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다음 달 중에 핵 문제 논의를 위한 6자회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고 남한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말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이 미국이 위폐문제와 관련한 제재조치를 철회하지 않는 한 회담에 나가지 않을 것이라며 버티고 있어 다음 달에 회담이 재개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동혁 기자와 알아봅니다.
6자회담이 이르면 다음 달에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는데요.
남한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인데요. 다보스 포럼 참가를 위해 스위스의 다보스를 방문 중인 반 장관은 27일 북한이 내달 중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반 장관은 이날 미국 CNN방송과 화상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습니다.
반 장관은 북한이 조건 없이 2월 중에 6자회담에 복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몇 가지 시사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 장관은 그러나 북한의 회담복귀를 가늠케 하는 시사점들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반 장관은 북한의 위폐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지요?
북한의 위폐문제가 6자회담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평소 입장을 다시 한 번 확인했는데요. 위폐문제에 대한 미국의 대응조치들은 법 집행 차원으로 봐야 한다며 이것이 6자회담에 장애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반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제재조치들을 문제 삼으며 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조건 없이, 또 하루 빨리 회담에 복귀하라는 뜻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여전히 미국이 제재조치를 철회해야 회담에 나간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지요?
그렇습니다. 북한은 28일 관영 평양방송을 통해 자국에 대한 미국의 제재는 명백히 6자회담을 깨버리는 기본 요인이라며 회담 재개의 급선무는 제재 해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미국이 위폐문제와 관련해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은행을 제재하는 등 대응조치들을 취한 이후 줄곧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해 오고 있는데요.
북한의 말로 봐서는 당장은 회담 재개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평양방송은 미국이 제재를 해제하려 하지 않고 압력과 위협의 도수를 더욱 높이는 한 대응조치는 더욱 강해질 것이며 핵문제 해결의 전망은 더욱 암담해질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은 어떻습니까? 북한 주장대로 제재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이 있습니까?
현재로서는 미국이 제재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입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26일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위폐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밝혔는데요. 부시 대통령은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타협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제재조치를 해제하지 않는 한 6자회담에 나가지 않겠다는 북한의 주장을 한마디로 일축한 것입니다.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에 대해 미국 달러를 위조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누군가 미국 돈을 위조한다면 국민들이 정부에 이를 중단시킬 조치를 기대할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의 법을 지키고, 미 국민의 화폐를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부시 대통령은 또 미국의 조치들은 북한이 불법행위들로 번 돈의 이전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와는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도 같은 입장을 밝혔지요?
그렇습니다. 라이스 장관도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이 있은 26일 로이터통신과 회견을 갖고 화폐의 보호는 대통령의 의무라며 미국은 달러화 위조를 포함한 북한의 불법행동 혐의들을 다루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대해 무조건 6자회담에 응할 것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라이스 장관은 미국은 6자회담의 재개를 원한다며 북한이 조건을 달지 않는다면 미국은 즉각 6자회담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동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