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송년특집: 탈북자 200명에 묻는다] 남한에서 가장 맛있게 먹은 음식은...
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2010.12.28
2010.12.28
이원희(MC): 2010년 연말 특집 ‘탈북자 200명에게 묻는다.’ 저희 RFA 자유아시아방송이 남한의 민간단체 새조위와 함께 2010년 한 해를 보내면서 실생활에 대한 탈북자 설문 조사를 했습니다. 이 조사에서 탈북자들은 남한에서 맛있게 먹은 음식이 삼겹살과 물고기 회라고 답했으며 가 보고 싶은 곳으로는 제주도를 첫 번째로 손꼽았습니다. 그리고 여행하고 싶은 나라로는 미국과 중국에 이어 일본이라고 답한 탈북자가 많았습니다. 탈북자 200명에게 물어본다. 오늘도 자세한 내용을 이진서 기자와 알아봅니다.
MC: 이진서 기자, 탈북자가 남한에서 맛있게 먹은 음식이 뭘까? 아무래도 고기가 아닐까 싶은데 다수가 삼겹살이라고 답했다고요?
기자: 이밥에 고깃국을 현안으로 삼는 북한의 실정으로 놓고 봤을 때 식량문제로 남하한 다수 탈북자는 남한에서 갈비와 불고기를 제일 맛있었다고 답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설문 조사 결과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은 삼겹살이 맛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다음이 수산물로 참치회, 광어회 등 물고기 회였고 영덕대게와 조개류도 많은 탈북자가 남한에서 맛있게 먹은 음식으로 꼽았습니다. 대구에 사는 탈북여성 황순희(가명)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황순희: 청진, 무산에서 온 사람 전부 삼겹살은 거부할 수 없게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그런데 초콜렛과 아이스크림은 아직도 잘 안 먹습니다. 아는 언니들도 그렇고요. 그런 것을 어려서부터 접해야 하는데 접하질 않고 여기서 적응을 하다 보니 아직 맛을 모르겠거든요.
황 씨의 말처럼 실제 많은 수의 탈북자들은 고추장 된장에도 설탕이 들어가 들쩍지근한 맛이 난다면서 북한에선 음식에 설탕을 많이 안 넣기 때문에 남한 음식이 대체로 입맛에 안 맞는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고기 역시 갖은 양념을 해서 구운 것보다는 그냥 생고기를 숯불에 구워 먹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북한 청취자들은 남한 사람들이 회식 자리에서 즐겨 먹는 음식은 뭐가 있을까 궁금하실 것 같아서 참고로 20대 후반 남한 여성에게 질문을 해봤습니다.
이은정: 삼겹살, 닭이 많습니다. 회는 못 먹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먹기 쉽고 저녁에 술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됩니다.
역시 삼겹살과 닭튀김이 주로 획식 때 식당에서 찾는 음식으로 손꼽힙니다.
MC: 남한에선 12월 지금이 연말 송년회다 종무식이다 해서 많이들 일이 끝나고 모임을 하게 되는 때죠. 이때 고깃집들을 많이 찾는다는 말인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다시 본 내용으로 돌아와서 탈북자가 좋아하는 남한음식에 대해 또 다른 탈북여성의 말을 들어보죠.
임향: 저는 남한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이 감자탕입니다. 감자탕은 돼지고기를 넣고 국을 끓여 먹어서 북한에선 감잣국이라고 하는데 여기선 감자에다 뼈를 넣고 우려내서 시래기를 넣어 해서 맛있었습니다. 저는 여기 온 지 2년이 됐는데 남한 음식이 아직 입에 맞질 않습니다.
MC: 그러니까 전혀 모르는 음식 보다는 북한에서 먹어본 비슷한 음식 중에 고기를 넣어 한 음식이 맛있다는 말이군요. 또 설문에 답한 것을 보니까 김치찌개와 생태탕 탕 종류가 있고 소갈비와 돼지갈비, 닭볶음탕 등 고기요리가 많네요
기자: 네, 또 양파와 돼지고기를 검은 장에 볶아 면과 버무린 짜장면이나 여름철 남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삼계탕…
MC: 삼계탕은 어린 닭에 찹쌀과 인삼,대추, 밤을 넣고 푹 삶은 닭백숙이죠. 그리고 단고기를 남한에서도 맛있게 먹었다고 답한 탈북자도 있군요. 그런데 주식이 아니라 간식으로 먹는 군것질은 앞에서 탈북여성이 말했지만 북한에서는 즐겨 하지 않아 어떤 답변이 나왔을까 궁금한데요.
