⑤가시지 않는 한반도 긴장: 교전과 삐라

워싱턴-김진국 kimj@rfa.org
2014-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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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북한이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묵인하면 남북관계는 파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주차장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준비한 대북전단이 보이고 있다.
지난 10월 북한이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를 묵인하면 남북관계는 파국이 될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경기도 파주시 탄현면 통일동산주차장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준비한 대북전단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2014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4년 한 해의 북한 관련 뉴스를 총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양윤정입니다. 오늘 ‘10대 뉴스’의 다섯 번째 시간은 김진국 기자와 함께합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김진국: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의 주제부터 알아볼까요.

김진국: 네, 준비해온 자료를 먼저 들어보시겠습니다.

[HEADLINE CUT]

앵커: 한국전쟁의 총성이 멈춘 지 60년이 넘었지만,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이 완전히 끝난 상태가 아닌 정전 지역임을 재확인 시켜준 남과 북의 교전이 몇차례 있었죠?

김진국: 전쟁이 일수도 있다며 북한 당국이 평양의 외국인들에게 한반도를 떠나라고 했던 지난해 만큼은 아니었지만, 올해도 몇 차례 남북간의 군사충돌로 한반도의 긴장이 이어진 한 해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10월에 있었던 서해상의 교전이었습니다.  10월 7일 교전 상황을 긴급하게 전했던 서울의 박성우 기자 보도 내용을 잠시 들어보시죠

(CUT) “7일 오전 9시50분께 북측 경비정 1척이 연평도 서방 NLL, 즉 북방한계선을 약 0.5노티컬마일, 그러니까 900미터 가량 침범합니다. 이에 남측 고속함 1척이 경고 통신과 경고 사격을 실시합니다. 북측도 대응사격을 했고, 이에 남측이 다시 대응사격을 가하는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양측 함정 모두 포탄에 맞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피해는 없었지만, 남북 함정이 서로에게 사격한 것은 2009년 11월 10일 발생한 대청해전 이후 5년 만에 처음입니다.”

김진국: 이때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포함해 북측 고위급 인사 3명이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차 남한을 다녀간 지 3일만에 발생한 일이어서 북측의 의도를 놓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분석의 핵심은 북측이 남측의 대응 태세를 떠보려 한 것 같다는 점입니다.

(CUT)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과거부터 북한은 주기적으로 교대 및 이동하는 함정을 이용하여 북방한계선 인근에서의 활동 및 월선을 통해 남측의 대응 태세를 확인해 왔는데, 이번에도 같은 맥락에서 발생한 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김진국: 북측 고위급 인사 3인방이 남한을 방문했을 때 합의한 ‘연내 남북고위급회담 개최’도 이날 교전과 한국에 있는 대북 인권단체의 대북전단 살포 등의 이유로 결국 무산됐습니다.

앵커: 북한 군은 이보다 다섯 달 전인 지난 5월에도 남한 해군에 함포 포격을 가하기도 했었죠?

김진국: 네, 북한 군은 지난 5월 22일 연평도 인근에서 초계 임무를 수행 중이던 남측 해군 함정을 향해 2발의 포격을 가했습니다. 남측 군 관계자는 북측이 해안포를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북측이 쏜 2발은 모두 남측 함정과는 150여미터 떨어진 해상에 낙하했기 때문에 다행히 남측 해군이 입은 피해는 없었습니다. 남측도 이에 대응해 5발의 포탄을 쐈습니다. 이날 충돌은 이틀 전인 지난 5월 20일 남측 해군이 북방경계선인 NLL을 침범한 북측 어선 단속정 1척과 경비정 2척에 대해 경고 사격한 것에 대한 보복성 포격으로 분석됐습니다.

[PROMO] “여러분께서는 RFA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특집방송 ‘2014RFA 10대 뉴스를 청취하고 계십니다”

앵커: 한국의 대북인권단체들이 북한으로 보내는 전단을 두고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였죠?

