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종합병원 의료 기자재 확보 쉽지 않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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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엇보다 건강이 우선이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누구나 한 번씩은 들어보셨지 않을까 싶은데요. 특히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전 세계적인 확산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에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dprkhealth.org) 센터장과 함께 기획한 '북한 보건∙의료 해부.' 북한 보건과 의료 체계의 정확한 실상을 파악해보고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보장하기 위한 방안도 함께 모색해봅니다.

이 시간 진행에 천소람 기자입니다.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안경수 제공
안경수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

대북제재 면제기간 '연장'이 '지원'으로 이어지는 건 아냐

[기자] 유엔이 코로나 19 대응을 위한 미국과 독일 등 민간단체의 의료장비 지원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했습니다. 북한의 북중 국경 봉쇄로 지원물품이 반입되지 못해 적체되면서 제재 면제 기간이 연장되기도 했는데요. 면제 기간을 연장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안경수] 실무적인 부분과 관련이 있는데요, 대북제재 면제 승인 신청은 지금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대북지원하는 과정 중 하나에요, 제재면제라는 '서류심사'라고 할까요. 그런데 이 대북제재면제 '신청'을 하고 '승인'을 받고 제재면제 기간이 '연장'되는 것과, 실제로 북한에 '지원'이 되는 것은 완전히 다릅니다.

예를 들면, 제재면제 기간이 연장되는 이유가 실제로 지원이 잘 안되니 일단 대북제재 면제 기간을 연장시켜 시간을 미루는 거죠. 근데 사실은 실제로 북한과 실무적인 합의가 안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지원과 차이가 있고, 실제로 지원하는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대북제재 면제 기간 연장을 받는 이유는 각 단체나 NGO(비정부단체)가 북한과 실제로 합의가 안되는 경우가 있어 일단 대북제재 면제부터 받고 보자는 실무적인 방법입니다. 국경봉쇄 때문에 (물품을) 반입하지 못해서 제재면제 기간이 연장되기도 하지만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닙니다. 여러가지 이유 중 아주 일부분이고, 위에 언급한 이유들도 있죠.

[기자] 네, 제재 연장 신청이 받아들여져도 실제 지원까지 이어지는 부분은 적다는 말씀이시군요. 실제 지원 단계까지 이어진다면, 북한 당국이 이같은 인도적 지원 물품을 언제 받아들일지도 궁금합니다. 센터장님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안경수] 네, 굉장히 적고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독일 등 해외 민간단체의 의료장비 지원은 받아들일 거에요. 남한 단체 혹은 남한 지원 물품이 아닌 이상, 독일이나 미국 쪽은 협력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평양종합병원 개원, 이르면 올해 하반기 예상

[기자] 한편, 북한 당국은 김정은 총비서의 권력 승계 10주년을 맞아 평양종합병원 개원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난해 완공 예정이었지만, 실패했습니다.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다고 보십니까?

[안경수] 위성사진을 보니 이미 지난해에 외형은 다 완공이 됐습니다. 문제는 내부, 소위 말하는 기자재나 의료인 등을 포함한 인력들인데요. 이 부분 확충이 쉽지 않다고 봅니다. 처음에 김정은 총비서가 참가한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이 열렸잖아요, 그 당시 작년 10월까지 완공을 한다고 이야기 했죠. 북한은 최고 지도자의 얘기는 곧 법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작년 10월까지 완공이 될 줄 알았습니다. 작년 10월까지 외형은 다 완공이 됐어요. 외형은 완벽하게 완공이 됐으니 당중앙과 타협을 본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평양종합병원 건설사업은, 국가적인 중요 대상 건설입니다.

[기자] 그렇다면 외형은 준비가 됐는데, 인력 혹은 내부 기자재 부족이 개원을 미루는 주 이유라고 생각해도 무방할까요?

[안경수] 부족일 수도 있고, 확충인데. 인력이 부족하진 않을 겁니다. 인력을 어디서 가져오느냐 문제도 있지만, 공급과 수요 문제니까요. 최첨단 기계는 부족하겠죠. 하지만 다 방법이 있습니다. 북한의 국가 중요 사업은 다 방법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개원을 하지 않을까)…. 북한 중앙 혹은 평양에서 하는 국가적 사업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냅니다. 이것이 바로 독재국가, 사회주의 국가의 특징 중 하나죠.

[기자] 네, 그렇군요. 평양종합병원 건설사업은 '국가적인 중요 대상 건설'이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이 '국가적인 중요 대상 건설'의 예로 무엇이 있을까요?

