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지방발전 20x10 정책’ 이행 지역별 편차 심해

서울-천소람 cheons@rfa.org
2024.08.02
북 ‘지방발전 20x10 정책’ 이행 지역별 편차 심해 북한 평안남도 성천군에 들어서는 ‘지방발전 20x10 정책’ 신규 공업단지 부지의 모습이 보인다. 온실농장의 일부를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건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Planet Labs

앵커: 북한 당국이지방발전 20x10 정책의 건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며 성과를 선전하고 있지만,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붕 공사가 진행된 지역은 두 곳에 그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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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평안남도 성천군에 들어서는 ‘지방발전 20x10 정책’ 신규 공업단지 부지의 모습이 보인다. 온실농장의 일부를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건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Google Earth(좌), Planet Labs(우)

북한 평안남도 성천군에 들어서는 ‘지방발전 20x10 정책’ 신규 공업단지 부지의 모습이 보인다. 온실농장의 일부를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건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Google Earth(좌), Planet Labs(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직접 첫 삽을 뜨며 공사의 시작을 알린 평안남도 성천군도 아직 지붕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식별됩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올해 안에 20개 지역의 공장이 완공될 수는 있겠지만, 정상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지방발전 20x10 정책을 시행 중인 20개 지역에 대한 진행 상황을 추적하고 있는데요. 천소람 기자가 이 중 7개 지역을 살펴봤습니다.

  

‘20X10 정책마무리 단계? “두 지역만 지붕 공사 진행

 

북한 당국은 지난달 13일 노동신문을 통해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외부 공사가 마감 단계에 들어섰다고 선전했지만, 위성사진을 통해 건설 진전 상황을 분석한 결과 지붕 공사가 마무리된 지역은 두 곳으로 식별돼 공장 건설 속도는 선전보다 다소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위성사진을 통해 총 20개 지역을 살펴본 뒤 그 중 강원도 고산군, 양강도 김형직군, 자강도 동신군, 평안남도 성천군, 함경북도 경성군, 황해남도 재령군, 황해북도 은파군 등 총 7곳을 위성사진을 통해 분석했습니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김혁 한국 농어촌공사 농어촌연구원의 선임연구원은 지난달 26 RFA에 건설 속도가북한이 말한 진행 상황만큼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지 않다라고 진단했습니다.

 

[김혁] 위성사진을 보며 판단했을 때는 거의 60~70% 정도 진행된 것 같습니다. 7월 중순 기준으로 보면 지붕 올라간 대상은 2~3곳밖에 안 보입니다. 동신군과 김형직군의 경우 지붕까지 다 올린 상태이고 나머지 지역들은 대부분 지붕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최대식 한국 토지주택연구원(LHRI) 북한연구센터장도 지난달 30일 자유아시아방송에노동신문 보도와 달리 골조 공사가 전부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분석했습니다.

 

[최대식] 지역에 따라 진행 정도가 달리 보이는데요. 골조 공사가 마무리되어 보이는 곳도 있고, 이제 막 기초 공사를 끝내고 골조 공사가 한참 진행하고 있는 것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반대로 거의 완성 단계에 있거나 이미 공사가 마무리된 것처럼 보이는 공장도 있는 것 같습니다.

 

노동신문이 “20개 지방공업 공장들의 골조공사가 완공됐고, 지붕공사와 타일붙이기 작업이 마감단계에 들어섰다고 선전한 것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역점 사업인 ‘지방발전 20x10 정책은 향후 10년에 걸쳐 북한 내 20개 시·군에 현대식 공장을 건설하고, 지방 주민의 생활 수준을 향상해 지역 간 불균형을 극복하겠다는 목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장 건설 속도 빠른 곳은 김형직군과 동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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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 양강도 김형직군(좌, 7월 15일)과 자강도 동신군(우, 7월 14일)의 지방 공업 공장의 지붕 공사가 마무리된 모습이 보인다. /Planet Labs

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Planet Labs)’가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공사 진전 상황이 빠른 곳은 양강도 김형직군과 자강도 동신군입니다.