김진국: 네 조금전 소개해드린 지난 10월의 교전 사태 바로 사흘 후인 10월 10일 경기도의 군사분계선 가까운 파주-연천 지역에서 또 한번의 남북간 교전사태가 발생했습니다. 파주의 오두산 전망대와 연천에서는 탈북자 단체들이 애드벌룬에 전단을 매달아 북한으로 날려보내는 행사를 가졌는데 북한군이 전단을 향해 고사총을 발사한 것입니다. 고사총 탄환의 일부가 휴전선을 넘어 한국의 연천 지역에 떨어짐에 따라 한국군은 교전수칙에 따라 기관총으로 북한군 초소를 향해 대응사격을 가했으며, 북한군이 응사함에 따라 휴전선 일대에 남북간 교전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앵커: 남북이 서로에게 전단을 살포하는 심리전을 벌어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만, 특히 올해 북한은 탈북자 단체들이 날려보내는 전단에 대해 유독 민감하게 반응했죠?

김진국: 민간단체들의 대북 전단살포가 북한의 인권문제를 지적하며 북한의 최고 지도자를 정조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북한으로 보내지는 전단 중에는 김씨 일가의 실체라든지, 북한 정치수용소의 실상 등을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거침없이 김정은 제1위원장을 비난하는 내용이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그래서인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북한 선전매체의 비난 공세가 잇따랐죠?

김진국: 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0월 14일 남한 당국이 전단 살포 행위를 계속 허용하거나 묵인한다면 남북관계는 수습할 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아울러 대북전단 문제로 2차 남북 고위급 접촉이 무산될 수 있다는 뜻도 밝혔습니다. 결국 고위급 접촉은 무산됐습니다. 사실 삐라살포는 엊그제 시작된 일이 아닙니다. 냉전시기 남북은 각각 자기의 사상으로 상대방을 설득시키기 위해 삐라를 보냈습니다. 한국 국방부의 자료에 의하면 1980년대 5억 9천여만장, 1990년부터 1999년까지는 매년 1억 1천만 장~1억 5천여만장을 살포했습니다. 북한도 역시 그만큼의 삐라를 보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전에는 삐라 문제가 한 번도 공식화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대부터 북한이 이 문제를 들고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6.15공동선언에 상대방에 대한 비방 중상을 중지할 데 대한 문구를 넣자고 주장했습니다. 그 합의에 의해 군에 의한 삐라 살포가 중지되었지만 탈북자들에 의해 다시 삐라살포가 진행되기 시작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삐라를 뿌리는 경우에 그곳을 포격하겠다고 위협했습니다.

앵커: 대북전단 살포는 한국 정부가 아닌 민간단체가 보내는 것 아니겠습니까? 북한도 똑같이 맞받아 삐라를 보내면 되지 않느냐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김진국: 그런데 그렇게 할 수가 없다는데 북한의 고민이 있습니다. 대학 교수출신 탈북자인 김현아 씨의 말을 통해 북한의 고민을 엿볼 수 있습니다.

(CUT) 김현아 “삐라를 보낼 종이도 문제지만 중요한 것은 북한은 남한주민을 설득할 삐라 내용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이전에는 무료교육제와 무상치료제와 같은 사회주의적 시책의 우월성, 발전된 공업과 농업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거꾸로 되었기 때문에 북한체제가 좋다고 설득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세상에서 가장 열악한 북한현실을  남한주민들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도 없습니다.”

김진국: 계속되는 북한의 전단살포지 원점을 공격하겠다는 비난공세와 전단을 날려 보내는 지역에 사는 남한 주민의 불안감으로 최근 북한에 전단을 보내는 단체들은 공개적으로 보내지 않고 비공개로 보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남북 무장 충돌의 위기감이 높았던 대북전단을 놓고 전개되던 남북 대립과 남남 갈등은 최근 들어 소강 상태에 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여전히 남북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대북전단을 중심으로 한 상호비방 중단 원칙을 강조하고 있고 한국 정부에서는 표현의 자유,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상 강제로 저지할 수만은 없다는 입장이어서 2015년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대화가 진행될 때 대북전단, 즉 삐라 문제가 다시 남북 긴장 관계의 중심에 설 수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앵커: 김진국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김진국: 감사합니다.

앵커: 자유아시아방송의 2014년 10대 뉴스 5편 ‘장성택 숙청, 그 이후 북한은?’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6편 장밋빛 경제특구 개발의 현주소’ 편을 보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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