⑥ 장밋빛 경제특구 개발의 현주소

서울-문성휘 xallsl@rfa.org
201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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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가 중단된 북한 황금평 경제특구로 가는 중국 국경 출입문의 지난 4월 모습. 무단진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경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공사가 중단된 북한 황금평 경제특구로 가는 중국 국경 출입문의 지난 4월 모습. 무단진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국경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앵커: 2014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북한에 계시는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2014년 한 해의 북한관련 뉴스를 정리하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10대 뉴스’, 오늘 진행을 맡은 이예진입니다. 오늘은 ‘10대 뉴스’의 여섯 번째 시간으로 문성휘 기자와 함께합니다.

이예진: 안녕하세요.

문성휘: 네, 안녕하세요?

이예진: 먼저 오늘의 주제부터 좀 살펴볼까요.

문성휘: 네, 잠시 준비한 녹음자료 들어보시죠.

이예진: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처음 눈길을 끈 것은 북한이 ‘개혁개방’을 시도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는 여러 가지 경제정책들이었죠?

문성휘: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후 집권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경제 분야에서 제일 먼저 추진한 정책이 ‘새경제관리체계’, 일명 ‘6.28조치’라는 거였고요.

여기에 더 보태 지난해에는 전국에 14개의 중앙경제특별지구와 13개의 지방 경제개발구를 새로 설정했습니다. 올해도 6곳을 추가로 특수경제지대로 지정하면서 현재까지 북한의 경제특구는 중앙이 14곳, 지방은 모두 19곳으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이예진: 무려 14개의 경제특별지구와 19개의 경제개발구, 정말 야심찬 계획인데요. 북한은 새로운 경제특구를 지정하기 전에도 일부 지역에서는 경제특구를 운영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북한의 경제특구는 대체 어느 때부터 시작된 거죠?

문성휘: 네, 따지고 보면 외국의 자본을 끌어들여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북한의 노력은 이미 1980년대부터 있었습니다. 북한은 1984년에 낙후한 경제를 선진화할 목적으로 처음 경제합영법을 제정했고요. 그러나 외국기업 유치에는 실패했습니다.

일정 지역을 따로 떼어내 외국 자본이 투자할 경제특구를 선정한 것은 1991년 12월 나선시가 처음인데요. 당시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로 기존의 시장을 잃게 된 북한이 그 대안으로 경제특구를 선택한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이예진: 나선경제특별지구 선정 이후에도 북한은 2002년 신의주 행정특구를 비롯해 과거 모두 4개의 경제특구를 신설했는데요. 그런데 이러한 경제특구들이 모두 실패하거나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봅니까?

문성휘: 네, 거기에 대한 평가는 지난해 우리 자유아시아방송 정영 기자의 뉴스를 들어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정영기자의 지나간 뉴스 다시 한 번 들어보시죠.

정영: 황금평을 개발한다고 말한 지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아직 아무런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선자유경제무역지대만 겨우 살아서 돌아가고 있는데, 이게 ‘모기장식 특구’이거든요. 나선처럼 모기장을 치고 투자를 하라고 하면 투자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그리고 외국 자본을 끌어들이자면 투자환경이 안전해야 하는데 북한은 열악합니다. 미국과 전쟁하겠다거나, 전 세계에 대고 미사일 꺼냈다 넣었다 하면서 많이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그러니까 외국인들은 가뜩이나 자기 돈을 날릴 까봐 걱정하는데, 누가 전쟁하겠다는 땅에다 투자하겠습니까.

문성휘: 이와 관련해서는 북한문제 전문가인 한국 ‘코리아 선진화 연대’ 소장 김광인 박사도 이렇게 이야기했습니다.

김광인: 특구 정책이 성공하려면 해외 자본가들이 투자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마련해 주어야 하는데 북한이 노동자들을 완전히 장악하고서 인력시장을 열어주지 않는다는 거죠. 그래가지고서는 절대로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예진: 말로는 경제특구를 외치고 있지만 김정일 시대에도 해외의 투자를 끌어 들일 내부적인 조건이나 외부적인 환경 마련에는 실패했다는 의미인데요. 김정은 정권이 지정한 경제특구는 과거의 경제특구와 차별화 된다거나 특징적인 점이 있는 건가요?

문성휘: 네, 기존에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돼왔던 경제특구와는 달리 김정은 정권이 정한 경제특구는 일정한 틀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앙과 지방으로 경제특구가 나뉘어져 있는데다 각각의 경제특구들에는 지역에 따른 사명을 부여했습니다.

이예진: 네, 그런 차별화되고 특징적인 점이 있다는 거군요.

