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가뭄∙코로나∙여름 수해 겹친 북, 올 작황 ‘비상’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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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가뭄∙코로나∙여름 수해 겹친 북, 올 작황 ‘비상’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TV는 30일 황해북도 사리원시에 단기간 집중호우로 많은 논들이 물에 침수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사리원시 한 협동농장 침수된 논벼의 모습.
/연합

앵커: 올 봄 가뭄에 이어 여름 폭우까지 이어지면서 북한의 농업작황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코로나 발생까지 겹쳐 부진했던 모내기가 끝나기 무섭게 쏟아진 비는 볏모가 뿌리를 내리는 데 방해가 되는 등 작물 생육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북한 현재 농업 상황과 향후 작황 전망에 대해 박수영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일찍 온 올 여름 장마에 벼 등 생육 타격 불가피

 

50년 만에 닥친 최악의 봄 가뭄으로 초여름 비 소식이 환영받은 것도 잠시, 일찍 찾아온 여름 장마에 올 해 북한의 농업 상황은 더 악화할 전망입니다.

 

탈북민 출신 북한 농업 전문가인, ‘굿파머스조충희 연구소장은 올 해 예년보다 이른 장마가 닥쳤다며, 모가 완전히 자리 잡지 못한 상태에서 논에 물이 가득 차 벼 생육에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충희] 보통 북한에는 7월 초부터 8 15일까지가 장마 기간인데 올해는 거의 한 15일 정도 먼저 장마가 왔거든요. 이렇게 되다 보니까 실질적으로 전체적인 작물 재배에 엄청나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된 거예요.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력 동원이 어려워지면서 늦어진 모내기와 일찍 온 장마가 겹쳐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조충희] 모든 농작물이나 사람이나 동물이나 다 똑같지만, (벼도) 초기 생육이 굉장히 중요해요. 초기에 건강하고 튼튼하게 정상적으로 자란다고 해도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불면 수확량이 감소하는데, 초기 생육이 안 된 상태에서 지금 또 장마가 일찍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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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26일 0시부터 30일 21시 사이 이번 장마기간 도별 평균강수량 그래프자료를 30일 발표했다. 평안남도가 355 mm로서 최고 많은 강수량을 기록했다. /연합

 

늦은 모내기에 닥친 이른 장마는 자양분 아닌위협

 

이처럼 겨울부터 봄까지 이어진 가뭄과 코로나 대유행으로 5 10일께 완료됐어야 할 모내기가 늦어져 작황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북한 농업 전문가들은 우려했습니다.

 

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정성학 한국 경북대학교 국토위성정보연구소 부소장은 폭우가 오기 전 (6 12일 기준) 위성 사진을 통해 북한 모내기 상황을 작년과 비교한 결과, 평균 6~8 퍼센트 부진했다고 말했습니다.

 

[정성학] 모내기가 6 10일까지 한 80% 정도 됐고 나머지 20%가 안 된 걸로 분석했는데요. 모내기 상황은 지역에 따라서 좀 차이가 나는 거 같습니다. 그러니까 모내기가 빨리 진척이 되는 데는 좀 빠르고 늦은 데는 60%도 안 된 것 같고요.

 

조충희 소장은 인력 동원이 부족한 탓에 올해 모내기가 늦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충희] 전체 인구가 다 달라붙어서 모내기하면 그런대로 괜찮아지는데 5 20일인가 25일까지 필요한 모내기 노력에 50%도 동원되지 못했거든요.

 

이어 때를 놓쳐 늦은 시기에 심어진 볏모들은 미처 뿌리를 내리지 못해 폭우를 견디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충희] 논에 모가 나서 모를 심고 이게 뿌리를 내리는 기간이 있거든요. 땅에 뿌리를 박아야 제대로 자랄 수 있는데 땅에 뿌리를 박는 기간에 지금 장마가 온 거예요. 그러니까 땅에 뿌리 내리기 전에 비가 많이 와서 논판에 물이 차게 되면 벼들이 둥둥 떠다녀요 헤엄치는 것처럼.

