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감정인 도쿄 과학수사연구소에 특채 논란

납북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이 가짜라고 감정한 데이쿄 대학의 요시이 토미오(吉井富夫, 49) 강사가 지난 4월 1일자로 도쿄 경시청 산하 과학수사연구소 법의과장으로 특채된 데 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도쿄의 채명석 기자와 함께 자세한 소식을 알아보겠습니다.

일개 민간인이 경시청 산하 과학수사연구소의 간부로 특채된 배경에 의혹이 있는 모양인데요.

채명석 기자: <주간 신조> 최근호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요시이 씨는1978년 도호(東邦) 대학 이학부를 졸업하고 80년에 데이쿄 대학 조수로 채용되어 91년부터 법의학교실 강사로 근무해 왔습니다. 일 경찰청은 북한이 요코다 메구미 씨의 유골을 건네주자 경찰청 산하 과학경찰연구소와 데이쿄 대학 법의학부에 감정을 의뢰한 바 있습니다. 경찰청 과학경찰연구소는 요코다 씨의 유골에서 DNA를 추출하는데 실패했으나, 요시이 강사만이 DNA 추출에 성공했습니다. 일본정부는 요시이 강사의 추출결과에 의거해 북한이 제출한 유골은 가짜라고 공표하고 북한에 정식 항의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2월초 영국의 과학지 <네이쳐>가 “요시이 강사가 자신의 감정 결과는 단정적인 것이 아니라고 인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도 국회에서 요시이 강사의 감정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도쿄 경시청은 유골 감정 결과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돌연 정식 교수도 아닌 요시이 강사를 지난 4월 1일 자로 과학수사연구소 법의학과장으로 발령함으로서 요시이 씨를 감싸주기 위한 ‘입막음 인사’가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습니다.

도쿄 경시청은 요시이 씨를 특채한 이유를 어떻게 설명하고 있습니까?

채: <주간 신조>의 보도에 따르면 요시이 씨는 경시청이 외부에 의뢰해 온 DNA감정을 거의 도맡아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감정 전문가입니다. 경시청은 그러나 요시이 씨를 특채한 이유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있으며, 감정 결과에 대한 진위를 가리기 위해 유골 감정 보고서를 공표하라는 언론들의 요구도 거부하고 있습니다.

사실 <네이쳐>가 지난 2월 2일자 온라인 판에 요시의 강사의 유골 감정 결과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후 일본정부나 일본 언론들도 메구미 씨의 유골 감정 문제에 대해 일제히 침묵해 왔습니다. 일본 언론 중 <네이쳐> 지의 보도를 인용한 것도 <주간 신조> 최근호가 처음입니다. <네이쳐>는 일본정부가 자신들의 보도를 부인하자 3월17일자 온라인 판에 ‘정치와 사실’이라는 사설을 게재하고, “일본 정치인들은 정치를 위해 과학을 희생시키지 말라”고 촉구했습니다.

요시이 씨의 감정 결과에 대한 의문이 북한 뿐 아니라 제3자인 영국의 과학지에 의해 제기된 이상 일본정부는 요시이 씨의 감정 보고서를 서둘러 공표할 필요가 있다고 <주간 신조> 최근호도 주장했습니다. 만약 일본정부가 끝내 유골 감정 보고서 공표를 거부할 경우 납치 정보를 조작해 왔다고 비난해 온 북한과 하등 다를 바 없다는 조롱을 받게 될 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