혜신 중학교가 혜신 소학교로 바뀐 것 밖에는 없다며 남한에서 지원된 쌀포대가 버젓이 장마당에 나와 있는 모습에 조금은 놀랐다고 고백합니다.

탈북자 박상학: "그대로예요. 장마당에 우리학교 옆에 혜신인민학교 마당을 장마당을 했었거든요. 크게 혜산 장마당 근데 그것은 옮겨 가고 거기에 나온 장은 길거리장이예요. 근데 특이한 것은 대한민국이라고 쓴 쌀포대가 보이더라구요 우리 있을 때는 그런 것을 갖고 못나왔지 없었구요. 그때 당시에는 지원쌀 껍데기 포대를 다 바꾸게 되있거든요. 그런데 오늘 나온거 보니까 그냥 한국에서 보낸 쌀포대도 그대로 나왔더라구요, 그게 달라진 점이예요, 전 좀 놀랐죠. 이제 많이 변했다 이만해도."

박씨는 탈북 당시만 해도 남한쌀은 장마당에서 팔수가 없었고 쌀장사꾼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사온 쌀을 팔았었으며 외부지원쌀은 일단 북한 군대가 모구 접수를 한다고 말합니다.

박상학: "한국이라든가 유엔, 적십자, 국제사회에서 들어온 쌀은 먼저 군으로 들어가요, 그러니까 아마 거기서 빼돌린 것 아니면 국가가 그런 장사꾼들 한테 판거나 같은거지. 비 합법적인건데 일단 가만히 가만히 팔게 해요. 결국 인민들을 놓고 쌀을 파는 거죠. 북한엔 합법 비합법별로 구분 안가요"

한편 남한과 일본의 인권단체가 각자의 본부에서 같은 시각 기자회견을 통해 이날 공개한 동영상은 지난 9월15일 북한에 거주하는 안철씨가 촬영한 것으로 안씨는 지난 98년 과 2000년 두차례에 걸쳐 북한 장마당 비밀 촬영에 성공해 외부 세계에 공개한 바 있습니다.

서울에서 RFA 이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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