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설주 전승절 때 입은 민소매 옷 북한서 유행 가능성”

워싱턴-박수영 parkg@rfa.org
2022.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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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설주 전승절 때 입은 민소매 옷 북한서 유행 가능성” 북한 전승절 69주년인 지난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됐다고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가 민소매 원피스 차림으로 행사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

앵커:한반도 톺아보기저명한 한반도 전문가인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와 함께 북한 관련 뉴스를 되짚어 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분석하고 전망해 보는 시간으로 대담에 박수영 기자입니다.

 

북 주민들, 무더위 속 냉방∙목욕 시설 부족에 외출 금지까지 삼중고

 

<기자> 북한에 무더위와 장마가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먼저, 무더위 속 북한 주민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 신문 외교 전문기자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아사히 신문 외교 전문기자
사진 제공-마키노 요시히로
마키노 요시히로: 북한에 극히 일부의 고급 간부들이 사는 곳을 제외하고 냉방시설이 있는 아파트는 거의 없습니다. 선풍기가 있긴 있지만 북한 상품은 질이 떨어진다고 합니다. 탈북자들 말로는 소리만 시끄럽고 거의 바람이 안 나온다고 합니다. 한국처럼 밤에 바닷가나 강변에 가서 과일을 먹거나 시원한 음료수를 먹는 문화도 없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경비 문제 때문에 목적 없이 밤에 외출하는 것은 단속의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또 목욕을 어떻게 하는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합니다. 북한 아파트에서는 목욕할 수 있는 장소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평양 등 도시에는 북한에서 공중 욕장이라고 하는 목욕탕이 있기는 있습니다. 다만 지방이나 농촌에는 이러한 시설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강변에 가거나 아니면 우물의 물을 이용해서 목욕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북한 지방에 가면 강변에 '목욕 금지'라고 경고하는 간판이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북한은 해마다 여름 계절에는 단고기 즉, 개고기 요리 경연 대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확인했더니 조선중앙 텔레비전이 올해도 7월 하순에 각 도의 요리사들이 모여 단고기 경연대회에서 음식을 선보였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에서 한국과 똑같이 삼복에 힘을 보충하는 음식을 먹는 풍습이 있는데 한국처럼 삼계탕을 먹는 것이 아니라 단고기를 먹는 풍습이 있다고 합니다. 사실은 북한에서는 복날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단고기를 먹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북한에서 단백질 공급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심각한 (영양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북한 사람들에게 단고기는 한국 사람 입장에서 닭고기 같은 음식입니다. 그러니까 단고기는 북한 서민들이 국수처럼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데다 단백질도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라고 합니다. 서양 사회에서는 단고기 먹는 문화를 야만스럽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이는 북한 실정을 잘 모르는 사람의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김정은 총비서가 북한 주민들의 식생활을 개선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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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중앙TV는 16일 초복을 맞아 평양단고기집과 문흥단고기집 등 유명 단고기(개고기) 식당이 손님들로 성황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평양단고기집의 다양한 단고기 요리. /조선중앙TV

 

북 여성 고위층 사이에서 민소매 옷 유행 가능성 엿보여

 

<기자> 전승절이 열린 지난달 27일도 섭씨 34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였습니다. 그런데도 이날 행사를 위해 나온 사람들로 야외 광장과 거리가 가득 메워졌는데요. 심지어 625 참전용사들은 긴팔, 긴바지의 군복을 입고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더운 날씨에 북한에서 어떻게 야외 행사가 진행될 수 있었다고 보시는지요?

 

마키노 요시히로: 조선중앙 텔레비전에서 보도한 영상에서 전승절 기념행사가 시작됐던 시간대를 보면 햇볕이 조금 남아 있었으므로 오후 8시께부터 행사를 시작한 것 같습니다. 그때의 평양 기온은 30도 정도였습니다. 영상을 보면 기념행사는 2시간 이상 진행됐던 것 같습니다. 또 김정은 총비서 부부나 일부 고급 간부, 노병들은 책상 옆에 앉아 있고 그 위에는 음료수도 볼 수 있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샴페인으로 건배도 했고요. 그러나 나머지 대부분 참석자 중에 음료수를 먹거나 손수건을 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볼 수 없었습니다. 북한 전문가한테 물어봤더니 최고지도자가 출석하는 1호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핸드폰이나 볼펜 같은 개인 소지품은 가져갈 수 없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다수 출석자는 2시간 이상 물도 마시지도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듣기로는 참석자들은 그런 상황에 대비해 행사가 시작하기 전과 끝난 후에 물을 먹으면서 버틴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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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전승절)인 지난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기념행사가 성대히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연합

 

<기자> 이날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리설주 여사가 북한 여성들이 쉽게 입을 수 없는 민소매 옷을 입어 화제였다고요?

 

마키노 요시히로: 김정일 시대에는 민소매 옷을 입은 여성들이 길거리에서 기찰대의 단속 대상이 됐습니다. 더운 날씨라도 민소매 옷이 사회문화적으로 퇴폐적이라는 이유로 입는 게 금지됐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기념행사에서 리설주 여사와 몇몇 젊은 여성 가수들도 민소매 옷을 입고 있었습니다. 리설주 여사는 북한에서 패션 선구자역할을 하고 있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옛날에는 리설주 여사가 북한에서 통가방이라고 하는 핸드백을 가지고 참석해서 북한 부유층의 여성들을 중심으로 유행된 바 있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북한 부유층을 중심으로 민소매 옷이 유행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한편, 북한 남성들은 여름 계절이라도 긴소매 옷을 입은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군에 입대할 때 팔에 문신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미군은 사망하더라도 누구든지 알 수 있도록 하는 인식표 역할의 군번줄(독 태그, Dog Tag)을 소지하지만, 북한군 병사들은 군번줄을 가질 수 없어서 대신에 문신을 해서 누군지 알 수 있도록 한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문신이 보이지 않도록 긴소매를 입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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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8일 정전협정 체결 69주년(전승절)을 뜻깊게 기념한 제8차 전국노병대회 참가자들을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조선중앙TV가 29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방송 화면에 국무위원회 경위국장으로 알려진 김철규(김정은 옆)와 경호원들이 김 위원장 근접 거리에서 밀착경호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다./연합

 

김정은, 아베 피격 사건에 긴장한 것 아냐더 철저한 경비 선보이기

 

<기자> 한편, 전승절 행사에서 5명의 경호원이 김정은 총비서를 밀착 경호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해외가 아닌 북한 내에서 이처럼 삼엄하게 경호하는 것은 드문 일인데요. 지난달 8일 발생한 아베 신조 피격 사건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요?

 

마키노 요시히로: 조선중앙 텔레비전 영상을 보면 김정은 총비서 주변에 검은색 양복을 입은 남자들 몇 명이 수행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김정은 총비서를 호위하는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일부 한국 언론은 일본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총격당했던 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에 북한이 긴장해서 경비를 강화했다고 보도한 바 있었습니다. 이번 행사에는 총뿐 아니라 만년필이나 물병, 손수건 등 개인 소지품은 일체 가져갈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만약에 1호 행사에서 참가자가 김정은 총비서를 습격하려 해도 무기는 아무것도 쓰지 못한다는 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경비는 만에 하나의 경우에 대비하는 것이고 북한이 (아베 신조 전 총리 총격 사건으로) 긴장했다기보다는 철저한 경비 체계를 노출해서 "김정은 체제는 안정적이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목적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자> , 마키노 기자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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