[안경수] 이 '국가적인 중요 대상 건설'을 살펴보면 어랑천 발전소, 평양의 려명거리, 원산갈마 해안 관광지구 이런 것들이 국가적인 중요 대상 건설이라고 북한이 이야기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평양종합병원은 보건의료적인 분야를 이미 넘어선 국가적인 중요대상 건설입니다.

[기자] 코로나19, 대북제재, 최근 수해까지 삼중고를 겪는 때에 내년 초 평양종합병원 개원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그 구체적인 근거는 무엇일까요?

[안경수] 내부까지 채우고 개원식 하는 것은 내년 초에 가능하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올해 하반기, 10월 정도에도 가능하다고 봐요. 언제 할지는 정확히 모르죠. 노동신문, 중앙통신에 나와야 우리는 알 수 있잖아요. 하지만 저는 올해 하반기에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올해는 인력 확충, 기자재 확충을 해 개원식을 하지 않을까.

평양종합병원 개원 불만보다 기대감 클 것

[기자] 삼중고로 인해 주민들이 경제적 고통을 받는 상황에서 평양종합병원 개원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불만도 커지고 있다는데요.

[안경수] 당연히 불만이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결국엔 자원을 써 건설을 하는 거니까 불만이 당연히 있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기대감도 많다고 보고 있거든요. 북한, 미국, 한국, 일본도 그렇고 사람 사는 곳 마음은 다 같습니다. 사상, 체계, 제도가 다를 뿐이죠. 사람은 인종, 국가 상관없이 마음은 같거든요. 특히 북한같은 경우는 사회주의 국가다 보니 언제나 새로운 건물 혹은 시설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있어요. 그래서 평양종합병원같은 경우도 평양시민이나 주변 남포, 평안도 주민들은 다들 기대감이 있고. 다들 완공이 되고 하면 많이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불만이 더 크냐 기대감이 더 크냐 이건 알 수가 없습니다. 여론조사를 할 수도 없고. 여론조사를 한다고 하면 '아무 느낌 없다'가 더 많을 거에요. '신경 안 쓴다'가 많고, 기대감도 불만도 있고.

[기자] 평양종합병원 개원이 주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일반 주민들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갈까요?

[안경수] 평양종합병원이 주는 의미가 중요한데요. 김정은 시대 들어 평양을 위주로 대형 전문병원들이 평양에 건설되고, 기존에 있던 것들이 현대화가 많이 됐어요. 그래서 이제는 종합병원을 건설하고 현대화한다는 국가적인 정책적인 방향을 제시한 겁니다. 보건의료적인 이런 국가적인 방향 제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의료전달체계 4단계가 있어요. 진료소, 시군, 도, 그리고 중앙 병원. 평양종합병원은 중앙급 병원, 최상층 계열에 들어가는데. 그 밑에 있는 도급 병원에서 환자 의뢰를 받아 올 수 있고요. 혜택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일반 주민들도 중앙급 병원인 평양종합병원에 갈 수 있고, 거기에서 나름대로 최신식 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부정적인 것 보다는 긍정적인 부분이 많다고 봅니다. 사람살리는 병원이잖아요.

북한에서 '뇌물'은 살아가는 방식

[기자] 지방에서 평양을 가려면 특별여행허가증이 필요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평양에 거주하지 않는 주민들에게는 이 평양종합병원의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요?

[안경수] 이론상은 평양에 가기가 어렵죠. 검사, 검문, 방역을 통과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갈 사람은 다 갑니다. 북한은 돌아다니기 어렵고, 증이 있어야하고, 마음대로 못 가고. 그런데, 또 다 가요. 청탁과 뇌물을 통해. 북한은 100명이면 100명 다 뇌물체계에서 살아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뇌물'이 아니고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상으론 (평양에 가기 어렵지만) 갈 수 있는 방법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원을 한다면) 매우 북적일 거에요. 하다못해 구경이라도 하려고 할겁니다. 우리도 사실은 대형 종합병원이나 병원을 가면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잖아요. 우리나라 병원도 적자가 많이 나 상업시설로 수익사업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북한도 평양종합병원 안에 다 의료시설일 리는 없어요. 편의봉사 시설이 있을거에요. 상점, 음식점 등 말이죠.

[기자] 네, 오늘 '북한 보건∙의료 해부' 대화는 여기까지입니다. 대북제재 면제 그리고 김정은 총비서 집권 10주년을 맞아 개원을 계획하고 있는 평양종합병원에 관해 북한 의료 전문가인 안경수 한국 통일의료연구센터 센터장의 견해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천소람, 에디터 박정우,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