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정전 60주년 RFA 기획특집 과거 동유럽 공산주의 국가들이 민주주의를 선택한 이후 어떠한 삶의 변화를 경험했는지 남북한 청년들과 함께 떠나는 통일연습에 자유아시아방송이 동행 취재했습니다.
오늘은 폴란드(뽈스카)의 선택 편입니다. 진행에는 이진서 기자입니다.
동유럽에서 가장 먼저 공산주의 정권이 들어간 나라 그리고 가장 먼저 붕괴한 나라 뽈스카. 뽈스카는 남북한 동시 수교국입니다. 사회주의 국가였던 뽈스카는 1989년 민주혁명이 일어났고 이듬해인 1990년 대통령에 취임한 바웬사 씨가 공화국을 선포함으로써 공산주의 체제는 완전히 소멸됩니다. 뽈스카에서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아우슈비츠.

안내자: 사실 여러분이 도보로 다닌 시간은 1시간 반밖에는 안되는데 정신적인 피로감이 굉장히 큰 곳이 바로 아우슈비츠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동하시는 크라코프 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될 예정입니다.
아우슈비츠는 뽈스카 말로는 오시비엥침이라고 하는데 약 600만 명으로 추정되는 유태인이 학살된 수용소의 이름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곳에선 유태인뿐만 아니라 슬라브인, 폴란드인, 장애자와 동성연애자, 정치범 등 모두 합하면 최소 2,000만 명의 민간인이 집단학살 돼 아우슈비츠라는 유대인 대량학살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아우슈비츠에는 당시 상황을 말해주는 여러 기록물이 전시돼 있습니다. 탈북청년 박혁진 씨입니다.
박혁진: 공부를 하길 원했는데 아빠가 공부를 하지 말라고 한 거예요. 그 아빠는 이미 공산당 당원이었고 딸을 공산당원으로 키우신 거죠. 나중에는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를 못하고 결국은 공산당원으로서 삶을 마감하는데 그런 것을 읽으면서 안쓰럽고 내가 그런 나라에서 살다가 지금 나왔다는 것에 대해서도 너무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
또 다른 탈북청년 조경덕 씨입니다.
조경덕: 냄비 모형물을 봤는데 우리는 애기들이 먹는 그런 작은 그릇이었어요. 세 숟가락이면 없어요. 제가 보위부 감옥에 있을 때 그랬는데 모형이 실제 저 정도였다면 아우슈비츠는 굉장히 많이 주는 거예요.
(노바후타 선전 다큐멘터리 상영 현장음)
통일연습을 하는 우리 일행이 찾은 다음 행선지는 뽈스카 남부 공업지구로 세계대전이 끝나고 공산당 시절 철강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제철산업단지를 만들어 전국 각지에서 노동자들이 대거 유입된 노바후타. 공산당 시절을 체험하기 위해 외국 관광객들은 이 크라코프의 노바후타를 찾습니다. 안내인 파웰 씨입니다.
파웰: 이제 이곳은 역사적인 장소가 됐습니다. 왜냐하면 도시 전체가 공산당에 의해 건설기 때문이죠. 전 세계 사람들이 와서 공산주의 사회에선 어떻게 도시를 건설 했는지 관광을 하는 곳이 됐습니다. 변한 것이 있다면 레닌의 동상을 팔아버려 없어진 것뿐 전체적인 모습은 공산당 시절 우리가 살았던 모습 그대로 보존됐습니다.
도시 전체는 어두운 단색이며 일직선으로 쭉 늘어선 콘크리트 건물은 마치 변화를 거부하는 듯 보이기까지 합니다. 민주화 혁명 이후에는 외국 관광객들과 서유럽인들의 투자로 지금은 80만 명이 살아가는 남부 최대 도시이자 뽈스카 제 2의 도시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뽈스카 사람들은 시민혁명을 통해 공산주의에서 민주주의를 선택했습니다. 이제 민주화가 된지 23년이 흘렀는데 이들은 새로운 세상에 만족하고 있는지.
마침 이곳에는 한국의 대기업이 진출해서 냉장고와 세탁기를 생산해 유럽과 러시아로 전량 수출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에는 개성공단이 있어 북한주민이 자본주의를 잠시나마 체험하고 있는데 포즈난 부롱키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어떤 시행착오를 경험했는지 이야기도 흥미롭습니다. 먼저 우리 일행을 안내하기 위해 현지 법인 관계자가 뽈스카의 역사부터 설명합니다.
정혁진 차장: 삼성전자 폴란드 법인에서 인사업무를 담당하는 정혁진 차장입니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반갑습니다. 폴란드는 총 7개국과 접해 있습니다. 동쪽은 러시아, 리투아니아, 벨로루시, 우크라이나 남쪽으로는 체코, 슬로바키아 서쪽으로는 독일과 접해있습니다. 폴란드는 1,2차 세계대전 때 독일과 러시아에 많은 피해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러시아 대륙과 유럽대륙을 잇는 정 가운데 위치해 있기 때문에 지정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가 유럽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폴란드를 거쳐야 하고 또 유럽이 러시아로 진출하기 위해서도 폴란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예전 나폴레옹 시절부터 외세의 침입이 있었습니다. 면적은 남북한의 1.4배 정도 되는데 폴란드는 체코와의 국경지역만 산이 있고 그 외 지역엔 산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제 가용 면적은 우리나라의 3배 정도로 보시면 됩니다. 인구는 3천8백만 명이고 단일민족입니다. 종교는 로마 카톨릭을 믿고 있습니다.