기자: 설문조사를 함께한 남한의 민간단체 새조위 신미녀 대표의 말을 먼저 들어보죠.
신미녀: 탈북자와 남한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는데요. 탈북자가 군것질에서 보여주는 특징은 꼭 어디 여행을 가거나 행사를 하면 항상 통명태를 가져가서 찢어 먹는데 이것이 남한 사람과 차이가 있습니다. 군밤은 향수가 있을 테고 붕어빵은 길거리에서 어디서나 사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붕어빵이나 군밤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대표의 말처럼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은 중국을 통해 들여간 북한산 명태를 즐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외에 남한에서 새로 접한 것은 너무 다양해 전부 소개하긴 어렵고 크게 분류하자면 일단 귤이나 포도 그리고 남방 과일인 망고나 파인애플이 있고 호두, 잣과 같은 견과류 그리고 식료품 회사의 제품으로 초코파이, 새우깡, 양파링, 고구마깡 등 과자류가 있습니다. 초코파이는 특히 20대 탈북여성이 좋아하는 간식으로 처음 먹어보는 단맛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과자류는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제품이 입맛을 끌었다는 얘깁니다.
장소연: 제가 군것질을 안 하는데 새우깡은 맛있었어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좋았습니다.
이밖에 앞에서 신대표가 언급한 것처럼 남한 거리 어디서나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붕어빵. 보충 설명을 하자면 밀가루 반죽을 묽게 해서 붕어 모양의 빵 틀에 부어 넣은 다음 중간에 팥을 넣고 굽는 풀빵인데요. 붕어빵과 겨울철 거리에서 파는 군밤 군고구마 또 주로 학교 앞에 모여 있는 오뎅이나 떡볶기는 구운 오징어도 탈북자도 자주 찾는 군것질 품목으로 조사됐습니다.
MC: 탈북자의 입맛까지 살펴봤는데요. 어떻게 보면 남한 정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적 자립 아니겠습니까? 탈북자가 남한에서 원하는 직업은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기자: 탈북자가 원하는 직업은 사무직으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공무원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자영업과 교사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밖에 간호사, 통역사, 대학교수, 요리사, 사회복지사, 가수나 배우 등이 있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답변을 해준 배경에 대해 신 대표의 말을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신미녀: 북한에서 자랐던 배경이 많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사무직은 북한에서는 토대가 있어야 되지만 남한에서는 나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사무직을 원하게 되고 남한은 자본주의 사회니까 돈만 벌면 얼마든지 차도 사고 건물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자영업을 하려고 합니다.
기자: 탈북자가 현실적으로 사무직에 취업을 쉽게 할 수 있다고 봅니까? 취업이 된다면 어떤 직종일까요?
신미녀: 네, 남한에서 탈북자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경우는 연구원 상담사 직업도 있지만 전산회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6개월만 공부하면 자격증을 따고 취업이 됩니다. 사무직이라고 하면 전산회계 직종이 많습니다.
기자: 남한에선 탈북자가 직업훈련학교를 정부의 지원으로 무료로 다닐 수 있고 만 35세까지는 대학도 학비를 내주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배우고 공부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MC: 이제 탈북자들이 제일 가 보고 싶어하는 여행지만 남았는데 국내와 국외로 나눠서 조사했는데 , 남한에서는 제주도가 제일 가고 싶은 곳 1순위에 들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주도와 거제도 그리고 설악산 등 모두가 남한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관광지입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이 제주도와 거제도를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좀 남달랐습니다.
MC: 제주도는 남한 사람들도 신혼부부가 많이 가는 여행지고 모두 한 번쯤은 가 보고 싶어하는 곳인데요. 특별한 사연이 있나요?
기자: 직접 탈북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임향: 북한에 있을 때 제주도가 유명하다고 교육받아서 제주도를 가고 싶고 거제도도 북한에 있을 때 수용소가 있다고 교육 받아서 현실은 어떤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거제도를 많이 쓴 것 같습니다.
