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으로 쫓겨나는 뒷골목 상인들

단속에 쫓겨나는 평양의 뒷골목 상인들 단속에 쫓겨나는 평양의 뒷골목 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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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당국이 선전매체를 통해 소개하는 북한의 모습에는 웅장함과 화려함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감추고 싶은 북한의 참모습이 있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은 '2분 영상, 북한을 보다'시간에서 실제로 북한에서 촬영한 동영상을 통해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오늘날 북한의 실상을 꼬집어봅니다.

- 평양 중심부, 깨끗하고 번화한 모란봉 구역

- 외국인이 보지 못하는 뒷골목에는 노점 상인들

- 단속원들 "빨라 나가라"며 통제

- '외국인들 보지 못하게', '시장 질서 유지' 목적

- '쌀․돈도 안 주면서 왜 못 벌어먹게 하느냐?' 불만


일본의 언론 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2011년 6월에 촬영한 평양 모란봉 구역의 모습입니다.

깨끗한 도로와 건물, 잘 단정된 주변 환경,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와 분주히 움직이는 북한 주민에게서 번화한 평양 도시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외국인이 보지 못하는 아파트 뒤의 골목에 가보니 길 양쪽에서 물건을 내놓고 장사를 하는 북한 주민이 많습니다. 대부분 채소․과일 등을 팔고 있는데요, 물건을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으로 골목길은 이미 작은 장터가 됐습니다. 평양 중심에 사는 주민도 이렇게 장사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겁니다.

또 다른 공설시장 인근의 도로, 양손에 물건을 든 북한 여성들이 장사를 하기 위해 모이고 있는데요, 곧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그렇게 도로 한쪽에 물건을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북한 주민이 적지 않은데요, 이들은 공설시장에 낼 돈이 없어 길거리로 나온 겁니다.

평양의 모란봉 구역은 못사는 지역이 아닙니다. 평양의 중심이고, 고층 아파트가 많은 데다 겉으로는 깨끗하고 잘 정돈돼 보이는 지역인데요, 하지만 이렇게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일반 북한 주민이 있습니다.

흔히 북한 매체가 선전하거나 평양을 방문한 외국인의 눈에 비친 모란봉 구역의 모습과 다른 풍경인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모란봉 구역이라면 평양의 중심 중 중심이죠. 고층 아파트가 많고, 하지만 뒷골목에 가면 이렇게 서민들의 생활이 있는 겁니다. 저도 평양을 가봤고, 외국 손님들도 평양을 관광하지 않습니까? 중심가의 사람도 이렇게 살고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것을 북한 당국에서는 외국 사람에게 절대 안 보여주지 않습니까? 그것도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중심가에서 이같은 서민이 살고 있는데, 이것을 전혀 목격하지 못하게 하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 무섭기도 하고,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곧이어 단속원들이 등장했습니다. 단속원은 매몰차게 장사하는 여성들을 쫓아내는데요,

[단속원] 움직이라. 가라 빨리, 먼저 나가라. 빨리 나가라니까!.

어쩔 수 없이 장사를 접은 북한 여성은 단속원을 바라보며 쉽게 자리를 뜨지 못합니다. 그래도 단속원은 눈 하나 깜짝 않고 더 언성을 높입니다.

[단속원] 야, 빨리 나가라잖아. 야, 빨리 오라. 왜 이렇게 동작이 느리니?

일반 주민이 바닥에 물건을 내놓고 팔던 골목길은 순식간에 정리됐습니다. 단속원과 북한 주민 사이에서 옥신각신 대화가 오가지만, 힘없는 북한 주민은 자리를 뜰 수밖에 없는데요,

[Ishimaru Jiro] 이 아줌마들도 메뚜기 장사입니다. 단속에 걸리면 또 이동하고, 그곳에서 장사하다 걸리면 또 이동하고, 이렇게 메뚜기 장사는 지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평양에도 있습니다. 관리하는 사람은 경찰이나 보위부가 아닌 동사무소의 관리들인데, 이렇게 일상적으로 단속하는 이유는 그 도로에서 대로로 나가면 외국 사람들이 보지 않습니까? 큰 길로 나오지 않도록 막는 것이고요, 당국에서 관리하는 시장을 통제하기 위해 주변의 노점상을 계속 단속하지 않으면 질서가 무너질 수 있으니까 단속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길거리에서 장사하는 초라한 북한 주민의 모습이 외국 사람의 눈에 띄지 못하게 하려는 것과 장마당에 정식으로 장세를 내고 상행위를 하는 북한 주민과 형평성, 시장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 단속을 한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장사하는 곳 가까이에 모란 시장이 있습니다. 모란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은 조금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죠. 장세를 낼 수 있으니까. 그 여유가 없는 사람은 장마당 주변에서 장사를 하는데, 장세를 못 내지 않습니까? 같은 물품을 파는데, 장마당 안에서는 장세를 내고, 밖에서는 안 낸다고 하면 불공평한 부분이 생기는 거죠.

실제로 2011년 '아시아프레스'가 촬영한 평양시 락원역 앞 동영상에도 북한 군인이 큰 짐을 들거나 허름한 옷차림을 한 북한 주민은 지하철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당시 북한 군인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북한 주민을 출입을 막으면서 지하철역에서 나가라고 소리를 질렀는데요, 질서 정연한 평양의 모습을 보이기 위해 단속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주민의 생활과 행동 범위를 철저히 제한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서민의 실생활은 외국인 관광객이나 외부 사회에 거의 드러나지 않았는데요, 이같은 모습을 철저히 감출 수 있는 북한 당국의 통제 시스템이 무섭다는 겁니다.

이렇게 길거리에서 쫓겨난 북한 주민은 불만을 토로합니다. 속마음을 거침없이 뱉어내는데요, 쌀도, 돈도 안 주고 국가에서 해결도 못 해 주면서 장사도 못 하게 한다는 겁니다.

[북한 주민] 쌀 한 톨 안주고, 돈도 안 주고, 국가에서 해결도 못 해주면서 벌어먹겠다고 나선 걸 쫓느라고 저럴까? 제 땅에서도 못 벌어먹게...

[Ishimaru Jiro] 외부에 사는 우리가 상상하기를 '사람들이 이런 불만을 가질 수 있을까?' 그런데 그 말을 아주머니가 해 줬어요. "제대로 주지도 못하면서 돈 벌기 위해 열심히 하는 장사까지 통제하고 제한한다", 이것이 얼마나 사람들이 못살게 하고 불만을 가질 수 있는지 알 수 있잖아요? 정권에 대한 아주 소박한 아주머니의 본심을 직접 들을 수 있었고요, 평 양은 깨끗한 것보다 먹고 살기 위한 자유가 더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최근에도 똑같은 상황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있고요, 사람들의 불만은 2~3년 전보다 더 커졌다고 생각합니다. 장사에 대한 통제가 이전보다 더 심해졌으니까요.

지금도 평양의 뒷골목은 물론 지방 도시에서도 장사해 먹고 사려는 북한 주민과 이를 단속하려는 단속원 간 술래잡기는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북한의 언론 매체가 소개하고 외국인의 눈의 비친 평양의 모습은 언제나 질서 정연하고 아름답지만, 평양에서는 특권계층뿐만 아니라 하루하루 겨우 벌어 먹고사는 일반 주민도 적지 않은데요,

결국 외부 사람의 눈에 잘 보이기 위해 일반 주민의 생활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북한 당국의 단속에서 과연 북한의 평양은 누구를 위한 도시인지 되묻게 합니다. 또 이에 대한 북한 주민의 솔직한 마음은 '먹고 살 수 있게만 해 달라'는 간절한 바람인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