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남한대통령: “방북 때 김정일 위원장 답방 설명 있을 것”
2006.03.21
김대중 전 남한 대통령은 21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답방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자신이 북한을 방문하면 답방 여부에 대한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세한 소식 장명화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21일 발언 주요 내용을 전해주시죠.
김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 영남대학교에서 특별강연을 가졌는데요, 이 자리에서 그는 6?15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됐지만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자신이 향후 북한을 방문했을 때 이에 대한 북측의 설명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오는 6월 방북을 추진 중입니다. 그는 이어 6?15 선언 이후 남북관계에 큰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도 남북관계에 근본적인 변화를 이루지 못한 데는 북미관계가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은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전대통령: 북한 핵문제는 북한은 핵을 포기하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해주고 이 둘을 주고받아야 합니다. 북한은 그렇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지금 정부 내에 그 의견이 일치돼 있지 않습니다.
그는 따라서 이제 미국이 보다 진전된 반대급부를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남북관계와 관련해서는 뭐라고 말했습니까?
김 전 대통령은 남북 간 경제협력은 북한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남쪽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왜냐면 현재 엄청난 양의 남한 돈이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떠돌고 있는데 남북경협이 본격화되면 이중 상당부분이 북한에 투자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남북경제협력이 곤란에 처한 남한경제, 특히 중소기업의 활로를 여는 데도 중요한 길이라는 인식으로 적극 지원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게다가 반도는 바다로도 통하고, 육지로도 통해야 반도인 만큼, 남북 간의 평화, 전반적인 교류협력, 나아가 유라시아 대륙으로의 진출이 필수불가결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은 당초 다음 달 중에 북한을 방문할 계획이었잖습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은 지난달 말 남한의 지방선거 이후인 6월로 자신의 방북일정을 갑자기 연기했습니다. 김 전 대통령 측은 그 같은 결정 배경에 대해 정치적 오해를 피하기 위해 방북 시기를 6월 중으로 연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부 의견이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사실 일각에서는 김 전 대통령의 방북연기 결정은 남한의 야당인 한나라당이 그의 방북을 놓고 오는 5월말의 지방선거를 앞둔 여권의 선거 전략에 따른 것 아니냐는 정치 공세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고 있기도 합니다.
김 전 대통령의 이번 영남대 방문은 그 동안 여러 차례 시도됐지만 번번이 무산됐었는데요, 어떻게 이루어졌습니까?
영남대학교는 지난해 6월 남북 정상회담 유치기념 특강을 하려 했지만 무산된 이래 두세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해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9월 영남대학교와 박 정희 전 남한대통령과의 관계를 설명하고 역사적 화해가 필요하다는 의미를 설명하자 일이 성사되었다는 후문입니다.
영남대학교는 김 전 대통령의 정적이던 박정희 전 남한대통령이 학교주인으로 있으며,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실질적 소유주로 있습니다. 한편, 이날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와 남북 간 평화교류, 화해협력 기반조성에 기여한 공로로 명예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장명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