 

지난달 15일에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김형직군의 공업단지로 추정되는 장소에 3동의 건물이 건설됐으며 파란색 지붕이 올라간 모습이 식별됩니다.

 

지난달 14일 촬영한 동신군의 위성사진에도 3개 동의 건물이 골조 공사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며 파란색 지붕이 올라간 모습이 보입니다.

 

김혁 선임연구원은 김형직군과 동신군은 지붕 공사까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정문까지 만들어 놓은 상태지만 아직 그 부지에 대한 정리 정돈은 안 된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김혁] 김형직군 지방 공장은 속도가 빠르게 진척이 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위성사진 화질 한계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건물은 다 완공됐고 주변 정리가 들어가고 있는 모습들이 나타나서 전국적으로 20개 지역 공장 중 제일 빠른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최 센터장도 가장 진척이 빠른 지역으로 김형직군과 동신군을 꼽으며 “공장의 지붕까지 갖춰진 것으로 보아 완성 단계에 근접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반면 강원도 고산군과 함경북도 경성군의 공사 속도는 다소 느린 편입니다.

 

최 센터장은 “고산군과 경성군의 경우 기초 공사를 끝내고 골조 공사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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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강원도 고산읍의 황무지에 조성된 공장 부지. 공사가 시작된 이후 건물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 식별된다. /Google Earth(좌), Planet Labs(우)

 

강원도 고산군의 황무지에 조성된 공장 부지에 새 건물이 올라간 모습이 식별됐지만, 아직 지붕 공사는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함경북도 경성군도 건축 공사가 한창인데, 공장 건물 윤곽이 어느 정도 보이지만, 지붕 공사는 아직 시작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김 선임연구원은 경성군의 공사 속도가 초기에는 빠르게 진행되는 모습을 보였는데, 현재 위성사진에 따르면 지난 6월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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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북도 경성읍의 신규 공업단지. 공장과 건물이 형태를 띠면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6월과 7월 공사 진척 상황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 Planet La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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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천군 공사 속도 다소 느려

 

지방발전 20x10 정책의 시작을 알린 평안남도 성천군의 공사 속도는 북한 당국의 선전에 비해 다소 지지부진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노동신문은 지난달 13, “성천군에 파견된 관병들이 지방발전 정책 실현을 위한 투쟁에서 선봉적 역할을 하며 전진 기세를 고조시켜 나가고 있다고 선전했지만, 지난달 15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건물의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이 식별될 뿐 지붕 공사가 시작된 움직임은 포착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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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상업위성인 ‘플래닛랩스’가 지난 6월 23일에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 평안남도 성천군에서 온실농장의 일부를 철거하고 새 건물을 짓는 건축공사가 진행 중이다. / Google Earth(좌), Planet Labs(우)

 

공업단지가 들어설 곳으로 추정되는 성천군 지역에는 기존에 있던 온실농장에서 21개 동의 온실 중 14개 동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혁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공식적으로 말하는 것과 현장에서 건설 속도가 너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혁] 김정은 총비서가 착공식에 참석했던 곳이기 때문에 노동신문이나 북한 주요 매체에서 중요한 대상지로 계속 언급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그것과 다르게 위성 사진을 놓고 보면 아직 지붕이 다 올라가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 센터장은 성천군의 공사 속도가 빨리 진행되고 있지 않지만, 김 총비서가 착공식에 참석한 만큼다른 지역들보다 앞서서 준공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최대식] 현재 명확하지 않지만, 골조 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성천군이 평안남도에 있는데, 다른 지방 공장에 비해서 평양에 가까이 있습니다. 그래서 중앙에서 지원이 좀 더 용이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밖에 황해남도 재령군과 황해북도 은파군도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모습이 식별됐지만, 지붕 공사가 시작된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재령군에서는 낡은 건물들을 철거하고 새 건물이 지어진 모습이 보이며, 황해북도 은파군도 황무지에 조성된 새로운 3동의 건물 모습이 확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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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남도 재령읍에 조성된 공장 부지에서 이전에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이다. /Google Earth(좌), Planet Labs(우)

