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정전으로 도로 한가운데 멈춰선 궤도열차
- 초만원 버스, 재정난 탓에 버스 운행 수 줄어
- 대중교통 마비, 돈 받고 실어주는 써비차 인기
- 군․기업소․돈주 등 시장경제식 운송수단으로 돈벌이
- 사회적 필요 충족 못 해주는 북 당국, 통제도 어려워
일본의 언론 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012년 11월에 촬영한 양강도 혜산시 공영버스 정류장의 모습입니다.
버스가 경적 소리를 내며 다가서자 정류장에 모인 20~30명의 북한 주민이 만발의 준비를 합니다. 하지만 도착한 버스에는 이미 사람들로 꽉 차 있습니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 주민은 도저히 탈 수가 없을 정도인데요, 어떻게든 타 보려고 애써 보지만, 여성이나 어린 학생들은 엄두조차 내지 못합니다. 결국, 남성 몇 명이 버스 문에 겨우 올라타고, 버스는 아슬아슬 이들을 매단 채 출발해 버립니다.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당국의 재정난 때문에 운행 수가 적어져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졌고, 북한 주민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당시 혜산에 거주하는 남성에 따르면 "버스는 국가에서 운영하기 때문에 돈을 많이 받지 않지만, 공영운송 수단이 그것밖에 없으니 사람 위에 사람이 타는 등 생야단"이라고 토로합니다. 특히 버스 운영에 계속 적자가 쌓이면서 기름과 차량 수요 등이 원활하지 못해 북한 주민이 버스를 이용하기는 더 어려워졌다는 겁니다.
2013년, 평안남도 평성의 거리. 도로 한가운데 궤도버스가 서 있습니다.
한눈에도 오래되고 낡아 보이는 버스. 취재협조자가 운전사에게 '운행하느냐?'고 묻자 정전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 차장요, 00동 올라가요? 정전?
그런데 같은 거리에는 돈을 받고 북한 주민을 태워주는 일명 '써비차'에 많은 북한 주민이 타고 있는데요, 이 써비차는 군용 차량으로 군대가 돈벌이를 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대중교통은 사회주의의 원칙으로 운영돼왔습니다. 싼 가격에 인민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국가가 책임지는 것이 핵심인데, 북한에서 대중교통은 운영하면 할수록 적자를 면치 못할 뿐만 아니라 이를 책임질 자본이나 설비도 없는 실정입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이것은 사회주의 체계라면 다 갖고 있는 약점인데, 운행하면 할수록 적자가 되거든요. 그런데 공공 교통수단을 포기하면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죠. 뭔가를 좀 해야 하는데, 그것을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이것이 북한 대중교통 마비의 원인인데 포기도 못 하고 개혁도 못하고, 결과적으로 인민들에게 불편만 겪게 하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주민은 움직여야 하니까 국가가 생각하는 체계와 별도로 자발적 또는 자연 발생적으로 만든 것이 시장경제식 교통수단이죠. 그러니까 북한 당국에서는 대중교통을 보수해 운행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시장경제식 교통수단을 없앨 수도 없는 겁니다.
2010년 6월 평안남도에서 촬영한 동영상의 모습입니다. 여기에서도 하얀색 트럭 뒤에 많은 주민이 앉아 있는데요, 트럭 끝에 앉아 있는 모습이 위태롭기도 하고, 일부 주민은 아예 타지도 못했습니다.
이 트럭도 돈을 받고 주민을 실어 나르는 써비차인데요, 써비차 운영자가 돈을 받는 과정에서 시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 일어나라. 이게 무슨 500원이야?
이처럼 이미 북한에서는 대중교통이 마비되면서 시장경제식 운송수단이 성행하고 있는데요, 이는 단순히 대중교통 체계의 문제가 아닌 북한 경제의 허점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Ishimaru Jiro] 지금 열차, 버스 등 대중교통 수단을 보면 단순히 교통수단만 어려운 것이 아니고, 북한 전체의 경제난이 교통수단의 마비로 이어진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취재에 따르면 북한의 수도인 평양시에도 전력공급이 불안해지면서 대중교통이 마비된 지 오래입니다. 전기가 없어 궤도, 무궤도 전차가 다니지 않아 '벌이버스'라는 영업용 버스가 대거 등장해 평양 시민의 발이 되고 있는데요, 사실상 '벌이버스'가 대중교통을 대신하고 있는 겁니다.
북한을 자주 왕래하는 중국 소식통은 "공장과 기업소마다 어떻게 돈을 벌지 고민하고 있다"면서 "돈주들이 버스를 사서 기업소에 들여놓고, 자신이 운전사와 차장이 되어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북한 당국도 불법 벌이버스를 단속해야 하지만, 이것마저 없으면 시민의 출퇴근을 보장할 수 없어 눈감아 주는 실정입니다.
또 이미 북한에서는 짐과 사람을 태우는 운송수단으로 삼륜 오토바이가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이 또한 모두 개인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토바이 택시도 오래전부터 대중교통이 마비된 북한에서 개인적으로 오토바이를 마련한 주민의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는데요,
[Ishimaru Jiro] 북한 당국에서 여러 사회적 요구를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개인의 장사를 다 통제하면 사회가 마비되죠. 오토바이 택시의 경우도 원래는 짐을 싣는 것으로 허락했지만, 손님을 태워주는 것은 뇌물을 받고 눈감아주는 건데, 북한 당국에서도 개인 소비에서 돈벌이하는 부분이니까 크게 통제하는 것 같지 않습니다.
결국, 북한 당국이 사회적 필요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다 보니 북한 주민도 무조건 당국의 지시를 따르기보다 스스로 돈을 벌며 사회적 역할을 대신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 사회는 대중교통의 변화를 통해서도 사회주의식 경제방식이 많이 약화하고 자본주의식 시장경제가 많이 확산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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