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측근 쿤스 “미, 한일관계 개선 나서야”

워싱턴-한덕인 hand@rfa.org
2021.02.08
바이든 측근 쿤스 “미, 한일관계 개선 나서야”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AP

앵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대북정책을 전면 재검토 중인 가운데 한미일 삼국 사이의 긴밀한 공조를 통한 일치된 대북접근이 북한 핵문제 해결에 필수라고 바이든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이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를 위해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 안보 담당자들이 역사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한일 양국 관계 개선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소속 크리스 쿤스(민주델라웨어) 상원의원이 최근(2월 2일) 북한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며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습니다.

쿤스 상원의원: 북한과 김정은은 민주, 공화를 가리지 않고 역대 미국 행정부에 변함없는 도전이었습니다. 북한 문제는 계속해서 악화해왔습니다. (The DPRK and Kim jong-un is the enduring challenge across the several administrations of both parties, it has simply gotten worse and worse and worse.)

과거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에 당선된 뒤 델라웨어 상원의원직을 물려받을 정도로 최측근으로 꼽히는 쿤스 상원의원은 플로리다국제대학교(FIU)가 주최한 연례 학회(State of the World 2021 Conference: Struggle for Democracy) 행사에 나와 미국은 지금도 북한 핵개발의 구체적인 윤곽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그는 다만 “적어도 북한의 공개 발표에 따르면 북한이 계속해서 (핵)무기와 그 운반 수반을 개발 중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쿤스 의원은 이어 나날이 북한의 위협이 커지는 가운데 바이든 정부가 현재 지닌 지렛대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정책을 재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무엇보다 지역적 동맹, 특히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쿤스 상원의원: 먼저 우리는 지역 동맹을 강화해야 합니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역사적 문제로 지난 수십년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바이든 대통령과 국가안보진은 한일 양국에 (미국과의) 상호방위에 더 기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기 전에 우선 한미일 관계를 더 끈끈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I think rather than berating them about contributing more to our mutual defense, President Biden and his National Security team needs to get their arms around the relationships with South Korea and Japan, and strengthen the three of us as engaged partners with North Korea and get us a line around a common vision.)

그는 ‘미국이 중국의 역내 영향력을 제한하면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국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이 무엇인지’ 묻자 미국과 한국, 일본 삼국이 대북 관여에 있어 하나의 목적의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답했습니다.

쿤스 의원의 이날 발언은 바이든 행정부가 한일 양국 간 역사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중재 역할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돼 주목됩니다.

그는 또 중국 없이는 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주석을 상대로 추진하는 대북 외교의 축은 한미일 공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쿤스 상원의원: 중국은 북한, 파키스탄, 이란의 (핵)확산 문제에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비확산을 위한 노력에 해로운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이란과 북한의 비확산에 대해 협력하는 것은 올해 우리가 마주해야 할 어려운 외교의 중요한 부분입니다. (China has played a role in proliferation in the region in North Korea and Pakistan and Iran. They can play a constructive role. They can play a harmful role. And getting the United States and China aligned around nonproliferation in Iran and North Korea is a critical piece of tough diplomacy that we've got to do this year.)

쿤스 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례 없는 대담한 개인 외교를 시도했고, 북한과 몇 차례의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맺은 결실은 매우 미미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스티브 비건 전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국무부 부장관은 다음날(2월 3일) 진행된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총비서가 “역사를 바꿀 수 있었지만, 기회를 놓쳤다”고 평가했습니다.

비건 전 부장관: 북한은 지금도 답답한 상황입니다. 앞서 저와 친한 한 한국인 친구는 북한을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독재 정권을 지탱하는 김정은 총비서의 정치적 목적과 그의 경제적 목적은 서로 모순적 관계에 있다는 겁니다. 북한을 개방해 무역을 활성화하고 투자와 관광을 유치하는 등 경제적 목표는 그의 정치적 목적으로 인해 달성되기 어렵다는 겁니다. 김 총비서는 결단을 내려야 하고, 진정 그가 (비핵화를) 결심했다면 역사를 바꿀 수도 있었습니다. (The North Koreans are stuck. A close friend in South Korea described to me as this– Kim Jong-un’s political objectives, sustaining a dynastic dictatorship, are imperiled by his economic objectives. Opening North Korea to trade, to investment and to tourism- his economic and objectives of course are imperiled by his political objective. He has a decision to make. And if he made the decision, he could have changed the history.)

비건 전 부장관은 또 북한의 지역적 특징상 개방한다면 북한 주민들의 밝은 미래는 보장될 수 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비건 전 부장관: 역사의 흐름을 되짚어보면 북한 주민들을 위한 밝은 미래는 가능합니다. 북한은 러시아, 중국 한국 사이에 끼어 있지 않습니까. 일단 개방만 하면 세계를 향한, 특히 아시아를 향한 교차로가 보장된다는 지역적 특징도 있고요. (Just recasting the course of history, there is a very bright future that's possible for the people of North Korea. Sandwiched between Russia, China, and South Korea. Once you open up that territory, you’ve got a crossroads of the world, certainly to crossroads of Asia.)

비건 전 부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변덕(whims)’스러운 기조가 체계적인 대북정책을 마련하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았느냐’는 사회자의 이어진 질문에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움직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던 게 문제였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그는 특히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지내며 자신을 비롯해 국무부가 항상 고민해야 했던 부분은 제재로 인해 일반 북한 주민들이 고통받게 되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는 계획을 마련하는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미 국무부는 제재가 인도주의적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계속 고안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사안이라고 털어놨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한덕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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