 

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방공업발전 공장 부지에는 물품 창고와 경비실을 포함한 크고 작은 부속 건물들이 있지만, 보통 식료품 공장, 일용품 공장, 옷 공장으로 구성된 3개의 주요 건물을 중심으로 공업단지가 조성됩니다.

 

보통 공정 과정이 복잡한 식료품 공장의 건물 크기가 가장 큰 형태를 보이며, 공정 과정이 단순한 옷 공장의 건물 크기가 가장 작게 건설됩니다.

 

일용품 공장에서는 플라스틱 제품을 포함해 그릇, 치약, 칫솔 등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생필품이 생산되며, 식료품 공장에서는 된장, 간장, 기름 등을 생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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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황해북도 은파읍에 조성된 공장부지에 새로운 공장(3동) 모습이 보인다. /Google Earth(좌), Planet Labs(우)

 

올해 완공 가능하겠지만, 유지 및 가동 힘들 듯

 

지방발전 20x10 정책이 시행되는 첫 해. 연말까지 20개 지역 공장의 완공이 가능할까.

 

최대식 센터장은 “현재 지방발전 정책이 동시다발적으로 20개 시군에서 추진됨과 동시에 각 지방에서 농촌 살림집 건설도 병행되고 있다짧은 기간에 모든 건설 사업을 완성하는 것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최대식] (지방발전 정책의 표본으로 삼은) 김화군이 10개월 만에 완공이 됐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올해 3월 초에 대부분 착공했으니, 10개월 따지면 연말이 되기에 올해 내로 완공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일거에 20개 시군의 지방 공업공장을 완성하기는 인력이나 자재, 설비 등의 문제로 쉽지는 않을 겁니다. 과거 북한에서 건설 사업을 보면 당해에 완공을 목표로 했어도 그다음 해로 넘어가는 사례가 굉장히 빈번했습니다. 그래서 이번도 사실 올해 내에 일거에 완성한다는 것은 조금 확률이 낮을 것 같다고 판단이 됩니다.

 

완공하더라도 지방 공업공장이 정상 가동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공장이 정상 가동되려면 내부 설비와 실제 생산에 필요한 원료 및 중간재들이 원활히 공급되어야 하는데, 아직은 이러한 체계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김 선임연구원은 내부 기계와 설비를 수입해서 들여온다고 하더라도 전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지방공업 공장이 제대로 가동되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혁] 공장에 쓰기 위해서 전력을 공급받아야 해요. 김화군이 위치한 강원도 일대에는 수력발전도 많아서 전력 공급을 그쪽으로 돌리면 돼요. 그런데 다른 지역들의 경우 예를 들면 김형직군 제일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그 지역은 전력이 없어요. 다른 필수적인 공장들이 돌아가고 있는데, 그 전력을 경공업 공장으로 돌리는 게 어려운 일이 되는 거죠. 전력이 너무 없어서 그게 제일 큰 문제입니다.

 

결국 원료 조달 능력, 전력, 그리고 설비 및 자재 등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올해 20개 지역에 지방공업 공장들이 완공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 가동되기에는 어렵다는 해석입니다.

 

한편, 한국 통일부도 지난달 23일 북한이 추진 중인지방발전 20x10 정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하며 정책 이행의 첫해이기 때문에올해는 뭔가를 만들어 놓을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만성적인 전력난과 물자 및 재정 부족을 이유로장기적으로는 공장 가동이 어렵다고 내다봤습니다.

 

결국 본래 “노력동원 방식에 의존한 형식적 생산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입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천소람입니다.

 

에디터 박봉현, 웹편집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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