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 핵폐기 태도 관련 인내 한계 도달” - 힐 차관보


2006.12.18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의 대북제재부터 해제하라고 주장했고 미국은 이러한 북한에 대한 인내심의 한계에 다다랐다며 핵폐기 의지를 먼저 보이라고 요구했습니다. 두 나라의 이러한 큰 입장 차는 앞으로 회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습니다.

13개월 만에 다시 열린 이날 회담에서 북한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제재부터 풀라고 요구했습니다.

김계관: 우리에 대해서 가한 제재가 해제되는 것이 선결조건이다.

김 부상은 미국의 대북금융제재와 유엔 제재를 해제해야 북한의 핵폐기를 약속한 9.19공동성명 이행을 논의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김 부상은 또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가 최종 목표이기는 하지만 조건이 성숙되지 않은 현 단계에서는 이번 회담이 핵군축회담으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면서 핵보유국 대우를 강조했습니다. 김 부상은 이어 북한의 핵폐기를 위해서는 경수로 제공과 완공시까지 대체 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내놓았습니다.

이같은 입장에 대해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핵폐기를 위한 의지를 보이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폐기 관련 태도에 대해 미국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단계는 북한이 핵개발의 길로 계속 나아가느냐 아니면 핵폐기 의지와 함께 북한의 안전보장과 경제지원을 보장받느냐의 기로에 서 있다며 아직 북한이 어떤 길을 선택할 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Chris Hill: We are the fork on the road. But I can't tell you which road the DPRK is choosing.

힐 차관보는 또 미국은 9.19 공동성명에 따라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를 추진할 준비가 돼 있지만 이는 북한이 핵을 되돌릴 수 없도록 폐기하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이번 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에 주력하고 실무협의단을 구성해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 등을 논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 핵문제는 해결하지 않고 그냥 내버려둘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면서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실질적인 진전이 있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미국과 북한의 입장차이가 크자 남한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대표는 이러한 입장 차이를 줄이기 위해 북한의 핵폐기와 상응조치의 수순을 너무 세분화해 연계하지 말고 단계별로 해당 조치를 묶어 유연하게 이행하자는 패키지딜을 제안했습니다. 천 대표는 핵폐기를 위한 북한 측의 과감한 초기단계 조치를 촉구하고 그에 상응하는 나머지 나라들의 조치도 실질적인 것이 되어야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중국의 우다웨이 6자회담 수석대표는 이번 회담에서는 9.19공동성명 이행을 위한 구체적 조치를 정하고 또 초기단계 조치와 관련한 각 측의 행동도 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일본의 사사에 겐이치로 6자회담 수석대표는 북한 측에 핵폐기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요구하면서 핵문제와 함께 일본인 납치문제와 북한의 미사일 문제도 포괄적으로 해결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한편, 19일부터는 북한의 최대 관심사인 미국의 대북금융제재 문제와 관련해 북한과 미국 두 나라 사이의 실무회담이 열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워싱턴-양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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