MC: 그러니까 북한에서부터 알던 곳이라 한 번 직접 어떤 곳인지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반영됐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이밖에 부산과 경주, 지리산과 울릉도도 탈북자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로 올랐습니다.
MC: 여기서 참고로 북한 청취자들은 남한 사람은 어디를 가고 싶어 할까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남한 사람의 말도 들어보시죠.
박인예: 가 보고 싶은 곳은 지리산, 부산도 좋고요. 그리고 설악산…
이은정: 보통 강원도 바닷가를 얘기 하는데 1위는 속초, 2위는 부산, 3위는 남해. 바닷가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들도 비슷하고요.
MC: 마지막 질문으로 탈북자가 가고 싶어 하는 외국은 어디로 집계가 됐습니까?
기자: 1위는 미국으로 중국과 일본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밖에 영국이나 캐나다, 프랑스, 호주가 있고 탈북과정에서 거쳤던 러시아와 태국도 있었습니다.
MC: 탈북자 2만 명 시대에 걸맞은 아주 다양한 답변이 나왔는데요. 이번 설문조사는 남한에서 탈북자의 정착을 지원하는 민간단체인 새롭고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에서 100명 그리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100명을 자체 조사한 결과였습니다. 이진서 기자 이번 조사를 통해서 나름대로 느낀 점도 있었을 텐데요.
기자: 네, 설문조사 전에 답을 예상했던 것도 있고 전혀 뜻밖의 답변에 놀란 점도 있는데요. 우선 북한에 보내고 싶은 선물이 돈과 식량이란 답변은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그대로 반영이 돼서 남북분단의 아픔을 재삼 확인하는 기회가 됐지만 남한에서 제일 원하는 것이 개인 주택이고 직업이 공무원이라는 사실은 좀 의외였습니다. 이런 설문 조사를 통해 탈북자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현실의 거리를 좁혀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분들이 나아가 훗날 남북이 통일됐을 때 남북의 이질감을 좁힐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MC: 이진서 기자 수고했습니다. RFA 2010년 연말 특집 ‘탈북자 200명에게 물어본다’ 이진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이원희였습니다.
MC: 이진서 기자, 탈북자가 남한에서 맛있게 먹은 음식이 뭘까? 아무래도 고기가 아닐까 싶은데 다수가 삼겹살이라고 답했다고요?
기자: 이밥에 고깃국을 현안으로 삼는 북한의 실정으로 놓고 봤을 때 식량문제로 남하한 다수 탈북자는 남한에서 갈비와 불고기를 제일 맛있었다고 답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설문 조사 결과 아무런 양념을 하지 않은 삼겹살이 맛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다음이 수산물로 참치회, 광어회 등 물고기 회였고 영덕대게와 조개류도 많은 탈북자가 남한에서 맛있게 먹은 음식으로 꼽았습니다. 대구에 사는 탈북여성 황순희(가명) 씨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황순희: 청진, 무산에서 온 사람 전부 삼겹살은 거부할 수 없게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그런데 초콜렛과 아이스크림은 아직도 잘 안 먹습니다. 아는 언니들도 그렇고요. 그런 것을 어려서부터 접해야 하는데 접하질 않고 여기서 적응을 하다 보니 아직 맛을 모르겠거든요.
황 씨의 말처럼 실제 많은 수의 탈북자들은 고추장 된장에도 설탕이 들어가 들쩍지근한 맛이 난다면서 북한에선 음식에 설탕을 많이 안 넣기 때문에 남한 음식이 대체로 입맛에 안 맞는다는 말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서 고기 역시 갖은 양념을 해서 구운 것보다는 그냥 생고기를 숯불에 구워 먹는 것이 좋다는 말입니다.
북한 청취자들은 남한 사람들이 회식 자리에서 즐겨 먹는 음식은 뭐가 있을까 궁금하실 것 같아서 참고로 20대 후반 남한 여성에게 질문을 해봤습니다.
이은정: 삼겹살, 닭이 많습니다. 회는 못 먹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누구나 먹기 쉽고 저녁에 술과 함께 할 수 있는 음식을 찾게 됩니다.
역시 삼겹살과 닭튀김이 주로 획식 때 식당에서 찾는 음식으로 손꼽힙니다.
