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전문가 “중동∙아프리카 국가에 북 노동자 파견 대응 교육”

워싱턴-서혜준 seoh@rfa.org
2024.01.10
대북제재 전문가 “중동∙아프리카 국가에 북 노동자 파견 대응 교육” 다케우치 마이코 CCSI-APAC 대표가 제재 이행 관련 강연 중에 있다.
/ 다케우치 마이코 대표 제공

앵커: 북한이 지난해 국경을 개방하면서 해외 노동자 파견을 준비 중에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한국 국가정보원도 지난해 12월 북한이 러시아에 노동자 파견을 추진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이에 대해 국제 제재 전문기관인 ‘규정준수 및 역량기술 인터내셔널 - 아시아태평양’ (Compliance and Capacity Skills International-Asia Pacific, CCSI-APAC)의 다케우치 마이코 대표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으로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것을 방지하지 위해 중동과 아프리카 국가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최근에는 모잠비크에서 북한 노동자 파견 가능성에 대응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과거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에서 활동하며 대북 제재 보고서 작성에 관여했던 다케우치 마이코 대표를 서혜준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노동자 파견∙무기 밀매 등으로 제재 회피 노력

 

[기자] 마이코 대표님, 반갑습니다. 먼저규정준수 및 역량기술 인터내셔널 아시아태평양(CCSI-APAC)’ 지역 대표로서 어떤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다케우치 마이코] CCSI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으로, 다수의 구성원이 유엔과 정부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희 전문가들은 유엔 정책 시행에 중점을 둔 맞춤형 교육을 설계하고 전달합니다. 국가와 기업들이 핵비확산 및 신기술 통제, 인권과 같은 유엔 정책을 준수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일은 정부와 산업을 대상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겁니다. 먼저 교육 대상의 강점과 (교육) 과제를 조사한 다음, 대면 또는 온라인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제 강의뿐 아니라 참가자들 간 대화도 중요시합니다. 참가자들은 주로 다양한 분야의 정부 기관으로부터 신중하게 선별합니다. 그리고 시나리오 기반의 연습과 토론을 통해 현실적인 문제에 대응할 방안을 모색합니다. 저희 목표는 지능형 협력을 촉진하고, 국제적인 도전, 특히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조달에 대한 전략을 기획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기자] 말씀하신 교육 프로그램의 주요 목적과 목표는 무엇입니까? 가장 최근에는 아프리카의 모잠비크를 방문해 유엔 대북 제재와 관련해 강의를 하셨다고요?

 

[다케우치 마이코] 네, 북한은 ‘CCSI’‘CCSI-APAC’ 모두에게 최우선 과제 중 하나입니다. 북한은 해당 지역에서 가장 큰 우려 사항 중 하나죠.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한 교육 세미나는 주로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을 중단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모잠비크에서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 초점을 맞춘 부분은, 북한이 국경을 다시 개방하면서 북한 노동자 파견 가능성에 대한 문제에 대응하는 법이었습니다. 먼저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무엇이며, 국가가 준수해야 할 사항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고, 산업과 정부 등 각 주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그리고 아프리카 국가의 경우 의료 전문가나 정보통신기술, IT 전문가들의 불법 활동, 또 북한 건축물 작업이나 북한 외교관에 의한 야생동물 밀수 등에 대해서도 논의합니다. 또 북한 해외 노동자를 식별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하기도 하죠. 모잠비크에서 진행된 3일간의 세미나에서는 참석자인 정부 관리자와 산업 규정 담당자들이 실용적인 훈련, 예를 들어 데이터베이스 검색을 어떻게 수행하고, 북한에 의해 우려되는 활동을 어떻게 드러낼 수 있는지, 그리고 모잠비크 같은 국가로 북한 노동자 파견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저희의 주요 목표는 주로 인식제고, 역량 강화 및 기관 간의 협력 촉진입니다. 또 실현가능한 실용적인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교육 대상 국가들과 계속해서 소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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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군인들이 하마스로부터 압수한 무기들을 손으로 가르키고 있다. 빨간 원안이 북한제 F-7 로켓으로 추정되는 무기. / IDF

 

, 불법 무기거래 활발...국제사회 감시 지속돼야

 

[기자] 최근 한국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에 무기를 공급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무기가 잠재적인 테러공격을 위해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요. 이밖에도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며 아프리카 국가 등에 북한 해외 노동자를 파견해 외화벌이를 하며 다방면으로 유엔 대북 제재를 계속해서 위반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재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다케우치 마이코] 현재 말씀하신 부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이 테러용 무기를 공급하는 역할을 맡는 것은 시급한 문제입니다. 제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으로 활동했을 때, (대북 제재를 무시한) 시리아의 무기 밀매상으로 알려진후세인 알 알리사례를 조사했습니다. 그의 역할은 북한의 무기수출회사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의 대리인으로 북한의 주요 무기 개발 및 판매 조직의 일원이었습니다. 유엔 전문가단은 중동, 아프리카 국가들과 북한의 활동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예멘 후티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거나, 리비아나 수단 등에도 무기 밀매 활동을 시도했죠. 이러한 활동은 유엔 및 국제사회의 무기 밀매 대응 노력을 약화시키고 지역 갈등을 조성합니다. 북한은 무장집단에 훌륭한 무기 공급자이기 때문에 북한과 무장집단, 비국가단체 양측은 서로 이득을 취합니다. 그래서 국제사회가 북한에 의한 불법 무기 밀매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제공하는 저렴한 무기에 대한 수요와 필요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사례로는 하마스가 있으며, 그 외 비국가단체 등의 요구가 있고, 북한은 무기를 제공함으로써 상황을 악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북한의 활동을 중단시켜야만 합니다.

