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북핵 포기 초기조치 2개월 내 완료요구
2006.12.27
미국이 지난주 열렸던 6자회담에서 북한 측에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용의를 밝히면서 핵 포기를 위한 초기이행 조치로 핵시설 동결과 핵사찰 수용을 2개월 안에 완료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미국이 먼저 대북금융제재를 풀면 이 같은 초기조치를 이행할 뜻이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자세한 소식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우선 미국 측이 2개월 안에 북한에 핵 폐기 의지를 보여 줄 초기조치를 취하라고 요구했다는 내용부터 소개해주시죠.
양성원: 네, 일본의 교도통신은 27일 북한과 미국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핵 포기를 위한 초기단계 조치로 핵시설 동결과 핵사찰 수용을 한 달 반에서 늦어도 2달 안에는 완료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습니다. 앞서도 미국 관리들은 북한이 핵 폐기 관련 의지를 내년 초까지는 실천해 보여야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교도통신은 북한의 핵 포기와 북미 관계 정상화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작년 9월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이 부시 미국 행정부가 끝나는 2008년 말까지 이행되도록 한다는 미국의 방침에 이 같은 초기단계 조치의 완료목표가 제시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측은 계속 미국이 먼저 대북금융제재를 풀어야 핵 폐기 관련 논의를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고 교도통신은 덧붙였습니다.
미국은 북한 측에 핵 포기 초기조치 이행을 촉구하는 한편 또 북한에 그에 대한 상응조치도 구체적으로 밝혔다고 하는데요.
양: 네, 그렇습니다. 그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이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용의를 밝혔다는 것입니다. AP통신은 26일 남한 천영우 6자회담 대표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18년 만에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할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이 날 천영우 대표는 직접 남한 YTN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핵 포기 시 미국의 대북상응조치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그 내용을 직접 한번 들어보시죠.
천영우: 핵심적인 내용은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비핵화를 거부하면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등의 내용인데 그 속에는 북한이 비핵화를 했을 때 미국이 내놓을 수 있는 안전보장, 관계 정상화, 테러 지원국 명단 삭제, 한반도 평화체제 등의 모든 내용들에 대한 미국의 구상이 망라되어 있습니다.
천영우 대표는 북한이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인 검토를 마친 후 6자회담에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하면서 아직 북한이 핵을 폐기하기로 결단했는지 여부는 알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미국의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되는 것을 오래전부터 원해오지 않았습니까?
양: 네, 그렇습니다. 앞서 미국은 북한이 지난 1987년 북한 공작원에 의한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사건 직후인 88년부터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했습니다. 북한은 그 후 특별한 테러행위를 한 적은 없었지만 일본 항공기를 납치한 일본 적군파 등 테러리스트를 보호한다는 이유 등으로 미 국무부가 지정하는 테러리스트 명단에 계속 올라 있습니다. 이 명단에 오르게 되면 국제금융기구로부터 저리 융자가 제한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또 북한 측은 미국의 금융제재 해제라는 조건을 앞세우긴 했지만 핵시설 가동 중단과 핵사찰 수용 용의도 밝혔다고 하는데요.
양: 네, 남한의 천영우 6자회담 수석대표는 27일 남한 KBS 방송에 출연해 그 같은 북한 측의 의사를 소개했는데요. 천 대표는 북한이 “영변 5메가와트 원자로의 가동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의 감시는 핵 폐기 초기조치로써 일단 수용을 했다”면서 다만 이 같은 문제를 구체적으로 논의하기에 앞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 은행에 동결된 북한 자금문제를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는 요구를 계속 제기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중국의 탕자쉬안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25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이 6자회담에서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를 해제할 경우 북한 영변의 핵시설을 폐기(abandon)할 수 있다는 양보의사를 밝혔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미국이 지난주 6자회담에서 북한 측에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용의를 밝히면서 핵 포기를 위한 초기이행 조치를 2달 안에 완료하라고 요구했다는 소식 등을 양성원 기자와 함께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