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대 뉴스] ①북한호의 새 기관장 김정은의 권력장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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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진: 2012,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2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 정리하는 'RFA자유아시아방송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이예진입니다. 오늘 '10대 뉴스'의 첫 번째 시간은 박성우 기자와 함께합니다. 박성우 기자, 안녕하세요.

박성우: 안녕하세요.

이예진: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박성우: 네, 준비해온 자료를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예진: 김정일의 사망으로 김정은이 젊은 나이에 '북한호'의 새 기관장이 됐는데요. 먼저 정리를 좀 해 보지요. 지난 1년 동안 김정은이 권력을 장악해나가는 속도가 굉장히 빨랐지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2월17일 사망했지요. 그 권력의 공백을 김정은이 메웠는데, 말씀하신대로, 권력을 장악하는 속도가 아주 빨랐습니다.

김정일 사망 13일만인 지난해 12월30일 김정은은 인민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됩니다.

군권을 먼저 장악한 김정은은 좀 뜸을 들였다가 당권을 장악하기 시작합니다. 지난 4월11일에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가 열렸지요. 여기서 김정은은 당 제1비서가 됐고요.

이틀 뒤에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는 국가 기구인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추대됐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속도를 냈을까. 그 이유를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에게 물어봤습니다. 잠시 들어보시죠.

정성장: 김정은의 권력 승계 과정이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외부에서 '김정일 사후 북한이 혼란으로 갈 것'이라는 지배적인 전망에 대해서 북한이 '결코 그렇지 않다'고 과시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박성우: 그러니까 김정일의 사망이 이른바 '급변사태'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있었는데, 북측은 '아니다'라는 대답을 한 걸로 보인다는 지적이지요.

이예진: 김정은에 대한 '신격화' 작업도 상당히 빠르게 진척됐지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신격화'라는 건 북한에선 최대한 높이 받든다는 의미로 통용되지요. 대표적인 예로는 호칭의 변화를 들 수 있는데요.

김정일 사망 이틀 뒤인 지난해 12월 19일부터는 김정은에게 '친애하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입니다. '친애하는'이라는 표현은 주로 김정일 위원장을 부를 때 사용하던 표현입니다.

24일부터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라는 표현도 등장합니다. 이건 원래는 김일성 주석에게만 사용했던 표현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은 1991년 최고사령관이 된 이후에 이 수식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또 비슷한 시점에 북측은 김정은에게 '21세기의 태양'이나 '어버이'라는 표현도 쓰기 시작합니다. 원래는 모두 김일성 주석을 수식하던 표현들입니다.

직책 뿐 아니라 호칭을 격상하는 속도도 매우 빨랐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김정은 우상화 또는 신격화 작업을 상당히 서둔 측면이 보인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 특집방송, 2012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이예진: 이번엔 김정은이 시도했던 새로운 모습들에 대해서 좀 살펴보지요. 자신이 새로운 지도자라는 걸 보이기 위해 여러모로 신경쓴 게 역력했지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주민들과 손도 잡고 팔짱을 끼는 모습을 자주 보였고요. 일반 가정집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4월15일엔 육성 연설을 통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시는 인민이 허리띠를 조이지 않게 하겠다"는 내용이었지요.

이게 다 김정일 때와는 달라진 모습입니다. 김정일은 육성 연설을 한 적이 없지요. 그리고 일반 주민과의 접촉도 많이 하지는 않았었지요.

이예진: '김일성 흉내내기'라는 평가가 있던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김정일과는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김일성은 여러모로 따라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선 짧은 머리모양이나 입고 다니는 옷, 말하는 모양새, 그리고 주민들과 접촉하려고 노력하는 모습, 이런 게 모두가 김일성 따라하기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왜 이럴까. 그 이유를 국가안보전략연구소의 고영환 전략정보실장에게서 들어봤습니다.