MC: 남한에선 12월 지금이 연말 송년회다 종무식이다 해서 많이들 일이 끝나고 모임을 하게 되는 때죠. 이때 고깃집들을 많이 찾는다는 말인데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다시 본 내용으로 돌아와서 탈북자가 좋아하는 남한음식에 대해 또 다른 탈북여성의 말을 들어보죠.
임향: 저는 남한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이 감자탕입니다. 감자탕은 돼지고기를 넣고 국을 끓여 먹어서 북한에선 감잣국이라고 하는데 여기선 감자에다 뼈를 넣고 우려내서 시래기를 넣어 해서 맛있었습니다. 저는 여기 온 지 2년이 됐는데 남한 음식이 아직 입에 맞질 않습니다.
MC: 그러니까 전혀 모르는 음식 보다는 북한에서 먹어본 비슷한 음식 중에 고기를 넣어 한 음식이 맛있다는 말이군요. 또 설문에 답한 것을 보니까 김치찌개와 생태탕 탕 종류가 있고 소갈비와 돼지갈비, 닭볶음탕 등 고기요리가 많네요
기자: 네, 또 양파와 돼지고기를 검은 장에 볶아 면과 버무린 짜장면이나 여름철 남한 사람들이 많이 찾는 삼계탕…
MC: 삼계탕은 어린 닭에 찹쌀과 인삼,대추, 밤을 넣고 푹 삶은 닭백숙이죠. 그리고 단고기를 남한에서도 맛있게 먹었다고 답한 탈북자도 있군요. 그런데 주식이 아니라 간식으로 먹는 군것질은 앞에서 탈북여성이 말했지만 북한에서는 즐겨 하지 않아 어떤 답변이 나왔을까 궁금한데요.
기자: 설문조사를 함께한 남한의 민간단체 새조위 신미녀 대표의 말을 먼저 들어보죠.
신미녀: 탈북자와 남한 사람의 차이를 보여주는데요. 탈북자가 군것질에서 보여주는 특징은 꼭 어디 여행을 가거나 행사를 하면 항상 통명태를 가져가서 찢어 먹는데 이것이 남한 사람과 차이가 있습니다. 군밤은 향수가 있을 테고 붕어빵은 길거리에서 어디서나 사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붕어빵이나 군밤이라고 생각합니다.
신대표의 말처럼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은 중국을 통해 들여간 북한산 명태를 즐겨 먹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 외에 남한에서 새로 접한 것은 너무 다양해 전부 소개하긴 어렵고 크게 분류하자면 일단 귤이나 포도 그리고 남방 과일인 망고나 파인애플이 있고 호두, 잣과 같은 견과류 그리고 식료품 회사의 제품으로 초코파이, 새우깡, 양파링, 고구마깡 등 과자류가 있습니다. 초코파이는 특히 20대 탈북여성이 좋아하는 간식으로 처음 먹어보는 단맛이 좋았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과자류는 원재료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제품이 입맛을 끌었다는 얘깁니다.
장소연: 제가 군것질을 안 하는데 새우깡은 맛있었어요. 고소하고 담백한 맛이 좋았습니다.
이밖에 앞에서 신대표가 언급한 것처럼 남한 거리 어디서나 쉽게 사 먹을 수 있는 붕어빵. 보충 설명을 하자면 밀가루 반죽을 묽게 해서 붕어 모양의 빵 틀에 부어 넣은 다음 중간에 팥을 넣고 굽는 풀빵인데요. 붕어빵과 겨울철 거리에서 파는 군밤 군고구마 또 주로 학교 앞에 모여 있는 오뎅이나 떡볶기는 구운 오징어도 탈북자도 자주 찾는 군것질 품목으로 조사됐습니다.
MC: 탈북자의 입맛까지 살펴봤는데요. 어떻게 보면 남한 정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적 자립 아니겠습니까? 탈북자가 남한에서 원하는 직업은 어떻게 나타났습니까?
기자: 탈북자가 원하는 직업은 사무직으로 구체적으로 말하면 공무원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자영업과 교사가 그 뒤를 이었습니다. 그밖에 간호사, 통역사, 대학교수, 요리사, 사회복지사, 가수나 배우 등이 있었습니다.
이런 다양한 답변을 해준 배경에 대해 신 대표의 말을 잠깐 들어보겠습니다.
