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주재 북 외교관들, 대사관 텃밭 채소로 부식 해결”
2022.10.21
앵커: 대북제재를 엄격하게 이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몽골에는 북한 노동자뿐 아니라 북한 물건조차 찾아보기 힘든 상황입니다. 주요 탈북 노선 중 하나였던 몽골의 자민우드에도 북한 이탈 주민을 찾아보기 힘들었는데요.
다만 중국 자치구 중 하나인 내몽골 지역에 상당수의 탈북민이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한국 동아대학교 부산하나센터장인 강동완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박수영 기자가 최근 직접 몽골을 방문한 강동완 교수로부터 자민우드와 울란바토르의 현지 분위기 들어봤습니다.
중국 내몽골에 탈북민 상당수 남아 있는 걸로 알려져
<기자> 교수님께서는 지난 6월, 8월에 이어 최근 (10월 초)에도 몽골을 방문하셨는데 이번에는 몽골 남쪽에 위치한 자민우드 지역을 방문하셨다고요? 자민우드는 어떤 곳입니까?
[강동완] 자민우드 지역은 중국의 내몽골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역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탈북민들이 중국에서 탈북 루트로 활용하는 것이 위로는 몽골 노선이고, 아래로 중국 쿤밍을 거쳐서 베트남-미얀마-라오스-태국으로 가는 노선인데 지금 위쪽으로 탈북하는 내몽골 코스가 거의 완전히 막혀버린 상태인 거죠. 그리고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서 중국 내부로 이동이 안 되다 보니까 내몽골에 잡혀 있는 탈북민들이 굉장히 많다고 알려진 상황입니다. 내몽골을 넘어서면 바로 몽골의 남쪽 국경 자민우드 지역이 되기 때문에 내몽골의 사막을 넘어서 결국은 몽골까지 들어와야 하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내몽골은 중국 관할이고 중국의 영역이지 않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중국과 몽골이 맞대고 있는 자민우드 지역이 중요할 수밖에 없고 또 자민우드 지역은 몽골과 중국의 경제적인 교류라든지 또 몽골의 자원 수출이나 중국으로부터의 자원의 유입들, 이런 것들도 볼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지역이기 때문에 우리가 북한 연구를 하면서 반드시 주목해야 할 지역이라고 할 수 있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몽골이 중국과 접해있다 보니 사람들의 왕래뿐 아니라 수출입도 활발할 것 같은데요. 북한 물건도 찾아볼 수 있었는지요?
[강동완] 중국이나 러시아에 가면 현지 벼룩시장에서 반드시 북한 물건을 구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몽골은 북한과 수교국이고 굉장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데도 벼룩시장 (울란바토르 나랑톨 시장)에서는 북한 물건을 찾기는 매우 어려웠죠. 거의 하나도 찾지를 못했는데 심지어는 보통 현지에 가면 북한 책이나 이런 것을 많이 구할 수 있는데 그런 것도 하나도 구할 수 없었죠.
<기자>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와 대북제재 때문일까요?
[강동완] 북·중 국경에서 밀수를 통해서 북한으로부터 중국으로 물건이 나오고 그 물건이 다시 한국으로 유입되는 구조였거든요. 그런데 지금 대북 제재와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서 중국과 북한의 국경이 완전히 봉쇄돼 있지 않습니까? 가끔가다가 북한의 시장이라든지 또 북한을 직접 방문해서 사 온 기념품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이제 주로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북한은 전혀 갈 수 없다 보니까 그런 벼룩 시장에 북한과 관련된 물건들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죠.
북 노동자들 없어 북한 식당 운영 지연…”노동자 파견 재개되면 반드시 열 것”
<기자> 이번 방문 때도 몽골 울란바토르에 있는 북한 식당들을 살펴보고 오셨는데, 7곳 중의 6곳은 북한 식당이 있었던 흔적도 사라졌지만, 한 곳은 여전히 남아있었다고요?
[강동완] 제가 마지막으로 갔던 한 곳은 여전히 간판이 걸려 있는 거죠. 그 한 곳은 지금 계속 북한 식당이라는 간판을 내걸고 공사 중으로 되어 있어서 현지 관계자 얘기를 들어보면 “북한 당국에서, 직접 몽골 북한대사관에서 직접 관리하고 운영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 안의 집기 같은 것들을 치우지 않고 그냥 문만 닫아놓은 상태다”라는 증언을 들었고 “대북 제재가 끝나고 또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이 재개되면 그곳은 반드시 다시 열 것”이라는 증언을 들을 수 있었죠.
<기자> 몽골에 북한 식당 하나도 운영하지 못할 정도로 북한 노동자들이 “없는” 상황인가요?
[강동완] 몽골은 북한 노동자들은 공식적으로 “없다”라고 봐야 합니다. 중국이나 러시아는 대북 제재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또 2019년 12월 이후에 해외에 나와 있는 모든 북한 노동자들은 다 본국으로 송환하게 돼 있었는데 코로나 대유행으로 인해서 지금 갈 수 있는 교통이 막혀버린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중국이나 러시아에서 보통 비행기나 기차를 통해서 북한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게 안 되다 보니까 갈 수 없는 상황이 돼버렸고, 몽골 같은 경우에는 한국이라든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엄격히 적용받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철수 시한에 맞춰서 이미 다 본국으로 송환이 된 상태거든요. 그러니까 몽골에서 가장 유명한 게 캐시미어 공장인데 그 공장에 약 800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한 명도 없다고 얘기하는 것이 공식적인 입장이고 실제로 거기에서 북한 여성의 북한 노동자를 찾기는 찾아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공식적으로 건설이라든지 또는 북한 식당이라든지 또는 캐시미어 공장이라든지 어떤 곳에도 몽골 같은 경우에는 공식적으로 북한 노동자가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몽골주재 북 대사관, 텃밭서 기른 채소로 끼니 해결하는 듯
<기자> 몽골 주재 북한 대사관도 다녀오셨다고 들었는데, 현지 북한 대사관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강동완] 대사관은 특별하게 대북 제재에 영향을 받지는 않기 때문에 대사관의 운영은 정상적으로 계속되고 있고, 거기 주변에 있다 보면 간혹 북한 대사관 관계자들 모습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가 있거든요. 다만 대사관에서 이제 영사 업무라고 하죠. 비자를 발급하는 업무 같은 것들은, 지금 북한으로 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단되어 있지만 여전히 대사관의 기능은 계속하고 있다고 보여지죠.
<기자> 그럼 북한 대사관 직원들은 식사를 어떻게 해결하는 걸로 보이셨는지요?
[강동완] 대사관 직원들은 어차피 북한 식당이 있다고 하더라도 거기에서 식사하거나 그렇지는 않고 자체적으로 다 해결은 주식물(부식)을 구해서 해결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식당이 열리는 것과는 크게 상관없을 것 같고요. 다만 몽골 주재 북한대사관에는 마당이 조그마하게 있어요. 그 마당을 보면 직접 재배하는 게 보이거든요. 그러니까 간혹 아주 간단한 온실 같은 걸 만들어 놓고 상추라든지 또 야채 같은 거를 직접 재배하는 것도 보이기 때문에 그런 거 가지고 부식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네, 강동완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한국 동아대학교 강동완 교수로부터 북한 노동자와 물품 관련 몽골 내 상황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기자 박수영,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