공산주의에 익숙해진 뽈스카 사람들이 외국투자 회사 그것도 자본주의 국가인 한국 기업에서 잘 적응 할 수 있었을까?
정혁진 차장: 폴란드 특히 저희 법인이 있는 브롱키가 소규모 지역사회라 외국인 배척이 심했습니다. 처음 진출했을 때 동양 사람을 처음 본 사람도 많았고 아이들은 머리 까만 사람을 처음 봐서 우는 아이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지역사회에 밀착하기 위해 여러 가지 노력을 했는데 첫째는 지역사회 불우이웃을 위해 저희 제품 기증 둘째는 자원봉사활동을 꾸준히 추진했습니다. 지역축제와 삼성 단축마라톤 등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기타 협력사 개선 활동도 꾸준히 해오고 있고 부부가 같이 일하고 있을 때 집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방과 후 학교나 과학교실, 여름방학 때 하계캠프 같은 활동을 많이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배타적이었던 폴란드 인들이 지금은 저희를 많이 좋아하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일하는 현지 주민들에게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만남의 시간이 이어집니다.
윤성종: 공산주의 시대의 아미카, 자본주의 시대의 아미카, 세계적 기업인 삼성에서 일하면서 자신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듣고 싶습니다.
삼성법인 이전 아미카 사였을 85년부터 설비보조팀에서 일하는 크리스토퍼 씨입니다.
크리스토퍼: 회사가 공산주의 시절에는 서유럽으로 진출하기 위해 애썼는데 자금이 부족했습니다. 그러다가 94년에 독일 자금이 들어와서 그 자본으로 다시 서유럽 시장으로 진출하려고 했지만 경기가 나빠져 2010년 삼성에 회사를 팔아야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충격이 컸습니다. 새로운 설비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과 사람들, 문화가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일하면서 한국에서 출장 오는 사람들을 만나고 하면서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안 좋은 점은 쳐다보지 않고 계속 좋은 쪽으로, 긍정적으로 어떻게 문제 해결을 할 것인지 생각하면서 힘을 내게 됐습니다.
1973년부터 구매부서에서 원자재 구매 계약을 담당하는 에바 씨입니다.
에바: 일단 업무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예전 공산사회 때는 회사가 협력회사를 직접 선택하지 못하고 중앙정부에서 지정을 해줬습니다. 그리고 자재를 구입할 때 대리인을 보내는 것이 아니고 직접 차를 몰고 가야했습니다. 시간이 많이 걸렸죠. 그때는 컴퓨터도 없고, 손전화도 없고, 이메일을 못 쓰니까 개인 생활에도 업무 때문에 지장이 많았는데 이제 업무가 많이 쉬워 졌습니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한 나탈리아 씨는 예전과 현재의 변화를 이렇게 말합니다.
나탈리아: 삶이 많이 편해졌어요. 예전에는 물건 사고파는 것이 힘들었습니다. 내가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없었는데 지금은 제품도 다양하고 풍부해서 살 수 있게 됐습니다. 두 번째는 공부하는 것이 많이 쉬어 졌습니다. 예전에는 마음대로 원하는 학교 선택도 할 수 없었고 원하는 공부가 불가능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올게르드 씨와 라파울 씨의 말입니다.
올게르드: 일단 북한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자신감을 가지라는 말입니다. 우리도 체제가 변했을 때 서유럽 사람들보다 못하다고 생각해서 힘들었습니다. 북한 사람도 가능하면 절대 자기가 남한사람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라파울: 그때 살아보지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어르신들 말씀을 들어보면 이제는 아주 좋은 시기라는 생각이 들고 그때는 절대 살고 싶지 않습니다.
공산주의 체제에서 민주주의 세상으로 바뀐 지 23년이 지났지만 뽈스카의 변화는 현재 진행형으로 느껴집니다. 성공하기 위해 남보다 열심히 노력하고 경쟁하면서 쟁취하는 자본주의를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의 몫으로 받아들이기 버거워 하는 듯 보였습니다.
남한에서 간 젊은이들은 뽈스카 사람들을 보면서 생각합니다. 백석현 씨입니다.
백석현: 공산주의에서 자본주의로 바뀌고 사회가 민주화 되면서 적응하는 시간이 꽤 걸렸고 어려워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고 느끼면서 우리나라가 나중에 통일 되었을 때 북한 사람들이 어떻게 그런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제가 도울 수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6.25 정전 60주년 RFA 기획특집 남북한 청년들과 함께 통일연습 뽈스카(폴란드) 편을 들으셨습니다.
진행에는 이진서 기잡니다.