PROMO: 여러분께서는 미국 워싱턴에서 전해드리는 자유아시아방송의 연말 특집방송 ‘2014, RFA 10대 뉴스’를 듣고 계십니다.

이예진: 북한의 경제특구가 중앙과 지방으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사명을 부여했다고 했는데 실례를 들면 어떤 것들이 있죠?

문성휘: 지난해 선정된 중앙과 지방의 경제특구들을 보면 과학기술, 관광휴양, 광물자원, 목재가공, 농토산물 가공과 환경, 농업, 수출과 같이 자기만의 경제적인 사명이 뚜렷하게 부여돼 있습니다.

올해도 마찬가지인데요. 올해 새로 지정된 경제특구로는 평양시 은정첨단기술개발구, 황해남도 강령국제녹색시범구, 남포시 진도수출가공구, 평안남도 청남공업개발구, 평안남도 숙천농업개발구, 평안북도 청수관광개발구가 있습니다.

이예진: 아, 어떤 목적을 가지고 경제특구를 선정했는지 이름만 들어도 잘 이해가 되네요. 그런데 중앙이 14곳, 지방이 모두 19곳이면 건설 자금도 만만치 않게 요구될 텐데 필요한 자금의 규모는 좀 알려진 게 있는지요?

문성휘: 구체적으로는 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올해 2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박용석 연구위원은 '북한 경제특구의 개발동향 및 시사점'이라는 연구보고서에서 "라진, 신의주, 강령군 등 경제특구와 13개 경제개발구, 3개 관광특구, 교통인프라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건설물량이 약 6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돈으로 60조원이면 달러로는 약 5백60억불 정도 되는 엄청나게 큰 자금입니다.

이예진: 그만한 자금을 모두 해외 투자자들을 통해 끌어들여야 한다는 건데 과거에도 외국의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는데 실패한 북한이 지금은 투자자 유치에 자신이 있다는 건가요?

문성휘: 아닙니다. 북한은 경제특구의 장밋빛 그림을 그려 놓았지만 경제특구 개발의 현주소는 그리 녹록치 않습니다. 외국의 투자자들이 북한에 투자할 만한 환경이 마련돼 있지 않다는 건데 좀 전에 들으보셨던 ‘코리아 선진화 연대’ 김광인 소장의 이야기를 마저 들어보시죠.

김광인: 앞으로도 마찬가지고요. 가장 큰 문제는 북한 지도부의 개방의지입니다. 물론 인프라라든지 여러 가지 문제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게 노동자들이 마음 놓고 활동할 수 있고 해외 자본이 노동력을 자기 의지대로 관리할 수 있어야 되는데 북한이 그런 걸 허용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예진: 네, 경제특구 안에서는 자본주의 시장경제 요소들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노동당의 유일집권체제, 지도자 중심의 유일지도체제를 고집하고 있는 북한에서는 개혁개방이 어렵고 따라서 노동환경 개선도 기대하기 쉽지 않다는 거군요.

문성휘: 네, 북한의 경제특구와 관련해 탈북자 출신이고 현재 한국에서 ‘북한 전략센터’를 맡고 있는 강철환 대표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강철환: 북한이 해외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줘야 하는데 문제는 북한에 투자를 했던 많은 회사나 개인들이 제대로 투자금을 건진 사례가 없고 또 북한이 대외적으로 사이버테러나 도발을 계속하고 이런 상황에서 외부에서의 반응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성공하리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문성휘: 김정은 정권의 경제특구가 현실성이 결여되어 있다는 건데요. 요약해 보면 우선 외부적으로 유엔제재를 받고 있는데다 핵문제와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의 목소리도 크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가 쉽지 않다는 거고요.

또 내부적으로도 외국 자본이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노동환경이라든지, 체제결속이 부실하다는 것이 언론과 전문가들의 평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정은 정권이 무더기로 경제특구들을 많이 지정했다는 점은 현실적인 타산보다 일시적으로 주민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전술이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고요.

북한이 2015년에 갑자기 외국인 투자자들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특별한 담보도 없기 때문에 김정은 정권이 내놓은 경제특구 또한 비현실적인 장밋빛 그림에 지나지 않는다는 게 현 시점에서 북한의 경제특구를 바라보는 시각입니다.

이예진: 네, 이렇다 할 투자유치 방안도 없고 개혁개방에 여전히 부정적인 북한, 말로만 경제특구를 외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문성휘 기자, 오늘 수고 많았습니다.

문성휘: 네, 감사합니다.

이예진: 자유아시아방송의 2014년 10대 뉴스 제6편 ‘장밋빛 경제특구 개발의 현주소’ 편을 마칩니다. 내일 이 시간에는 ‘손전화 가입자 240만 명 시대의 허와 실’ 편을 보내드립니다. 여러분의 많은 청취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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