 

[기자] 말씀하신 사례들이 앞으로도 북한이 대북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구멍이 될 것으로 생각하십니까?

 

[다케우치 마이코] 저는 이러한 유형의 군사 협력이 더욱 정교한 방식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명의 무기 밀매상이나 중개인을 통해 거래를 하게 되면 이를 계기로 계속 다음 거래자를 쉽게 찾을 겁니다. 따라서 우리는 그러한 활동을 계속 감시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희가 소말리아에서는 북한제 박격포탄(mortar shell)을 수집해 북한의 흔적을 발견한 적이 있는데요. 북한의 활동을 드러내기 위한 한가지 방법으로서 무기의 기원을 분석하는 기술적 관찰은 북한 무기 밀매에 대한 조사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단과의 협력입니다. 유엔 회원 국가들은 북한의 불법 활동을 감지하면 그것을 안보리에 보고해 추가 조사를 요청해야 합니다. 회원 국가와 전문가들의 노력, 그리고 유엔에 정보를 공유하는 등 이 모든 국제적 협력이 북한의 활동을 계속해서 감시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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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모잠비크의 수도 마푸투에서 열린 CCSI-APAC 유엔 대북 제재 세미나. 마이코 대표가 북한 해외 노동자 파견을 막기 위해 필요한 노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다케우치 마이코 대표 제공

 

북한 사이버 해킹 증가는 효과적인 대북제재 방증

 

[기자]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 전문가단으로서 지금의 지정학적 상황에서 가장 우려되는 북한의 불법 활동은 무엇인가요?

 

[다케우치 마이코] 큰 그림에서 봤을 때 우려되는 부분이 있고, 특정 주제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먼저 가장 큰 우려는 북한이 빈번히 대북 제재를 위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 발사는 명백하고 지속적인 제재 위반이며, 이는 유엔 안보리 대응 조치에 대한 큰 도전입니다. 북한의 이러한 발사와 금지된 사치품 전시 등을 통해 제재가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계속 노력하고 있고, 오히려 이러한 행동은 북한의 동맹국이나 역사적으로 북한과 관계를 맺고 있는 중동, 또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제재를 두려워하지 않고 무역과 군사 교류에 참여하도록 격려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우려는 북한의 IT 노동자입니다. 국경을 천천히 개방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이미 새로운 노동자 명단을 구성하고 있다고 정기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주로 공장에 파견될 수 있지만, 특히 북한의 IT 노동자와 해커의 활발한 활동에 비해 눈에 잘 띄지 않습니다. 그들은 공장 노동자와 비교해 적은 수의 인원이기 때문에 조용히 다른 나라에서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면 아파트에서도 활동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들의 존재는 눈에 띄지 않죠. 특히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아랍에미리트(UAE)나 에콰도르, 기니 등에서도 이들의 활동이 보고됐습니다. 이러한 해외 IT 노동자 및 해커의 활동은 눈에 덜 띄고 쉽게 정착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은행과 같은 금융 업계를 공격하거나 암호 화폐를 훔치는 등의 행동이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북한 해커들이 파견지에서 IT 노동자들과 협력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IT 노동자는 북한 해커가 백도어 해킹 (뒷문을 통해 불법으로 설치한 악성코드를 통해 외부에서 원격 접속해 데이터를 탈취하는 방식)을 통해 이전보다 더 많은 외화벌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기자] 이밖에 또 덧붙이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가요?

 

[다케우치 마이코] 제재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북한의 노력에도, 실제 금지된 석탄과 철 제품에 대한 수출입 추정치를 포함한 북한의 무역 통계가 외화 수입에서 상당히 감소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는 대북제재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제재는 실제 작동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유엔 대북 제재에 속하지 않는 부문에서 수출을 증가시키기 위해 해커를 활용해 더 활발한 암호 화폐 도난을 시도하거나 새로운 중개인,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산업 구조를 변경하는 등 제재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북한의 불법 활동에 대해 전투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및 핵 개발에 사용되는 모든 경제 활동을 한순간에 중단할 수 없겠지만, 유엔 대북 제재와 독자 제재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국제사회는 계속해서 노력해야 하고 이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기자] 네,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CCSI-APAC 다케우치 마이코 대표와의 대담이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서혜준입니다.

 

에디터 노정민,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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