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제안으로 남북 정상이 지난 20일, 백두산에 함께 올랐는데요. 삼지연군에서는 지난 13일부터 김 위원장의 지시로 도로 보수와 미화 사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김 위원장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위해 백두산 등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에 맞춰 삼지연군과 혜산시 등에는 철통 경비와 봉쇄로 모든 차량과 사람의 이동까지 금지됐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 정상의 백두산을 방문하기까지 삼지연군과 혜산 씨의 분위기를 노정민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 양강도 혜산시부터 삼지연군까지 대규모 도로 정비
- 지난 13일부터 김정은 위원장 지시로 시작돼
- 김 위원장, 사전에 백두산 동반 방문 염두에 둔 듯
- 공안기관 국경경비대 동원 주민 통제, 주변 경계 강화
일본의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18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전한 내용은 양강도 혜산시부터 삼지연 구간까지 대규모 도로 정비 작업이 이뤄지고 비상경비태세에 들어갔다는 것이었습니다. (관련 기사)
이는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방문을 대비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남북 정상이 백두산을 방문하는 일정은 없었지만, 양강도의 취재협력자는 중앙 정부와 양강도의 고위간부가 삼지연군에 집결하고, 도로 정비 작업에 공장과 정부 기관, 인민반 주민이 대거 동원됐는가 하면 공안 기관과 국경경비대가 총동원됐다고 전했습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의 깜짝 제안으로 남북정상회담 마지막 날인 20일, 두 정상이 함께 백두산을 방문하는 일정이 확정됐습니다.
[김의겸 대변인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내일 백두산 방문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삼지연군의 도로보수 작업은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내내 문 대통령을 극진히 대접하며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김 위원장이 백두산 방문을 희망했던 문 대통령의 바람을 기억하고 사전 준비를 지시했던 것으로 풀이됩니다.
- 백두산 방문 전날부터 인원 차량 이동 전면 통제
- 열차로 벤츠 포함 경호 차량 30여 대 이송
- 혜산시 골목마다 보안원 보위원 배치
남북 정상의 백두산 등정이 있기 하루 전날인 지난 19일, 양강도 혜산시를 둘러본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당시 오토바이를 비롯한 모든 일반 차량의 통행이 금지됐고, 혜산시 골목 구석구석까지 보안원과 보위원이 서서 경계를 섰습니다.
김 위원장이 몇 차례 혜산시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이렇게 모든 차량이 통행을 멈춘 것은 처음이라는 것이 취재협력자의 설명입니다.
또 19일 오후에는 호위사령부로 보이는 경호 차량 7대를 포함한 벤츠 등 30대의 차량이 혜산 시내에 모습을 나타내면서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고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백두산에 올라가려면 삼지연군에 가야 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같이 백두산에 올라가면 주변의 완전 봉쇄가 필요한데 준비 거점이 혜산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19일 낮부터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일절 금지됐고, 평양에서 온 경호팀이 삼지연으로 가는 것을 목격했고, 삼지연군 자체를 완전히 봉쇄하고 사람의 출입을 금지했습니다.
- 삼지연군 건설공사 동원 주민은 격리
- 건설 노동자 일반 주민 모습 공개 꺼렸을 듯
- 1호 행사 중 가장 큰 1호 행사에 양강도 현지 들썩
- 주민들 불편 겪었지만, 문 대통령 방문 사실에 큰 불만은 없는 듯
한편, 삼지연군의 대규모 건설 공사에 동원된 주민은 두 정상의 백두산 방문 기간 이동이 금지된 채 철저히 격리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지시로 삼지연군에 대규모 건설공사가 진행 중인데, 전국 각지의 공장과 학교, 조직 등에서 선발된 많은 사람이 돌격대원으로 일하고 있는 겁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두 정상의 백두산 등정에 동행하는 한국 언론에 일반 주민의 모습을 감추려는 의도가 있을 것으로 풀이했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급히 주민을 관리하는 지휘부까지 만들면서 노동에 동원된 사람을 격리하고, 문재인 대통령 일행 앞에 나타나지 않도록 관리했다는 정보까지 있었습니다. 북한 당국이 다 준비한 상황이어야 외국 일행이 돌아다닐 수 있는데요, 이것은 북한의 전통적인 이미지 전략입니다. (이번 백두산 방문은) 현지에서도 김 위원장이 참가하는 1호 행사 중에서도 가장 큰 행사가 됐을 겁니다. 당연히 경호도 그렇고, 남한 손님들, 특히 동행하는 취재진 앞에 일반 주민을 보일 수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남북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백두산 정상에 함께 올라 천지 앞에서 손을 맞잡았으며 두 정상의 부부가 백두산에 나란히 선 모습만으로도 국제사회에 큰 감동을 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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