고영환: 북측 지도부는 김정일이 너무나 주민들 속에서 인기가 없었기 때문에 젊은 후계자를 선 보일때 차라리 할아버지 김일성을 닮은 모습으로 보여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이것이 처음에는 먹힌 것 같아요. 그러자 김정은은 김일성 따라하기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듯 합니다. 중절모를 쓰고, 김일성처럼 뒷짐을 지고, 김일성과 같은 옷을 입고, 김일성처럼 부인을 데리고 다니고, 이런 모든 게 김일성 흉내를 내는 거지요. 이는 아마 김일성의 영상을 따와서 주민들 속에 지도자 영상을 심어 주려는 고도의 이미지 전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예진: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됩니다. 아마 김정일과의 차별화 측면에서 보자면 김정은이 자신의 아내인 리설주를 공개한 게 가장 주목할만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리설주를 공개한 이유는 앞서 고영환 실장도 잠시 지적했듯이 '김일성 따라하기', 그러니까 김정일과의 차별화 차원에서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김정일의 경우는 여러 부인이 있었지만 공식석상에 대동한 적은 없었기 때문에 리설주를 공개한 것도 '김일성 따라하기'의 차원이다, 이런 해석이 나오는 거지요.

이게 부수적인 효과도 있습니다. 김정은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부인과 함께 다니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어른'의 모양새를 갖출 수 있게 된다는 거지요.

또 리설주는 일반 가정집을 방문해서 주방에서 그릇을 닦는 모습을 보여준다든지, 이런 식으로 '인민의 삶을 챙기는 지도자 부부'라는 인식을 사람들로부터 하여금 갖게 만드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풀이할 수 있겠습니다.

이예진: 알겠습니다. 하나 더 여쭤보지요. 지난 한 해동안 군부가 많이 축소됐다는 평가가 있지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제일 주목해서 볼 부분이지요.

김정일 시절엔 이른바 '선군정치'를 했지요.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군대에 권력을 과도하게 줬습니다. 그런데 이 권력을 당이 다시 갖고오는 중이고요. 이 과정에서 '숙청'을 포함해서 다양한 간부사업(인사이동)이 있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 결과, 당 정치국을 비롯한 당의 지도기구들은 정상화되고 있지만, 군대는 약화되고 있는 거지요.

이런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최룡해인데요.

이 사람은 전문 당 일꾼입니다. 군 생활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그런 인물이 군을 사상적으로 통제하는 역할을 하는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된 거죠.

이예진: 관련해서, 지난해 12월 28일 김정일 영결식 때 영구차를 호위했던 8명 중에서 4명이 사라졌다면서요?

박성우: 그렇습니다. 김정은, 장성택, 김기남, 최태복, 그리고 리용호, 김영춘, 김정각, 우동측, 이렇게 8명이 영구차를 호위했었죠. 권력의 가장 핵심에 있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말씀하신대로 이 들 중에서 무려 4명이 권력 무대에서 사라졌습니다.

리영호 당시 총참모장, 김영춘 당시 인민무력부장, 김정각 당시 총정치국 제1부총국장, 그리고 우동측 당시 국가안전보위부 제1부부장이 모두 숙청되거나 해임된 거지요.

그 배후엔 누가 있느냐? 전문가들은 장성택과 최룡해를 지목합니다. 이들이 군부 길들이기를 하고 있다, 또는 자신들의 인맥으로 군부를 새로 구성하고 있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당권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군부 힘빼기를 하고 있고, 그 과정은 장성택과 최룡해가 주도하고 있으며, 그 결과 군부는 이 두 사람의 인맥으로 메꿔지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이예진: 잘 알겠습니다. 박성우 기자, 오늘 수고하셨습니다.

박성우: 감사합니다.

이예진: 자유아시아방송의 2012년 10대 뉴스 1편 '북한호의 새 기관장 김정은의 권력장악'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구호에 그친 김일성 100주년 강성대국 약속' 편을 보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