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부패로 먹고사는 북한 철도원들

부정부패로 먹고사는 북한 철도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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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철도 운영의 마비로 북한 주민 이동에 큰 어려움

- 철도 회사는 대규모 적자, 철도 노동자 대우도 열악

- 철도 노동자의 생계 수단은 뇌물과 부정부패

- 암거래로 뒷돈 챙기거나 뇌물 받고 눈감아주기

- 철도원의 부정부패는 북한 주민과 사회를 병들게 하는 원인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촬영한 2002년 당시 북한 철도. 낡고 허름한 기차가 다리를 건넙니다. 기차에 탄 승객들은 앉지도 못하고 서 있는데요, 아슬아슬 문에 매달려 가는 승객도 적지 않습니다.

1990년대 고난의 행군과 사회적 혼란 이후 북한의 주요 교통수단이던 철도 사정은 매우 열악해졌는데요,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으면서 당연히 북한 주민의 이동에도 큰 어려움이 뒤따릅니다.

어쩌다 한 번 운행하는 열차를 이용하기 위해 승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기차역과 열차 안은 아수라장인데요, 여행증명서나 짐에 대한 단속으로 열차 이용은 더 어렵습니다.

당연히 여행증명서를 놓고 벌이는 열차 안내원과 북한 주민의 실랑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거칠게 승객을 몰아세우는 역무원의 기세가 매섭습니다.

[열차 안내원] 어서 나오라

[북한 주민] 증명서를 집에서 찾아오겠어요.

2012년 11월, 평안북도 신의주역. 이곳에서는 열차 안내원이 주민의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역 안으로 들어가려는 북한 주민과 이를 막는 역무원 간 몸싸움을 곳곳에서 볼 수 있는데요, 짐을 가득 짊어진 북한 주민은 열차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끌어내는 겁니다.

오늘날 북한의 철도는 여전히 사회주의 원칙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지금까지 어떤 공식적인 통계도 발표하지 않았지만, 철도 회사의 운영에서 대규모의 적자가 계속됐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지금과 같은 사회주의식 운영으로는 에너지와 노동자의 인건비 등을 포함한 유지비용을 감당할 재정이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북한의 철도는 지연과 운행 중단 등 마비가 반복되고 있는데요, 당연히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에 대한 대우도 한 달에 쌀 1kg도 사기 힘들 만큼 열악한 실정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 회사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의 월급이 2천 원이 되지 않는데요, 가장 낮은 2급은 1천80원, 가장 높은 급수인 7급은 1천900원, 미화로 0.12~0.23달러에 불과했습니다.

[북한 철도 노동자] 군대요, 뭐요, 다 떼고 나면 없소. 받아서 쌀 1kg도 못 사는데, 우린 노임(월급)타면 주패치기 해서 먹어치우고 마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의 국정 월급에서 일반 공공서비스 종사자는 3천 원이라고 하는데, 오히려 이보다 낮습니다. 1천500원~2천 원이 평균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철도원의 월급을 오랜만에 알아봤는데요, 옛날과 거의 똑같습니다.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와 거의 똑같더라고요. 또 철도 회사 자체가 재량권을 갖고 월급을 올리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북한식 사회주의 체계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철도 노동자 사이에 뇌물이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는데요, 우선 철도원들은 싼 국정 가격 열차표를 빼돌려 암거래로 훨씬 비싸게 팔아 이익을 챙깁니다. 실제로 양강도 혜산과 평양 간 노선은 국정 가격의 58배나 비싼 가격을 지불해야 하는데요,

동영상 속의 북한 주민도 평양과 무산 구간 열차표의 국정 가격은 1천400원이지만, 실제로는 2만 원에 거래된다고 말합니다. 탈 사람은 많고, 운행하는 열차 수는 한계가 있다 보니 철도 노동자들이 비싼 가격에 표를 팔아 챙긴 돈으로 먹고산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 그거는 2만 원 정도 하오.

- 2만 원이요? 2만 원씩이나 합니까?

[북한 주민] 그 사람들, 그렇게 벌어 먹고사는데...숱하게 탈 사람은 많은데, 돈을 그렇게 줘야 되지.

특히 철도 회사는 전철대, 기관차대, 승무대, 봉사대, 객화차대 등 여러 부분으로 나뉘어 있지만, 이중 승객으로부터 뇌물을 받을 수 있는 부서는 현금 수입이 있기 때문에 뭐라도 먹을 수 있습니다. 반면 보선, 즉 선로 보수의 직장은 아무런 수입이 없어 괴롭다는 것이 철도 근로자는 설명인데요,

[Ishimaru Jiro] 취재 대상자에 따르면 철도 회사마다 실질적인 수입의 차이가 매우 크다고 합니다. 승객에게 뇌물을 받을 수 있는 부서는 현금 수입이 많고, 돈주나 기업소의 의뢰에 따라 화물차로 수송할 때도 돈을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이중 국가에 바치는 것은 많지 않고, 직장에서 노동자끼리 나눈다고 하는데요, 반면 선로 보수와 같이 현금 수입이 없는 부서에서는 뇌물을 받을 기회가 없어 어렵게 살아야 한다고 강조하더라고요.

동영상에는 여행증명서를 검사하는 승무보안원의 모습도 보입니다. 증명서가 없어도 뇌물을 받으면 그냥 통과시키기도 하는데요, 증명서뿐만 아니라 승차권, 짐의 양과 무게도 뇌물의 대상이 됩니다. 큰 짐을 등에 메거나 손에 든 북한 주민이 열차원을 통과해 열차에 오르는데요,

[북한 주민] 짐이 많을 때는 열차원들에게 뇌물을 조금 찔러주면 눈감아주지.

이처럼 열차표 암거래나 뇌물 수수는 철도 노동자의 주요 수입원이 되고 있습니다.

한편, 북한에서는 지난해 내연기관차가 도입되면서 시장경제식 운임 체계가 도입됐습니다. 또 철도 운임에 시장경제식 변화가 생기면서 앞으로 북한 철도회사의 운영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인데요,

[Ishimaru Jiro] 국가가 노동자와 인민을 통제하려면 경제가 뒤따라야 하는데, 그것이 잘 안 되는 부분입니다. '충성하라, 복종하라, 그러면 대가를 주겠다'라는 것이 북한식 사회주의의 통제 시스템이지 않습니까? 하지만 복종의 대가, 충성의 대가를 거의 주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고, 그 시스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행동하기 시작했는데요, 그래서 북한 당국으로서는 머리가 아플 것이라 생각됩니다.

기본적인 생활조차 보장할 수 없는 철도 노동자의 적은 월급은 뇌물의 기승과 북한 주민의 고통이란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는데요, 북한 사회와 주민의 생활을 병들게 하는 또 하나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