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개성 우리은행 계좌 추진 사실 밝혀져


2006.09.19

북한이 작년 미국정부로부터 금융제재를 받은 9월 같은 달에 남한 은행의 개성 공단 지점에서 계좌를 개설하려고 남한측에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남한 은행측은 그 같은 북측의 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북한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이 지난해 9월 남한 우리 은행, 개성 공단 지점에 계좌 개설을 요청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총국이 밝힌 은행 계좌 개설 목적은 개성 공단에서 일하는 남한 근로자들의 세금과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을 받는데 이용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북측의 요청은 개성 공단 지점의 업무 범위를 벗어나 계좌를 만들어주기 어렵다는 입장을 은행측이 밝히면서 무산됐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우리은행의 개성 공단 지점은 남측 기업과 남한 근로자들과의 거래만 담당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 같은 북측의 은행 계좌 개설이 뒤늦게 조명을 받는 이유는 북한이 계좌 개설을 요청한 시기가 미국의 방코델타아시아 은행, 북한 계좌 동결 조치 발표된 시기와 맞아떨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북측의 우리은행 계좌 개설 목적이 미국의 대북 금융 제재와 관련이 있지 않냐는 추측도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남한 정부 관계자는 북측의 의도는 당초 밝혔던 계좌 이용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남한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자유 아시아 방송과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 은행 계좌 개설 문제는 남북 양측 당사자의 양해 아래서 지난 3월 모두 마무리된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만약 우리은행측이 북한 계좌 개설을 위해 업무 범위 확대를 요청해 왔다면 정부 차원에서 검토했겠지만 우리 은행 측에서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기본적으로 우리 은행의 판단 사안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박병원 남한 재정 경제부 차관은 이날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남한 우리 은행의 북한 계좌 개설은 재경부나 은행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고 그 이상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서울-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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