 

그는 볏모가 심어진 후 일정 크기 이상 자라야 비가 내려도 광합성 및 호흡이 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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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TV는 30일 평양시 역포구역 소신남새전문협동농장에서 이번 장마로 침수된 논벼들에 대한 물빼기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소신남새전문협동농장의 물에 잠긴 논벼들의 모습. /연합

 

또 그는 북한 내 산림 황폐화로 산에서 비를 타고 내려온 흙탕물과 토사에 논이 뒤덮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생육에 큰 피해를 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조충희] 물이 잠겨 있는 상태에서 빨리 빼주지 않으면 거기 물속에 있는 흙탕물들이 벼나 옥수수 이런 데 숨구멍을 다 막아버리거든요. 그렇게 되면 더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보통 이제 제가 있을 때도 장마가 한 번 지나면 맑은 물 뿌려줘서 벼를 다 씻어주고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이제 그런 것도 할 형편이 못 되니까 작황에 더 심각한 영향을 줄 수가 있는 거죠.

 

미국의 민간 기상정보업체인 ‘아큐웨더의 제이슨 니콜스 선임 기상학자는 (628) 북한의 올 6월 강우량은 2018년 이래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2018 6월 북한 평양의 강우량은 누적 61cm였는데, 지난 달 26 46cm를 기록하며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제이슨 니콜스] 6월은 확실히 예년 수준을 훨씬 웃돌고 있습니다. 사실 6월 강수량은 현재까지 평양에서는 평소의 약 5배 정도입니다.

 

그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에 정체돼 앞으로도 한동안 폭우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제이슨 니콜스] 일본 도쿄의 남서쪽에 강한 고기압이 있는데, 이는 전방 경계 기류를 정체시키고 북한 전역에 걸쳐 머무르게 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장기간 폭우가 이어지는 이유입니다. 일본 남부에 극심한 더위를 몰고 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형성되는 장마전선이 곧 북한으로 북상해 장마가 계속될 수 있다는 겁니다.

 

[제이슨 니콜스] 가장 최근의 위성 사진을 보면 북일본에서 북동해를 가로질러 북한을 거쳐 서해로 들어가는 일종의 경계선이 선명하게 있습니다. 이 경계에는 두 개의 저기압 지역이 있는데 하나는 서해 상공이고 하나는 일본 북부의 알타이도 부근에 있습니다. 따라서 폭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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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를 내리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북한을 뒤덮고 있다. 각 27일 오후 1시 (왼쪽), 28일 오전 9시 (오른쪽) 촬영./제이슨 니콜스 제공.

 

 

계속될 듯한 폭우에 우려 증가

 

문제는 모가 다시 자리를 잡을 틈도 없이 장마가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입니다.

 

니콜스 선임 기상학자는 7월 태풍 시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며 7월 말 지금과 같은 폭우가 한차례 더 반복될 수 있다고 예측했습니다.

 

[제이슨 니콜스] 7월이 되면서, 서태평양에 태풍 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태풍 흐름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할 겁니다. 그리고 아마도 7월이 6월보다 전반적으로 건조하겠다고 생각합니다만, 강우량에 있어서는 여전히 평년보다 약간 높을 겁니다. 그래서 적어도 7월 초에 엄청난 비가 내릴 것 같진 않지만, 여전히 폭우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마도 7월 후반에 지금과 같이 또 한차례 폭우가 내릴 수 있습니다.

 

조 소장은 이처럼 폭우가 반복되면 초기에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볏모들에 특히 위협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충희] 그렇지 않아도 영양 상태가 좋지 못하고 비정상적으로 비실비실한데 이제 마지막 시기에 또 폭우와 바람이 같이 불게 되면 벼가 제대로 서 있지 못하고 넘어지게 됩니다.

 

그는 또 계속된 폭우는 잡초를 제거하는 김매기 작업에도 방해가 돼 작물 생육이 더욱 더뎌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 소장도 올 해 곡창지대인 황해북도와 남도 그리고 평양 인근 지역의 모내기가 부진했다며 계속된 폭우와 태풍으로 북한 내 전반적인 식량 사정이 더 악화할 것을 우려했습니다.

 

[정성학] 그러니까 6월에 비 왔다고 이제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고 7월에도 계속 이어지거든요. 8월 초까지도 비가 오기도 해요. 그러니까 계속 태풍까지도 겹치게 되면 또 이제 더 심해지니까 기상 예보를 살펴봐야죠. 하여튼 비 영향은 8월 초까지 계속될 것 같습니다.

 

가뭄에 이어 예년보다 이른 시기에 찾아온 올 여름 장마로 북한 농민들은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습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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