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중국 경제특구 시찰 모습


2006.01.14

중국을 방문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중국 최초 경제특구인 선전을 시찰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하는 동안 호화유람선을 타고 유람하는 모습이 일본의 한 텔레비전방송에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관련 소식을 이동혁 기자와 알아봅니다.

김 위원장이 선전을 방문 중이라는 소식이지요?

김 위원장 일행은 14일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인 선전 시찰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 일행은 이날부터 선전 과기원 구역의 하이테크기업 등을 시찰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 일행은 또 옌톈항, 과기원, 난링촌과 링아오 핵발전소 등을 둘러볼 것으로 관측됩니다.

김 위원장 일행의 투숙 준비를 해온 선전 우저우 호텔에서는 13일 밤부터 주변 경비가 한층 강화된 가운데 일반인과 차량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14일에는 현지 공안 당국이 숙소 뿐 아니라 호텔 주변의 건물에 대해서도 호텔 쪽을 향하고 있는 창문 등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등 보안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김 위원장 일행은 14일 오전 8시에서 9시 사이 투숙 중이던 광둥성 광저우시 바이톈어 호텔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현지 목격자들은 김 위원장 일행이 탄 것으로 확실해 보이는 벤츠 등 30여대의 고급 승용차 행렬이 호텔에서 떠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선전을 방문했다면 그 배경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선전이 중국 최초의 경제특구라는 점에서 북한의 개혁개방 의지를 대외에 과시하는 가장 상징적인 이벤트로 볼 수 있습니다. 선전이 중국 경제발전의 발판인 만큼 상징성이 클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김 위원장의 이동 경로는 14년 전 덩샤오핑 전 중국 국가주석의 남순 행로와 대체로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이번 중국방문을 통해 중국을 국가발전의 모델로 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그간 북한이 경제개혁의 필요성에는 중국과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도 개방의 수위와 속도에 대해서는 이견이 표출됐기 때문입니다.

일본 언론들도 비슷한 분석을 내놓았지요?

일본 언론들은 김정일 위원장이 중국 광둥성을 시찰하는 것은 이른바 ‘중국식 개혁’을 학습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14일 김 위원장은 이번 중국방문을 통해 북한 경제를 재정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안팎에 보여주려 하고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지난 2002년 경제 개혁조치를 도입한 뒤 국민생활이 오히려 악화되자 이번 중국 시찰에 나섰다는 것입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귀국 후 새로운 경제계획을 밝힐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이니치신문은 김 위원장이 광둥성을 방문한 이유 중 하나는 장더장 광둥성 당서기와의 회담에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장 당서기는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북한통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향후 중국의 국가지도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그와 긴밀한 관계구축을 희망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이 호화유람선을 타고 유람하는 모습이 일본의 한 텔레비전방송에 포착됐지요?

그렇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13일 밤 광저우시를 흐르는 주장강에서 호화여객선을 타고 유람하는 모습이 일본 민영방송 TBS 영상에 포착됐습니다. 김 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베이지색 인민복 차림으로 여객선 내 흰색 소파에 앉아 느긋한 자세로 바깥 풍경을 내다보고 있는 모습이 비교적 선명하게 잡혔습니다.

또 김 위원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향해 검은 양복을 입은 몇몇 인사가 서 있으며 한 인사가 그를 향해 허리를 굽혀 다가가는 장면도 포착됐습니다. 여객선 객실 바닥에는 붉은색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TBS는 경비정이 여객선을 앞뒤로 둘러싸고 있었다면서 이 여객선은 30분간 주장강을 유람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강의 양쪽 기슭에는 수십 미터 마다 경찰이 배치됐고 주변 도로도 봉쇄되는 등 삼엄한 경계가 펼쳐졌다고 덧붙였다. TBS는 김 위원장은 유람에 앞서 광저우 근교의 학원도시에서 몇몇 대학과 주변 시설을 둘러보았다고 보도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주석과 이미 정상회담을 마쳤다는 관측도 있는데요?

그렇습니다. 신화통신 등 중국 언론은 후 주석이 14일 김 위원장이 체류했던 광저우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선전에서 약 50분이 걸리는 푸젠성 샤먼에 도착해 대만기업 투자지구를 시찰한 후 대만 기업인들과 면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후 주석의 샤먼 방문은 현재 광저우와 선전을 시찰중인 것으로 알려진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이 가장 중요한 목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샤먼은 대만령인 진먼도를 바로 앞에 두고 대만을 마주보는 위치에 있는 중국의 네 번째 경제특구입니다.

이런 관측이 제기되는 배경에 어디에 있습니까?

베이징의 한 관측통은 아직 정상회담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후 주석의 샤먼 방문 사실이 먼저 발표되면 언론의 집중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는 점을 중국 당국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 이미 회담을 마쳐 그런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에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위원장과 후진타오 주석의 회담은 언제 이뤄진 것으로 보입니까?

김 위원장은 14일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에 전 숙박지인 광저우 바이톈어 호텔을 떠났으며 오후 5시께 삼엄한 경비가 펴진 선전 우저우 호텔에 도착한 것이 확인됐습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은 이 시간 또는 그 보다 전에 후 주석과 광저우, 선전, 샤먼 중 한 곳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후 주석이 베이징에서 남쪽까지 내려온 점과 의전 등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이 샤먼으로 가 후 주석과 만났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앞서 일부 소식통과 홍콩 언론은 후 주석이 13일에 광저우에 이미 도착했다는 설도 있다고 전해 두 정상 간의 회담이 남쪽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을 불러일으켰었습니다.

이동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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