신미녀: 북한에서 자랐던 배경이 많이 작용했다고 봅니다. 사무직은 북한에서는 토대가 있어야 되지만 남한에서는 나의 삶에 변화를 주고 싶다는 욕구 때문에 사무직을 원하게 되고 남한은 자본주의 사회니까 돈만 벌면 얼마든지 차도 사고 건물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자영업을 하려고 합니다.
기자: 탈북자가 현실적으로 사무직에 취업을 쉽게 할 수 있다고 봅니까? 취업이 된다면 어떤 직종일까요?
신미녀: 네, 남한에서 탈북자가 사무실에서 일하는 경우는 연구원 상담사 직업도 있지만 전산회계가 있습니다. 여기서 6개월만 공부하면 자격증을 따고 취업이 됩니다. 사무직이라고 하면 전산회계 직종이 많습니다.
기자: 남한에선 탈북자가 직업훈련학교를 정부의 지원으로 무료로 다닐 수 있고 만 35세까지는 대학도 학비를 내주기 때문에 원하는 것을 배우고 공부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MC: 이제 탈북자들이 제일 가 보고 싶어하는 여행지만 남았는데 국내와 국외로 나눠서 조사했는데 , 남한에서는 제주도가 제일 가고 싶은 곳 1순위에 들었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제주도와 거제도 그리고 설악산 등 모두가 남한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관광지입니다. 하지만 탈북자들이 제주도와 거제도를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좀 남달랐습니다.
MC: 제주도는 남한 사람들도 신혼부부가 많이 가는 여행지고 모두 한 번쯤은 가 보고 싶어하는 곳인데요. 특별한 사연이 있나요?
기자: 직접 탈북자의 말을 들어보시죠.
임향: 북한에 있을 때 제주도가 유명하다고 교육받아서 제주도를 가고 싶고 거제도도 북한에 있을 때 수용소가 있다고 교육 받아서 현실은 어떤지 확인해 보고 싶어서 거제도를 많이 쓴 것 같습니다.
MC: 그러니까 북한에서부터 알던 곳이라 한 번 직접 어떤 곳인지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어하는 마음이 반영됐다는 말이군요.
기자: 네, 이밖에 부산과 경주, 지리산과 울릉도도 탈북자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여행지로 올랐습니다.
MC: 여기서 참고로 북한 청취자들은 남한 사람은 어디를 가고 싶어 할까 궁금해하실 것 같은데요. 남한 사람의 말도 들어보시죠.
박인예: 가 보고 싶은 곳은 지리산, 부산도 좋고요. 그리고 설악산…
이은정: 보통 강원도 바닷가를 얘기 하는데 1위는 속초, 2위는 부산, 3위는 남해. 바닷가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친구들도 비슷하고요.
MC: 마지막 질문으로 탈북자가 가고 싶어 하는 외국은 어디로 집계가 됐습니까?
기자: 1위는 미국으로 중국과 일본이 뒤를 이었습니다. 이밖에 영국이나 캐나다, 프랑스, 호주가 있고 탈북과정에서 거쳤던 러시아와 태국도 있었습니다.
MC: 탈북자 2만 명 시대에 걸맞은 아주 다양한 답변이 나왔는데요. 이번 설문조사는 남한에서 탈북자의 정착을 지원하는 민간단체인 새롭고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에서 100명 그리고 RFA 자유아시아방송에서 100명을 자체 조사한 결과였습니다. 이진서 기자 이번 조사를 통해서 나름대로 느낀 점도 있었을 텐데요.
기자: 네, 설문조사 전에 답을 예상했던 것도 있고 전혀 뜻밖의 답변에 놀란 점도 있는데요. 우선 북한에 보내고 싶은 선물이 돈과 식량이란 답변은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음이 그대로 반영이 돼서 남북분단의 아픔을 재삼 확인하는 기회가 됐지만 남한에서 제일 원하는 것이 개인 주택이고 직업이 공무원이라는 사실은 좀 의외였습니다. 이런 설문 조사를 통해 탈북자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현실의 거리를 좁혀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고 이분들이 나아가 훗날 남북이 통일됐을 때 남북의 이질감을 좁힐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MC: 이진서 기자 수고했습니다. RFA 2010년 연말 특집 ‘탈북자 200명에게 물어본다’ 이진서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이원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